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풀리는 규제' 비틀거리는 인터넷뱅크
'안 풀리는 규제' 비틀거리는 인터넷뱅크
  • 유다정 기자
  • 승인 2019.06.05 08: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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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유다정 기자] 인터넷전문은행(이하 인터넷뱅크)이 대주주적격심사 및 자금 확보 문제로 휘청거리는 가운데, 제3 인터넷뱅크의 인가 또한 좌절되면서 업계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해외의 경우 규제 완화와 더불어 빅데이터를 이용한 맞춤 분석으로 호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이란 은행업을 주로 전자금융거래의 방법으로 영위하는 은행을 말한다. 즉 영업점을 소수로 운영하거나 아예 영업점 없이 업무의 대부분을 ATM, 인터넷 등 전자매체를 통해 영위하는 은행이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인터넷뱅크는 90년대 후반부터 미국과 유럽, 일본을 중심으로 발전해오고 있다. 

먼저 미국의 SFNB가 95년 출범하며 인터넷뱅크의 시작을 알렸다. 현재 미국에는 20여개 인터넷뱅크가 영업 중이다. 특히 찰스슈압뱅크는 2016년 미국 은행 시장 점유율 1%로 15위를 차지했다. 1%가 적은 수치처럼 보일 수 있으나 지역은행까지 합치면 총 3000여개가 넘는 미국에선 어느 정도 자리 잡았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유럽에서도 현재 20여개사가 운영 중에 있다. 이 중 독일 피도르 뱅크는 개방형 IT시스템을 구축해 가상화폐 거래, P2P 대출, 크라우드펀딩, 주식 트레이딩, 귀금속 거래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본 인터넷뱅크도 다양한 제휴를 통해 기존 은행과 구분되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며 성장 중이다. 틈새 시장을 노린 일종의 리치마켓(Nich Market)이다. 

경정경륜 지급결제 서비스, 경마 지급결제 서비스, 스포츠진흥공사(toto)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재팬넷뱅크(2000년 출범)이 일본 인터넷뱅크의 시작이었다. 그밖에 ▲일본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라쿠텐의 고객을 대상으로 라쿠텐 은행의 직불카드(JCB) 포인트와 라쿠텐 이용 포인트를 연계해 주는 라쿠텐 은행(Rakuten Bank) ▲이동통신사인 KDDI와 일본 최대 은행인 미츠비시 도쿄 UFJ은행(BTMU)이 공동으로 설립해 모바일에 특화된 서비스를 선보이는 지분 은행(Jibun Bank) 등 총 8개사가 있다. 

이들의 예금 성장률은 2011년부터 2015년, 4년간 98.9%에 달했다. 시중은행 예금 성장률이 같은 기간 22.8%인 것에 비해 월등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5년, 다소 후발주자로 뛰어든 중국 인터넷뱅크의 성장세도 무섭다. 텐센트(위뱅크)·알리바바(마이뱅크) 등 대형 IT 기업이 그동안 축적한 사업 노하우를 기반으로 은행업에 진출한 것이 특징이다. 부담보 또는 기존 대출 조건을 대폭 완화한 개인소상공인 신용대출이 주력 상품이다. 특히 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를 통해 간편하게 대출을 제공하면서, 현재까지도 낮은 연체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규제 때문에...제3인터넷뱅크 좌절은 이미 예견됐던 것" 

중국 사례와 같이, 전문가들은 국내서도 데이터경제 시대로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조언한다. 

국내선 2017년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출범하면서 사실상 독과점적인 시장이었던 은행산업 전반에 걸쳐 변화의 움직임이 계속 되고 있다. 앱/리테일 분석서비스 와이즈앱이 발표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기준 주요 은행 앱 사용자 수 현황에 따르면, 지난 4월 한달 사용자가 가장 많았던 은행 앱은 카카오뱅크였다. 작년 4월 313만 명에서 사용자가 85% 성장한 579만 명이 이용했으며, 국민은행·농협·신한은행·우리은행 등 시중은행을 앞질렀다. 

24시간 비대면 영업 및 수수료 절감의 장점으로 이용자들의 호응을 얻는 가운데, 운영상에선 브레이크가 걸리고 있다.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을 분리하는 은산분리규제의 완화가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ICT기업이 대주주로서 주도적으로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지분보유가 제한되면서 복잡한 주주 구성으로 인해 증자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케이뱅크의 총자본비율은 12.48%로, 3개월만에 4.05%포인트 떨어지며 은행권 가운데 최저를 기록했다. 

네이버의 경우에도 국내 인터넷뱅크는 도전하지 않는 대신 라인을 필두로 해외에서 활로를 모색한다. 라인뱅크는 일본, 홍콩, 대만에 설립을 준비 중이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교수는 "국내 인터넷뱅크에서 차별화된 서비스가 없다고 하는데, 결국 인터넷뱅크는 신용등급이 낮아 비금융권의 고금리 대출을 받는 사람들에게 중금리 대출을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하며 "이는 빅데이터를 통해 심사 분석이 필수인데 이또한 규제로 막혀 있으니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토스뱅크의 좌절이 아쉬운 대목이다. 토스는 이른바 신용정보가 부족한 사람(Thin-filter)인 개인 중신용자와 소상공인들을 타깃으로 토스뱅크를 추진했다. 기존 금융권에선 현금 보유 정도나 거래액 등을 정확히 산정할 수 없고, 이에 따라 정교한 신용평가를 하지 못해 결국 높은 금리를 적용한다는 것이 토스뱅크의 문제의식이었다.

1100만 토스 이용자들은 토스에 모든 계좌와 카드를 연동하기 때문에 정확한 금융 현황 파악이 가능하다. 이 데이터를 활용해 정확한 신용평가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개인 사업자들을 연결해주는 플랫폼 사업자 배달의민족, 직방, 카페24와도 공식 사업제휴를 맺고 긴밀히 협력하기로 한 상태였다.

그러나 토스뱅크는 자금조달 능력과 출자 능력 의문을 이유로 결국 심사에서 탈락했다. 키움뱅크 또한 사업계획의 혁신성과 실현 가능성 미흡이라는 사유로 평가위원회의 벽을 넘진 못했다.

이에 대해서도 오정근 교수는 "예견된 결과"였다며 "규제에 걸려 자본금 확충은 어렵고, IT기업들의 참여는 더디고 비틀거리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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