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은 있지만 인프라 부족에…스크루 멈춰가는 차세대 LNG船
기술은 있지만 인프라 부족에…스크루 멈춰가는 차세대 LNG船
  • 고정훈 기자
  • 승인 2019.06.17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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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고부가에 정부 직접 나서 시설 확충 약속했지만…
반년 지난 현재 규제-주민반발에 막혀 사업 추진 불투명
조선업계 "세계적 기술력 갖췄지만 쓸 수 없다" 볼멘소리

[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전세계적으로 친환경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LNG(액화천연가스)가 다시 떠오르고 있다. LNG는 기존 선박연료인 벙커C유에 비해 황산화물(SOx) 배출이 극히 적다. 질소산화물((NOx, 녹스)과 온실가스(이산화탄소) 배출도 각각 85%, 25% 절감할 수 있고 연료비도 35% 가량 줄일 수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11월 '조선산업 활력제고 방안'을 발표하면서 LNG 관련 사업을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하지만, 반년이 넘게 지난 17일 현재까지 LNG 관련 인프라 구축은 더디기만 한 상황이다.

LNG는 천연가스에서 추출한 메탄을 영하 162도로 얼려 액체로 만든 연료를 말한다. 주로 난방과 발전용으로 쓰인다. 공기보다 가벼우면서도 다른 연료에 비해 대기오염물질과 미세먼지 등을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배출한다. 때문에 지난 2016년 국제해사기구(IMO)가 선박의 SOx 배출 양을 2020년부터 0.5%까지 줄이겠다고 발표한 상황에서 향후 조선업계를 이끌어갈 친환경 연료로 꼽힌다. 

실제로 LNG는 미국 셰일가스 수출량 증가, 중국 친환경 에너지 소비정책 등과 맞물려 사용량이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국내도 마찬가지로, 난방용으로 주로 쓰이는 도시가스 수요는 2017년 1951만톤, 2018년 2137만톤으로 해마다 늘어났다. 2018년 발전용 수요는 2084만톤으로 전년보다 20.5% 증가했다.   

LNG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당장 수혜를 누린 곳은 LNG운반선을 비롯한 관련 기술을 갖추고 있는 조선업계다. 국내 조선업계 빅3(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는 지난해 전세계에서 발주된 17만㎥ 이상의 대형 LNG운반선 46척을 모두 따냈다. 지난달 전세계 수주량이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LNG운반선은 홀로 자리를 지켰다.

LNG 생산기지로부터 LNG를 공급하는 벙커링 선박(사진=한국LNG벙커링산업협회 홈페이지)
LNG 생산기지로부터 LNG를 공급받는 벙커링 선박(사진=한국LNG벙커링산업협회 홈페이지)

이에 지난해 말 정부는 '조선산업 활력 제고 방안' 등을 발표하며 LNG 관련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방안은 최근 부진에 빠진 중소 조선사에 1조원 규모의 LNG 선박 발주를 진행함과 동시에 신규 금융지원에 대한 방안 등이 담겼다.

또 정부는 2025년까지 민·관이 2조8000억원을 들여 LNG선 벙커링(연료공급) 인프라도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현재 30만톤에 불과한 벙커링 공급능력을 2022년 70만톤까지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정부가 이러한 방안을 밝힌지 반년이 넘었지만, 사실상 LNG 관련 인프라는 전무한 수준이다. 이는 정부가 LNG추진선을 발주한다고 해도 이 선박을 충전할 시설이 없다는 뜻이다.

LNG 벙커링 인프라가 구축되지 못한 이유로는 먼저 도시가스사업법이 꼽힌다. LNG는 특성상 사고가 날 위험성 때문에 이를 법으로 규제하고 있다. 때문에 LNG 충전 시설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절차 등을 거쳐야 한다. 현재 도시가스사업은 개정을 눈 앞에 두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올해 3분기 내로 개정이 완료될 것으로 기대하는 중이다.

지역주민들의 거센 반대도 LNG 인프라를 만드는데 걸림돌로 작용했다. 현재 해양수산부가 약 2조5000억원을 투입해 부산 강서구 가덕도와 경남 창원 진해구 연도 지역에 추진 중인 LNG 벙커링 인프라 사업이 주민들의 반대에 가로막혀 있다. 

지역주민들은 안전과 환경 등을 이유로 반대에 나섰다. 창원시의회 박춘덕 의원은 "LNG를 운영 중인 지역에서 지속적 민원과 잔류염소누출, 어업피해 등 환경문제와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면서 사업 자체를 철회할 것을 주장하는 상황이다. 현재 해수부는 주민들에게 LNG 관련 사업에 대한 불신을 해소한 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관련 기술이 있어도 충전소가 없으면 쓸 수 없는 게 당연하다. 이는 LNG 뿐만 아니라, 최근 정부가 의욕적으로 진행하는 수소 산업도 마찬가지"라며 "LNG는 수소보다도 역사가 오래돼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기술력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관련 인프라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최근 도시가스법 개정 움직임과 더불어 관련 부처에서 벙커링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면서 "정부가 주도적으로 사업을 추진할때 LNG 관련 사업이 성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LNG 운반선,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13일 LNG 화물창 설계 기술 인증을 완료했다. (사진=대우조선해양)
LNG 운반선,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13일 LNG 화물창 설계 기술 인증을 완료했다. (사진=대우조선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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