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에어팟이 처음 등장했을 때, 애플이 들어야 했던 평가는 조롱에 가까웠다. ‘콩나물’과 모양이 비슷하다는 디자인에 대한 비판부터 더 이상 ‘예전의 애플이 아니다’라는 비난까지 실망을 전하는 목소리가 압도적이었다.
그러나 상황은 이내 달라졌다. ‘선 없음’의 경험은 에어팟을 넘어 ‘와이어리스 이어폰’ 붐까지 일으켰다. 게다가 그 경험은 전염됐고 이제 거리에 무선 이어폰을 귀에 꽂은 이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오히려 유선 이어폰을 사용하는 이들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경험의 강력함이다.
IT기업이 ‘경험’에 주목하고 있다. 경험의 시대가 오고 있다.
부정적 경험, 고객 떠나는 가장 큰 이유
경험 효과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부분은 디지털 서비스다.
한국MS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들의 디지털 서비스 기업·조직에 대한 신뢰 지수는 18%로, 아태지역 수치인 31%보다 낮았다. 그 원인 분석 결과는 부정적인 디지털 경험 때문.
은행 거래, 온라인 결제, 서비스 결제, 앱 결제 등과 같은 디지털 서비스 이용 시 개인정보 유출이나 보안사고 등이 경험 방해 요소가 작용했다. 서비스 이용 시 부정적인 경험을 했을 때, 한국 소비자는 56% 해당 서비스를 '바꾸겠다'고, 40%가 '중지하겠다'고 답했다고 한국MS는 전했다.
반대로, 경험에 대한 기업 투자는 이미 실질적인 효과로도 나타나고 있다.
어도비와 포레스터에 따르면, 직원, 프로세스, 기술 전반에 걸쳐 고객 경험에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기업의 매출 증가율은 23%를 기록했으나, 그렇지 않은 기업은 13%로 낮게 나타났다.
여기서 '고객 경험에 대한 투자'는 ‘고객의 성향에 맞춘다’는 의미다. 예를 들자면, 앞으로의 소비자는 신발 하나를 사더라도 ‘270’ ‘275’ ‘280’ 등 맞춰진 공산품이 아니라 자신의 걸음걸이에 맞춘 설계하고 또 구입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업의 제품을 구입할 것이라는 소비 전환에 대한 전망도 담겨있다.
이러한 '개인화된 경험’ 영역을 공략해 제공하겠다는 전략은 금융, 여행, 유통 등 다양한 산업에서 적용될 수 있다. 소비자가 진열대 상품으로 고르는 게 아니라, 생산자가 각 소비자의 경험 데이터를 분석해, 그에 맞춰 제공하는 시대가 온 것.
우선 ‘경험’에 가장 주목하는 기업은 다쏘시스템이다. 다쏘시스템은 ‘경험’ 기반의 워크로드를 플랫폼에 입혔고, 그 경험을 3D를 통해 디지털 환경에서 구현한다.
기존의 포드식 컨베이어 벨트 공정으로 부분의 결합을 통한 완성이 아닌, 완성 이후 사용 단계의 경험을 기반으로 시스템의 구축하는 것이다. 다쏘시스템은 마케팅부터 영업, 엔지니어링에 이르기까지 회사의 모든 조직이 ‘3D 익스피리언스 플랫폼’이라는 단일 인터페이스 속에서 구현됐을 때, 소비자는 이전과 차별화된 경험을 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조성준 다쏘시스템 경영지원본부 팀장은 “아직은 결과물이 대동소이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중요한 것은 과정에서 얼마나 리소스를 최적화하는가가 포인트”라며, “예를 들어, 플랫폼을 통해 목표치에 이전보다 협업 시간은 30%에서 10%까지 줄인다면 장기적으로 볼 때 성과는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의 사용 경험, 생산자의 작업 경험 등 ‘경험’ 기반의 연결이 최적화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설계부터 소비까지 모두 '경험' 기반으로 구축해야
어도비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어도비 서밋 2019’를 통해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기조연설에 나선 샨타누 나라옌 어도비 CEO는 “기업들은 오늘의 (디지털) 환경에서 성공하기 위해 고객 경험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여러분들과 함께 성공을 위한 경험을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어도비는 ‘어도비 익스피리언스 플랫폼(Adobe Experience Platform)’ 솔루션을 내놓고 기업을 공략하고 있다. 어도비 익스피리언스 플랫폼은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처리 · 분석해 기업에 제공하고, 기업은 이를 토대로 소비자에게 개인화된 제품이나 서비스 혹은 콘텐츠를 제공하게 된다.
SAP도 IT컨퍼런스 ‘사파이어 나우(SAPPHIRE NOW)’에서 경험데이터(X-data)와 운영데이터(O-data)를 결합한 솔루션을 공개했다. 솔루션의 핵심은 조직으로 하여금 소비자, 임직원, 공급 업체, 파트너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경험을 측정해 비즈니스 운영 전략에 활용할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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