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양대규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달 5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증거인멸을 위한 회의가 아니었다고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10일 저녁 SBS에서 보도한 뉴스에 대해 적극적인 반박을 한 것이다.

10일 삼성전자는 ‘다시 한번 간곡히 부탁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언론사들에게 “사실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보도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삼성전자의 이런 요청은 지난 23일 이후 두번째다. 삼성전자는 “저희가 지난 5월 23일, 전혀 사실이 아니거나 사실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보도를 자제해주실 것을 요청드린 이후에도 검증을 거치지 않은 보도가 계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당일 저녁 SBS 8시 뉴스가 ‘증거인멸 결정 회의 5일 뒤, 이재용 주재 회의가 있었다’고 보도한 것에 대한 직접적인 반박이다. SBS는 “지난해 5월 5일 어린이날에 삼성 임원들이 모여서 분식회계와 연관된 증거를 없애기로 결정했었다는 소식, 얼마 전 전해드렸는데 그날 이후 닷새 뒤에 이재용 부회장 주재로 회의가 열렸던 사실이 확인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SBS에 따르면, 5월 10일 이재용 부회장 주재로 ‘승지원 회의’가 열렸으며, 이 회의에는 5월 5일 회의 참석자인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 등이 참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SBS는 이에 대해 “5월 1일 금감원이 감리 결과를 통보한 뒤 '어린이날 회의'가 열렸는데, 이재용 부회장은 5월 2일부터 9일까지 출장 중이었고, 귀국 바로 다음 날인 10일 회의가 있었던 만큼 이 자리에서 관련 내용을 보고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이와 관련해,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이다. “5월 5일 회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 경영진 등이 참석한 가운데 판매현황과 의약품 개발과 같은 두 회사의 중장기 사업추진 내용 등을 논의한 자리”라며, “증거 인멸이나 회계 이슈를 논의한 회의가 전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SBS 보도에 대해,사실 검증 없이 경영현안을 논의한 회의에 의혹을 제기했다며,”이와 같은 보도들로 인해 회사와 투자자들에게 큰 피해가 우려되고 있고, 경영에도 집중하기 힘든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삼성전자는 “수사가 끝나기도 전에 유죄의 심증을 굳히게 하는 무리한 보도를 자제해 주실 것을 다시 한번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저희는 이미 말씀드린 대로 진실구명을 위해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호소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삼성전자)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삼성전자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의 정현호 사장에 대해 소환을 통보했다. 앞서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정 사장의 부하 직원인 삼성전자 재경팀 이모 부사장, 사업지원TF 김모 부사장 등 임직원 8명을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한 바 있다.

검찰은 정 사장이 소속된 삼성전자 사업지업 TF가 증거인멸을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 직원들이 노트북과 휴대전화에서 'JY(이재용 부회장)', '합병', '미전실' 등 민감한 단어를 검색해 관련 자료를 삭제했다는 것이다.

이에 5월 5일 열린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 임원들의 회의와 5월 10일 열린 이재용 부회장과 양사 임원들이 참석한 회의 등에서 관련 상황을 다뤘을 가능성이 크다고 SBS 등이 보도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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