[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 KT 등 ICT(정보통신기술) 업체들이 6G 연구 및 상호간 협력에 나서고 있다. 5G는 지난 4월 스마트폰을 통한 상용화가 시작됐는데 벌써부터 6G가 언급되고 있는 것이다. LTE의 경우 2011년에 상용화됐고, 5G는 사실상 올해 서비스를 시작했기 때문에 LTE에서 5G로 넘어가기까지 8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아직 5G 상용화 초기에 6G를 언급하는 것은 너무 빠르다는 지적과 6G 표준 기술 등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조기에 움직여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다만, 이들 업체들이 6G라는 키워드를 꺼내들면서 마케팅 효과를 누리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최근 SK텔레콤과 삼성전자는 5G 고도화 및 6G로의 진화를 위한 협력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SK텔레콤과 삼성전자는 5G를 넘어 6G 전반에 대한 공동 R&D 추진도 나서기로 한 것이다. 양사는 긴밀한 협의를 통해 6G 기술 요구사항을 도출하고 주요 기술을 발굴∙개발하는 한편, 6G를 활용한 신규 사업 모델도 공동으로 연구하기로 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LTE, 5G에서 긴밀하게 협력해온 삼성전자, 노키아, 에릭슨 주요 장비 3사 모두와 5G 고도화 및 6G 진화 기술 공동 연구에 대한 협약을 맺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 KT 등 ICT(정보통신기술) 업체들이 6G 연구 및 상호간 협력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 KT 등 ICT(정보통신기술) 업체들이 6G 연구 및 상호간 협력에 나서고 있다.

먼저 6G라는 키워드를 언급한 것은 LG전자다. LG전자는 지난 1월 대전광역시 유성구에 위치한 카이스트 INSTITUTE(이하 KI)에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을 연구하는 LG전자-카이스트 6G 연구센터를 설립하고, 개소식을 열었다. 초대 연구센터장은 조동호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가 맡았다. 조동호 교수는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지만 자진사퇴한 적 있다.

당시 조동호 6G 연구센터장은 “한발 앞서 6세대 이동통신(6G) 원천 기술 개발을 시작해 10년 후의 우리나라 이동통신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미래 산업을 준비하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한 적 있다. KT 역시 서울대학교 뉴미디어통신공동연구소와 6G 통신 공동연구 및 자율주행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적 있다.

민간표준화기구인 3GPP의 로드맵에 따르면 지난 2017년 12월 NSA(논스탠드얼론) 1차 표준이 마련된 데 이어 작년 6월 NSA 2차 표준 및 SA(스탠드얼론) 1차 표준인 릴리즈 15 (5G 표준 개발 단계)가 완성됐다. SA 2차 표준을 포함한 릴리즈 16(5G 표준 완성 단계)는 현재 진행 중이고, 올해 12월 완료된다. ITU(국제전기통신연합)의 5G 표준 최종 승인은 2020년 하반기다. 다시 말해 5G 표준은 현재 진행 중인 상태다. 5G가 진정한 서비스를 위해 전국 어디에서도 터지는 커버리지를 갖추려면 일러야 2022년은 돼야한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이미지=에릭슨LG
이미지=에릭슨LG

이동통신 업계 관계자는 “5G의 정의를 예로 들면 속도의 경우 20Gbps인데 6G는 100Gbps인지, 200Gbps인지도 결정되지 않았다. 6G 도입 시기는 빨라야 2026년인데, 이보다 늦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5G가 마지막 통신세대 일수도 있다”며 “이동통신의 속도가 빨라지기 위해서는 차선(주파수)을 늘리거나 차량의 적재량(코덱 기술)을 늘려야 하는데 둘 다 쉽지 않다. 5G도 남아있는 주파수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즉, 지금 6G를 언급하는 것은 실체가 없는 것을 이미지를 위해 포장하는 일종의 마케팅 전략이라는 것이다.

물론 6G에 대한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우리나라가 작년 평창 올림픽에서 5G를 시범서비스하고 평창 규격을 만들어 80% 이상을 3GPP 표준에 반영시킨 것처럼 6G 역시 미리 나서야 시장을 주도하고 선점한다는 것이다. 6G 연구를 지금 시작해야 6G 역시 5G처럼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 상용화를 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5G를 먼저 연구하고 5G 시범 서비스 등을 진행함으로써 5G  세계 최초 상용화를 하는데 성공할 수 있었다”며 “중국과의 세계 특허 및 기술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지금부터 6G를 준비해야 다른 나라에 비해 앞서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조사업체 한 관계자는 “6G의 경우 상용화기 한참 남았지만, 기술 개발은 이제 시작돼야 한다”며 “아직 6G에 대한 개념이 제대로 안잡혔을때 빨리 선행 기술 개발과 표준화에 참여해야 나중에 유리하게 이끌어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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