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택시와 타다로 대표되는 기존산업과 공유경제간 갈등이 격화되는 현상을 보면, 100여년 전 인력거와 택시의 갈등이 데자뷰처럼 떠오른다. 인력거는 1894년 일본인 하나야마가 일본에서 10대를 도입해 경성(서울)에서 첫 영업을 시작했다. 이후 1920년대에는 그 수가 1000대에 이를 정도로 중요한 대중교통 수단이 됐다. 하지만 1926년 기술 진보를 반영한 신문물인 택시가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하자 인력거는 택시와의 경쟁에 밀려 자취를 감췄다. 그리고 2019년. 인력거를 밀어낸 택시는 공유경제 타이틀을 앞세운 타다 등의 운송서비스에 위기를 맞고 있다. 
 
갈등의 원인과 해법은 무엇일까.

김강현 파이터치연구원 연구위원.
김강현 파이터치연구원 연구위원.

기술발전과 혁신은 새로운 서비스, 새로운 경제와 산업가치의 창출이라는 기대도 큰 반면, 기존 산업과의 이해충돌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신뢰문제에 대한 우려와 과제를 야기한다. 새로운 변화는 기존 체제와의 갈등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타다의 사업모델이 공유경제를 표방한 한 혁신의 아이콘이 아닌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의 사각지대를 교묘히 활용한 변칙성 비즈니스라는 일각의 비판과 기존 택시 서비스의 가치(value for money) 충돌을 한발 뒤에서 바라보면 우리사회의 흐름이 변화하고 있음을 읽을 수 있다.

기술혁신이 정보와 신뢰의 문제에 일침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선택에 따라 좌우되는 여객운송시장의 무게중심이 바뀌고 있고,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되며 플랫폼 기반의 차량공유서비스, 더 나아가 자율주행차의 무인택시 상용화까지도 예견되고 있다.

중요한 것은 기존산업과 신산업의 갈등을 어떻게 봉합하고 연착륙 시킬 수 있는 가이다. 사회변화의 과정을 조직심리학자 케이 레윈(K. Lewin)은 3가지로 제시했다. 첫째는 '해빙(unfreezing)'으로, 변화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단계로 두 힘의 균형을 깨뜨리는 것이다. 두 번째는 '이동(moving)'이다. 두 종류의 힘 중 하나로 무게 중심이 바뀌어 변화를 실행하는 단계다. 세 번째는 '재동결(re-freezing)'로 변화를 받아들이고 사회적으로 시스템화 내재화되는 것이다.
 
우리는 기술혁신에 따른 변화를 인식해야 한다. 택시와 타다, 두 힘의 균형이 새로운 플랫폼으로 발전해야 한다. 택시와 타다를 포용하는 공유경제 시스템으로 내재화돼야 한다. 이름해 '디지털 포용(digital inclusion)'이다. 새로운 경제질서 시스템에 기존 산업이 배제되거나 도태되지 않고 함께 할 수 있도록 더 큰 플랫폼을 만들어 함께 상생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역할이 절실하다. 어려운 문제를 사회적 대타협이라는 유체이탈로 방관해서는 안된다. 음성화된 개인택시면허권리금 문제를 어떻게 풀고 플랫폼 생태계를 조성할 것인지 조율과 조정이 필요하다. 그것이 정부의 역할이며 의무이다. 지금 이런 문제가 격화되는 것은 우리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정부의 통솔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신산업이 정착할 있도록 대안을 제시해 얽히고설킨 실타래를 푸는 정부의 통솔범위(span of control)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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