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해롭다" vs "덜 해롭다"…액상형 전자담배 유해성 논란에 '흡연자' 속탄다
"더 해롭다" vs "덜 해롭다"…액상형 전자담배 유해성 논란에 '흡연자' 속탄다
  • 고정훈 기자
  • 승인 2019.06.1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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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선 "암 걸릴 확률 늘어날 수 있다" 인체 영향 연구 결과 '속속'
불 지핀 '쥴' 출시 20일째, 국내 연구는 여전히 '미흡'…소비자 혼란

[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올해 국내 담배시장을 뜨겁게 달군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유해성 논란이 일고 있다. 해외에서 액상형 전자담배가 인체에 미치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고 있어서다. 지금까지 발표된 다수의 연구 결과들은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더 유해하다는 쪽에 가깝다. 그러나 액상형 전자담배를 판매하고 있는 쥴랩스코리아(쥴)와 KT&G(릴 베이퍼) 등은 별다른 반박을 하지 않는 상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마저 관련 연구결과를 내년에나 발표할 가능성이 높아 또다른 논란이 예상된다.  

18일 현재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곳은 미국이다. 얼마 전까지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 불가였던 미국은 액상형 전자담배가 주류로 자리잡았다. 미국은 시장 점유율 70%에 달하는 쥴(JUUL)을 비롯해 다수의 액상형 전자담배가 포진돼 있다. 때문에 관련 연구도 활발한 편이다.

지난달 말 미국 켄자스대학교 메디컬센터 연구진은 액상형 전자담배가 기도 내벽의 점액 덩어리를 축적시킬 수 있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사람의 기도를 액상형 전자담배에 노출시킨 결과, 표면에 점액 생성 등 점막섬모 기능장애가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액상형 전자담배 쥴, 지난달 국내에 출시됐다. (사진=고정훈)
액상형 전자담배 쥴, 지난달 국내에 출시됐다. (사진=고정훈)

이 점액 덩어리는 폐로 이어지는 기관지가 빠르게 노화하고 감염에 취약해지는 등 만성 기관지염 위험을 높였다. 이는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낭성 섬유증 같은 호흡 곤란과 기침 등의 증상으로 이어진다.

또 연구진은 액상형 전자담배와 일반 담배를 비교 분석해본 결과, 액상형 전자담배가 폐에 더 많은 니코틴을 남긴다고 설명했다. 액상형 전자담배가 수증기를 내뿜는 특성상 목에 걸리는 타격감이 덜한 반면, 사용 횟수는 늘어나기 때문이다. 증기 형태로 흡수되는 니코틴은 일반 담배보다 기도에 더 유해하고, 잔류 시간도 길어질 수 있다. 

한국금연운동협의회 관계자는 "흡연자들은 전자담배가 덜 유해하다는 회사들의 입장을 믿고 흡연해서는 안된다"면서 "높을 열로 가열되는 전자담배는 이 과정에서 중금속 등 다른 물질에 섞여 일반담배와는 또다른 유해성을 야기할 수 있다. 상식적으로 담배 자체가 덜 유해하다는 표현은 말이 안된다"고 했다.

최근 보건복지부 주최로 열린 '세계 금연의 날 학술포럼'에서 소개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연구결과도 이와 비슷한 결론을 내놨다. 해당 연구진은 일반 담배와 액상형 전자담배를 각각 6개월 이상 흡연한 사람의 기관지상피 세포를 비흡연자와 비교했다. 

하루동안 흡연하면서 연기나 증기를 흡입한 횟수는 액상형 전자담배 흡연자(200회)가 일반 담배(144회)보다 높았다. 흡연으로 인한 유전자 변형은 일반담배에선 53개에 불과하던 것이 전자담배 흡연자에게는 총 358개나 검출됐다. 또 유전자 변형 정도도 전자담배 흡연자가 1.2배에서 3배 가량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암을 억제하는 유전자인 ‘EGR-1’도 포함된다. 즉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암에 걸릴 확률이 늘어날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이외에도 미국 하버드대에서는 액상형 전자담배에 벤조산 함유량이 기침, 인후통, 구토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결과를 내놨다. 또한 박하(멘톨) 등 액상에 첨가된 물질이 일반담배보다 더 해롭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처럼 해외에서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는 반면, 아직까지 뚜렷한 국내 연구결과는 찾아볼 수 없다. 쥴을 판매하고 있는 쥴 랩스측은 지난달 액상형 전자담배 유해성 관련된 자료를 홈페이지에 게시한다고 밝혔으나, 지금까지도 게시되지 않은 상태다. KT&G 역시 궐련형 전자담배인 '릴'을 출시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뒷짐지고 구경하는 모양새다.

여기에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식약처는 액상형 전자담배가 국내에 본격적으로 출시된지 약 3주가 지나서야 뒤늦게 관련 연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까지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뚜렷한 분석법이 없어 내년 중반 쯤에나 결과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관계자는 "미국의 경우에는 FDA(미국식품의약국)가 유해성이 있다고 발표하면, 해당 업체는 홈페이지를 통해 반박하는 등 활발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현재 국내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면서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관련 업체들도 보다 능동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액상형 전자담배 릴 베이퍼 (사진=KT&G)
액상형 전자담배 릴 베이퍼 (사진=KT&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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