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삼성전자와 화웨이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폴드 및 메이트X 출시가 계속 미뤄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4월 미국에서 갤럭시폴드 LTE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었으나 제품 결함 문제가 발생하면서 출시를 연기했고, 아직까지는 출시일을 기약할 수 없는 상태다. 화웨이 역시 오는 7월 메이트X를 출시할 계획이었지만 결국 9월로 미뤄졌다.

특히 최근, 화웨이의 경우 미국 정부의 제재로 인해 부품 수급이 어려워져 새 노트북 출시 계획을 포기한 적 있다. 미·중 무역 전쟁 여파가 지속될 경우 화웨이는 연내에 메이트X 출시가 어려워 질 수 있다. 스마트폰 상향 평준화와 시장 정체로 업계의 관심이 폴더블 스마트폰으로 쏠린 가운데, 새로운 폼팩터(Form Factor, 제품 외형)의 등장이 결코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스마트폰 제조 업체 화웨이가 자사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메이트X의 출시를 9월로 연기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9에서 화웨이는 메이트X를 공개하며 올해 상반기 안에 출시하겠다고 표명한 적 있다. 이어 지난 3월 말, 리처드 유 CEO가 인터뷰를 통해 6월에 출시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4월 중순 중국 선전에서 열린 HAS(화웨이 애널리스트 서밋) 2019에서 7월 출시라고 사실상 못 박았다. 하지만 다시 9월로 미뤄진 것이다.

삼성 갤럭시폴드 (사진=기즈차이나)
삼성 갤럭시폴드 (사진=기즈차이나)

화웨이는 메이트X의 출시 연기가 부분적으로 (아웃)폴딩 스크린의 품질 개선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폴더블 스마트폰에서 접는 화면은 가장 복잡하고 어려운 기술적 요소 중 하나이고, 핵심 기술이다. 제품 출시가 계속 미뤄지고 있고, 출시 날짜가 자주 변경된다는 것은 제품의 흠결이 많다는 뜻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화웨이는 미국 정부가 거래제한 대상으로 지정한 이후 구글, 퀄컴, ARM 등과 거래가 중단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빈센트 펭 화웨이 수석부사장은 “우리는 아주 많은 시험을 하고 있다. 가능한 한 빨리 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화웨이가 준비 중인 자체 운영체제(OS) 홍멍(鴻蒙)이 6∼9개월 후에는 준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메이트X가 하드웨어적으로 9월에 출시가 가능해도 구글과 거래가 계속 중단된다면 연내 출시는 불가능하다.

삼성전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갤럭시폴드의 출시가 지연되는 가운데 가입자 기준 2위 이통사인 AT&T는 삼성전자 갤럭시폴드 선주문을 모두 취소했다. 지난달 미국 최대 가전제품 판매점인 베스트바이의 갤럭시폴드 구매예약 취소에 이은 사태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IT 매체 톰스가이드는 AT&T가 갤럭시폴드 구매예약을 한 고객들에게 구매예약이 취소됐다는 공지를 메일을 통해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메일에는 “삼성전자가 갤럭시폴드 출시를 연기했고 이에 따라 주문이 취소된다”며 “이는 우리가 디바이스를 출하할 수 없다는 의미”라는 내용이 적혀있다. 또한 AT&T는 선주문 취소 통보를 받은 고객에게 보상 차원에서 100달러(한화 약 11만8000원) 상당의 프로모션 카드를 지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원래 갤럭시폴드 LTE 모델은 지난 4월 26일 미국 시장에 세계 최초로 출시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시제품을 테스트한 미국 언론의 제품결함 논란이 불거지자 삼성전자는 출시를 잠정 연기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수주 내 일정을 공지하고, 5월 31일까지 갤럭시폴드를 출시하지 못할 경우 재구매 의사를 밝히지 않은 사람의 예약 물량은 자동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품질 안정화 작업이 계속 이어지면서 출시일이 미뤄지고 있다. 갤럭시폴드의 경우 이번 달에는 출시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고동진 삼성전자 IM(IT·모바일)부문장(사장)은 지난 5월 31일 열린 호암상 시상식에서 갤럭시폴드 출시와 관련된 기자들의 질문에 “일정을 몇주 안에 공식적으로 발표할 것”이라며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언급한 적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세계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 대수는 2019년 320만대로 시작해 2022년 5010만대에 달할 전망이다. CAGR(연 평균 증가율, Compound Annual Growth Rate)은 150.2%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예상보다 출시가 지연되는 폴더블폰은 시장 자체를 정체시킬 수 있다.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최근, 삼성전자는 최근에도 수주 안으로 출시 일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베스트바이에 이어 AT&T가 선주문을 취소한 것을 고려하면 7월 출시는 어려워 보인다”며 “갤럭시폴드가 이렇게 계속 지연되고 있다는 것은 제품에 본질적인 결함이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연내 출시가 불가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손셩 화웨이 부사장이 선전에서 열린 HAS 2019에서 자사의 5G 스마트폰 로드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백연식 기자
손셩 화웨이 부사장이 선전에서 열린 HAS 2019에서 자사의 5G 스마트폰 로드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백연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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