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강간미수범의 위험성을 세상에 알린 것은 CCTV 영상이었다. ‘신림동 강간 미수범’이라는 제목의 영상은 지난 28일 오후 SNS를 타고 퍼졌다. 

해당 영상에는 집으로 들어가는 여성을 따라 침입하려는 남성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피해 여성이 1초만 문을 늦게 닫았더라면, 처참한 사건이 벌어졌을 상황이었다. 

남성은 약 1분 동안이나 여성의 집 앞문을 서성이며 현관문 비밀번호를 찾아내려고 했다. 

서울 관악경찰서에 따르면, 강간미수범은 문 앞에서 “10분 이상 머물며 영상에서처럼 문 손잡이를 잡고 열려 하거나, 휴대전화 불빛으로 도어락 비밀번호를 눌렀다”고 전했다. 또 문을 열지 않으면 강제로 열고 침입하겠다고 협박했다고 밝혔다. 

CCTV를 통해 상황이 전해져 후속 범죄를 막을 수 있었지만, 피해 여성에게 그 10분의 시간은 공포 그 자체였다. 

단순히 영상 녹화만을 위한 CCTV를 넘어 위험을 감지하고 대처할 수 있는 지능형 CCTV에 대한 필요성이 늘고 있다.

(사진=SNS 영상 갈무리)

‘지능형(Intelligent) CCTV’는 말 그대로, 영상만을 촬영했던 CCTV에 SW가 결합해 촬영 대상을 인식·분석하는 CCTV를 의미한다. 또 관제센터와 연결돼, 신호를 즉각적으로 관리자에게 전달할 수도 있다.

주로 공장이나 터널 등 인적이 드물지만 24시간 관리해야 하는 장소에 설치돼 있다. 화재나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관제센터에 바로 알림 신호를 보내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활용된다.

미확인 물체 등장이나 화재 연기 발생 등과 같이 일정한 조건을 지정해놓고, 조건에 맞는 상황이 발생하면 관제센터에 경고가 전달된다.

이외에도 지능형 CCTV는 안전분야에서도 쓰인다. 한강 다리에 설치된 지능형 CCTV는 자살을 시도하려는 사람을 발견하고 인식하면, 경고 음성을 내보내고 경찰이 출동하게 된다. 만에 하나 투신할 경우를 대비해, 수색할 수 있도록 수위까지 파악한다.

(사진=아이브스 제공)
지능형 CCTV는 난간에서 자살 징후를 보이는 사람이 있으면 인식 후 관제센터 경고를 보낸다. (사진=아이브스 테크놀로지 제공)

 

또 범죄로 인지되는 사건이 발생하면 해당 스팟으로 지능형 CCTV가 자동으로 이동해 확대하기도 한다.  

만약 지능형 CCTV가 피해 여성의 집 앞에 설치됐다면 어땠을까?

등록되지 않은 신원인 ‘강간미수범’의 존재가 지능형CCTV에 잡히는 즉시, 위험신호가 보안업체 관제센터로 전달됐고 요원이 출동해 현장 검거할 수 있었을 것이다.

설령 도망갔다 하더라도 지능형 CCTV는 다른 CCTV와 연동, 자동 추적을 통해 ‘강간미수범’의 행방도 쉽게 파악해낼 수 있다. 

턱없이 부족한 CCTV 관제 인력, 지능형CCTV로 효과성 높여야

물론 정부는 2010년부터 사건·사고의 예방 및 신속 대응을 위한 CCTV 통합관제센터를 지자체에 설치하고 있다. 

그러나 감시 범위가 너무 넓고 인력도 부족한 실정. 안전행정부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전국 190여 개 통합관제센터에서 운영되는 18만여 대의 공공목적 CCTV를 관제하는 인력은 약 3600여 명에 불과하다. 

지능형CCTV는 영상 탐지 분석과
소리 탐지도 가능하다.

1인당 전국 평균 145대의 CCTV를 보고 있어야 하는 셈. 게다가 영상 촬영 기능만 있기 때문에 관리자가 보고 있지 않으면 범죄 발생 여부를 즉각적으로 파악할 수 없다. 하지만 지능형 CCTV는 위험 상황에 대한 입력만 해두면 경고가 뜨기 때문에, 관리 인력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범죄 대응 효과도 높일 수 있다. 

이미 충북 진천군과 전남 장성군은 별도로 지능형 CCTV 도입해 방범 대책에 활용하고 있다. 또 영상과 음원을 결합해, 비명 소리와 같은 위험 신호를 인지하면 지능형 CCTV가 해당 장소를 탐색해 촬영한다. 동시에 관제센터의 관리자와 경찰에 경고도 전달하게 된다.

지능형 CCTV 개발 기업 아이브스 테크놀로지 관계자는 “현재 지능형 CCTV는 하이브리드 단계로 인식-분석-경고까지 가능하다”며, “하지만 기존 CCTV에 비해 영상 기술도 월등하고 딥러닝을 통해 상황 분석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시장 규모는 작지만, 어린이집이나 아파트 등 생활 안전에 대한 니즈가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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