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성공적으로 팔릴 수 있을까? 현재 항공업계에 최대 관심사는 아시아나항공 매각이다. 그러나 하루가 멀다하고 떠오르고 있는 인수후보들은 인수설을 부인하는 상황이다. 때문에 연내 매각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아시아나항공 인수후보로 평가받는 곳은 애경그룹이다. 계열사로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을 두고 있는만큼 여기에 아시아나항공까지 인수하게 된다면 상당한 시너지가 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구체적으로 애경그룹이 삼성증권을 주간사로 선정하고 재무적 투자자(FI)를 끌어들여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라는 소문까지 퍼졌다.

하지만 당사자인 제주항공 측은 한발 물러서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그룹 차원 차원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어디까지나 사업상 검토차원"이라며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한발 물러서기’는 애경그룹뿐만이 아니다. 앞서 인수 후보자로 거론된 SK, 한화, 롯데 등도 표면적으로는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설령 검토가 이뤄졌다고 하더라도 어디까지나 사업상 가능성 여부만 타진하는데 그쳤다는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은 관련 시장에서 올해 나온 매물 중 '대형 매물'로 평가받는다. 인수후보로 떠오른 기업들과의 시너지도 좋다.

예를들면 한화의 경우에는 계열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항공기 엔진 부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다른 기업들도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다면 그룹 내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다면 이 기업들이 하나같이 인수설을 부인하는 이유를 무엇일까. 일단 가격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매각가는 1조원에서 2조원 사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여기에 9조원을 넘어선 부채까지 감당해야 한다.

한 재계관계자는 “원래 인수 합병에 대해서는 기업들이 말을 아끼곤 한다”면서 “안그래도 가격이 높은 상황에서 인수에 대해서 이야기가 많이 돌면 돌수록 아시아나항공의 몸값이 더 커질 것이다. 실제로 매각이 발표되자 아시아나항공 주가가 상승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매물로 나온 에어부산, 에어서울도 골칫덩이다. 현재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 등을 한꺼번에 넘기는 통매각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점이 기업들의 발목을 붙잡는 것으로 보인다. 가격이 높아지는데다가 자칫 항공 3사를 한꺼번에 합병하는 것에 대해 '재벌 특혜' 논란이 불거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외국 투자회사의 자금을 끌어올 경우 국적 항공사를 외국에 팔았다는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벌써부터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관련된 여러가지 소문이 돌고 있다. 모든 기업 합병이 마찬가지지만,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된 만큼 이번 경우는 좀 더 입단속을 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 매각 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은 오는 7월 중 투자설명서를 배포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예비입찰을 통해 인수 후보자를 추리고, 실사를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따라 올해 연내 매각 여부도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