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가입자 기준 미국 2위 이동통신사인 AT&T가 지난 1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속도에 따라 차등화 되는 5G 요금제를 2022년까지 도입한다고 계획을 밝혔다. 이어 핀란드의 1위 이통사인 엘리사(Elisa)가 속도에 따른 5G 요금제를 발표했다. 엘리사의 5G 요금제의 경우 1Gbps와 600Mbps 등 속도 제한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데, 두 요금제 모두 데이터 제공 량은 무제한이다. 엘리사의 경우 향후 속도뿐 아니라 5G의 최대 장점인 지연시간(latency)에 따라서도 요금을 차등화한다고 밝혀 요금의 패러다임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이미 국내 이통사의 경우 대부분 요금제에서 QoS(Quality of Service, 속도 제한)를 통한 무제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상황에서 해외의 트렌드가 국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2G·3G에서는 통화량으로, LTE에서는 데이터양을 통해 요금제가 차등화 됐는데 5G에서는 QoS가 요금제의 기준이 되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5G 시대에는 적용 분야에 따라 속도 차별...요금제는?

이는 5G 최대 쟁점인 패스트 레인(Fast Lane, 특정 콘텐츠 이용 속도를 빠르게 하는 것)이나 자율주행차용 네트워크와 의료용 네트워크, 스마트폰용 네트워크를 나눠 별도 속도를 제공하는 네트워크 슬라이싱과도 연관이 되는 부분이다.

최근 핀란드 이통사 엘리사는 5G 서비스 초기에 데이터 전송 속도에만 차등을 둔 2종류 요금제를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1Gbps 속도 제어 상품은 월 49.9유로 (한화 약 6만6000원), 600Mbps 속도 제어 상품은 월 39.9유로 (한화 약 5만3000원)다. 모든 5G 요금제에서 유무선 통화 및 문자는 무제한이고, 데이터 제공량 역시 속도 제한이 걸리는 대신 무제한이다.

3G/LTE 연결 시에도 서비스 가능 최대 속도 제공하고, EU(유럽연합) 및 EEA(유럽경제지역) 국가에서 핀란드 및 EU/EEA 국가로 통화시 핀란드 국내요율을 적용한다. 노르웨이·덴마크·라트비아·리투아니아·스웨덴·에스토니아 여행시 데이터를 무제한 제공하고, 기타 EU 및 EEA 국가 여행시 월 23GB 데이터를 제공 (단 600Mbps 상품은 월 21GB)한다.

핀란드 엘리사, 지연시간 서비스에 차등 둔 요금제 선보인다...국내 이통사도 추후 도입할 듯

엘리사의 발표 중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지연시간(latency)에 차등을 둔 요금제를 앞으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네트워크 서버가 데이터 요청에 응답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뜻하는 지연시간은 5G 최대 특징 및 장점 중 하나로, 매우 중요한 통신 내용에 대한 신뢰성과 속도를 보장하기 위해 초저지연 기술이 개발됐다. 지연시간에 차별을 두겠다고 밝힌 통신사는 엘리사가 처음인데, 이에 따라 공장 가동·원격 수술·차량 운전이나, 가상현실·혼합현실 등 통신이 원활해야 하는 서비스에서 추가 요금을 부과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국내 이통사들도 이같은 해외 이통사의 움직임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지난달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개한 5G 통신정책협의회 논의결과에서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통3사는 향후 5G 요금제 설계시 5G 네트워크 특성 차이를 고려한 서비스 중심의 요금제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국내 이동통신 3사는 5G 통신정책협의회에 공동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LTE까지는 단순히 음성·문자·데이터 제공량 위주로만 요금 상품을 출시 운영했지만, 5G부터는 각 서비스 특성에 부합하는 차별화된 데이터 서비스 제공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통사가 예로 든 차별화된 데이터 서비스 사례로는 초고화질(UHD) VOD 등 서비스 특성별 각기 다른 제공량, 과금 단위 세분화, 제로레이팅 등을 통한 소비자 부담 완화 등이 있다.

기존 QoS 요금제가 5G 시대에서는 더 확대될 것

이미 국내 이통사의 경우 LTE 및 5G 5만원대 이하 중저가 요금제에서 속도제한을 통한 무제한 요금제를 제공하고 있다. 5G를 예로 들면 이통3사는 5만원대 요금제에서 8GB~9GB를 기본으로 제공하고 이후 1Mbps의 속도를 통해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제공한다. 이런 QoS 요금제가 5G 시대에서는 더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앞으로 5G로 인해 데이터 사용량이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에 대한 해결책이 QoS 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다. 핀란드 엘리사가 지연시간과 관련해 차등화되는 요금제를 출시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국내 이통사 역시 추후 이를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이통사 고위 관계자는 “이용자들은 추가로 데이터를 더 제공하는 것보다 속도제한이 걸리더라도 데이터를 마음껏 사용하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며 “우리나라도 이미 요금제에서 QoS를 도입했기 때문에 앞으로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앞으로 통신 요금은 QoS를 통해 가격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며 “핀란드 엘리사가 지연시간과 관련한 요금제를 내겠다고 발표했는데 5G 최대 특징이 저지연성이기 때문에 이를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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