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유다정 기자] 스마트폰 성능이 보다 향상되면서, 쿠폰 제공이나 일회성 이벤트에 그쳤던 전자-게임 이종산업의 결합 시너지가 나올지 주목되고 있다. 특히 곧 출시될 것으로 보이는 삼성전자 폴더블 폰과 마케팅 파트너로 낙점된 넥슨 '트라하'에 대한 업계 관심도 크다.

지난해 안 모씨(여, 28세)는 스마트폰을 바꾸고 사은품으로 특정 모바일 게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을 받았다. 그는 "게임을 즐겨하지도 않는데 쓸모 없네"하며 버렸다고 전했다. 안 모씨 이외에도 '고가의 스마트폰을 사는데 필요도 없는 게임 쿠폰이 웬말이냐'는 조금 더 격한 반응도 이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자 및 통신과 게임 산업간의 마케팅은 확산되고 있다. 스마트폰이 출시되는 시기와 맞는 게임들이 주로 그 대상이 되곤한다. 2017년 삼성전자 '갤럭시S8'과 넷마블 '리니지2레볼루션', 2018년 LG전자 'G7'과 넥슨 '카이저' 등이 그 예다. 최근에도 LG전자는 'V50' 출시를 기념해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고, 카카오게임즈 '프렌즈레이싱'을 체험하면 인게임 보상 쿠폰 등을 제공한 바 있다.

전자 업계의 경우 고사양 최신폰을 선호하는 게임 마니아들을 잡는 것이 필수다. 2017년 국내 게임 시장 규모는 13조 1,423억 원으로, 2016년 (10조 8,945억원) 대비 20% 이상 급성장했다. 특히 매출 기준 모바일 게임이 6조 2,102억 원 정도로, 점유율 47.3%에 달하며 전체 게임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는 모바일 게임이 기존 게임 시장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던 PC 게임 매출을 앞지른 것이다. 

지난 3월 이뤄진 이번 조사는 지난 5일, 20~50대 남성인 오픈서베이 패널(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통한 응답 수집)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표본 오차는 ±4.38%(95% 신뢰수준)다. (이미지=오픈서베이)
지난 3월 이뤄진 이번 조사는 지난 5일, 20~50대 남성인 오픈서베이 패널(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통한 응답 수집)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표본 오차는 ±4.38%(95% 신뢰수준)다. (이미지=오픈서베이)

디지털투데이가 오픈서베이에 의뢰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모바일 MMORPG를 즐기는 이용자들 대부분이 최신 핸드폰을 사용하고 있었다. 응답자 중 56.2%가 스마트폰 구매 시 게임 이용에 최적화됐는 지 따져보는 편이며, 아이폰7, 갤럭시8~9 등 고사양의 최신 기종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핸드폰을 구매 시에도 게임이 잘 구동될 수 있도록 최적화와 용량, 큰 화면, 최신 기종들을 고려하는 것으로 답했다.

그러나 매번 높아지는 스마트폰 성능에도 게임 구현엔 역부족이다. 스마트폰 상의 게임 성능을 위해 정작 게임의 품질을 낮추고 있다는 것이 게임 개발자들의 전언이다. 

복수의 게임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스마트폰이 출시될 때 나왔거나 나올 게임들과 협업을 하게 되는데, 단순 홍보 목적이 크다"며 "기종마다 게임 최적화 작업이 들어가는 것 외에는 대단한 기술적 협력도 없고, 아직까지는 게임을 모바일에서 완벽히 구현하는 것이 어려운 상태서 소비자들에게 가는 혜택은 쿠폰 제공 외에는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갤럭시 폴드'를 소개하는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위)과 PC에서 구동되는 '트라하'(아래)(이미지=삼성전자, 넥슨 각 사)
'갤럭시 폴드'를 소개하는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위)과 PC에서 구동되는 '트라하'(아래)(이미지=삼성전자, 넥슨 각 사)

다만 게임 최적화를 위한 기술이 진보하고 있고, 5G나 폴더블폰이 상용화되면 산업간의 시너지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게임 엔진 개발사 유니티와 '어댑티브 퍼포먼스'를 개발 중에 있다. 발열은 낮추고 그래픽 등 성능은 높이는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2017년부터 게임사들과 협력해 불칸API를 지원하고 있다. 불칸API는 고품질 그래픽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장치인데, 이를 넘어 자체 기술 개발에 들어간 것이다. 어댑티브 퍼포먼스는 갤럭시 S10부터 지원될 계획이며, 처음으로 지원될 게임은 올해 말 출시 예정인 컴투스 '서머너즈 워: 백년전쟁'이다.

아울러 이달 말이나 내달 출시될 것으로 보이는 폴더블 폰도 시중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는 넥슨 '트라하'와 손을 잡는다.

'트라하'는 모바일 MMORPG지만, 고퀄리티 대작인 만큼 앱플레이어를 통해 PC에서 구현하는 데 집중했다. 현재 블루스택의 최신버전을 다운로드하거나 이전 버전에서 할당 CPU 코어 4 이상, 메모리 4054MB 이상, PC 전용 그래픽 카드 전환한 뒤 게임에 접속 후 그래픽을 최고로 설정하면 된다. 

때문에 기존 스마트폰보다 화면이 더 커지는 폴더블 폰에서 구동 시 더 큰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 폴드의 경우에도 접었을 때는 4.6인치지만 폈을 때는 7.3인치다. 아직까지 삼성전자와 넥슨이 어떤 방식으로 협력할 지는 비공개다.

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트라하가 폴더블폰에 접목되어 어떤 경험을 제공할 지 기대된다. 그저 화면만 커지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접고 펴지는 점이나 화면이 분할되는 점을 어떻게 활용할 지 궁금하다"며 "게임 업계 상반기 최고 기대작이었던 트라하가 폴더블 폰을 통해 재반전을 노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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