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대한항공 조원태 사장이 첫 행보를 성공적으로 장식했다. 조 사장은 스카이팀 의장에 이어 IATA 집행위원회 위원까지 선임되며 대외적으로 입지를 굳혔다는 평가다. 외부세력의 대한항공 흔들기가 계속되는 와중에도 조 사장이 경영권 입지를 다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제 75회 연차총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번 연차총회는 서울시 삼성동 소재 코엑스 컨벤션 센터에서 지난 1일부터 3일동안 열렸다.

IATA 연차총회는 1년에 한번 개최되며 IATA 결의안 채택과 주요 의사결정에 대한 승인이 이뤄지는 핵심 회의체다. 조 사장은 IATA 서울 연차총회 의장을 맡았다. 또한 고(故) 조양호 회장의 뒤를 이어 집행위원회(BOG, Board of Governors) 위원으로 선임됐다.

앞서 조 사장은 스카이팀(SkyTeam) 의장으로 임명되기도 했다. 스카이팀은 글로벌 항공동맹체로, 20여개의 회원사를 보유하고 있다. 그동안 스카이팀 의장 역할은 사무국에서 대신해 왔으나, 다양한 지역별 의견을 수렴할 수 있도록 올해부터 회원사 CEO 중 한명이 의장직을 맡기로 결정했다.

지난1일부터 3일까지 열린 서울 코엑스에서 IATA 총회가 열렸다. (사진=대한항공)
지난1일부터 3일까지 열린 서울 코엑스에서 IATA 총회가 열렸다. (사진=대한항공)

이날 총회에서 주요 관심은 조 사장에게 집중됐다. 최근 대한항공은 조양호 회장의 사망 이후로 삼남매간 경영권 다툼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재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은 조양호 전 회장이 17.84%, 조원태 신임회장이 2.34%,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2.31%,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2.3%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상속 우선순위인 이명희 전 이사장이 조 전 회장의 한진칼 지분 17.84% 중 약 5.95%, 삼남매는 각각 약 3.96%를 상속받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조 회장이 타개 전 후계자를 정해지 않아 삼남매간 경영권 다툼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실제로 삼남매간 불협화음이 곳곳에서 들리기도 했다. 이날 조 사장도 "가족들과도 지금 많이 협의하고 있다. 합의가 완료됐다고 말씀은 못드리지만 지금 잘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며 사실상 경영권 관련 다툼이 있음을 인정했다.

관련업계에서는 조 사장의 이번 행보를 두고 사실상 한진그룹 총수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다. 여기에는 조 회장의 IATA 집행위원회직을 물려받은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까지 걸림돌은 있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한진그룹 오너일가의 경영권을 위협하고 있는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KCGI는 한진칼 2대주주로, 최근 한진칼 지분을 늘려 현재 15.98%를 보유하고 있다.

IATA 이후 열린 간담회에서 조 사장은 "KCGI는 사실 한진칼의 주주고, 큰 주주긴 하지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며 경영권 방어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IATA 총회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는 조원태 사장 (사진=대한항공)
IATA 총회 이후 열린 간담회 질문에 답하고 있는 조원태 사장 (사진=대한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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