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니콜라스 네그로폰테 미국 MIT 교수가 트럼프 행정부의 화웨이 배제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니콜라스 네그로폰테는 최근 패스트컴퍼니에 기고를 실으며 화웨이와의 사업 및 연구를 금지하는 것은 결코 미국 통신망 보안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15일(현지시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정보통신 기술 및 서비스 공급체 보호’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에서 특정 국가나 기업을 지목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중국 최대 정보통신업체 화웨이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화웨이 측은 “화웨이는 제품 보안을 보장할 수 있는 효과적인 검증 방안을 마련할 것이다. 미국 정부와 기꺼이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며 “화웨이가 미국 내에서 사업하는 것을 제한한다고 해서 미국이 더욱 안전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러한 방침으로 인해 미국은 화웨이 제품보다 비싼 제품을 사용하게 됨으로써, 5G 구축에서 뒤처져 미국 기업과 소비자의 이익을 해칠 위험이 있다”는 입장을 냈다. 

MWC 2019 현장의 화웨이 전시관
MWC 2019 현장의 화웨이 전시관

니콜라스 네그로폰테 교수는 기고문을 통해 “미국 기업과 대학들이 현재 미국 의회와 트럼프 행정부가 기업들에게 취하는 압력을 넘어서 공식적으로 화웨이와의 사업 및 연구를 금지하는 것은 결코 미국 통신망 보안에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며 “이는 미국 기업과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주는 동시에 실제로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는 그릇된 보안 의식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화웨이 같은 기업을 금지하려는 욕망은 기술과 별개이며, 효과적인 리스크 관리와 무관하다. 화웨이는 30년간 사이버 보안에 문제가 없었으며, 전 세계에 걸쳐 500개 이상의 통신 기업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이 기업들 가운데 화웨이 장비와 관련된 보안 침해를 경험한 곳은 없다. 더 나아가, 오늘날 화웨이의 연구는 세계를 선도하며 널리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정학적인 기준에 근거한 화웨이에 대한 우려는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는 미국 국토 안보부(DHS)가 권장하는 것처럼 포괄적인 리스크 관리 접근법과 협력을 통해 잘 해결할 수 있다”며 “화웨이 배제는 여러 가지 해로운 영향을 미치며 미국을 더욱 뒤처지게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우선 화웨이를 배제함으로써 미국 기술 시장 혁신의 주요한 원천인 아이디어, 사람 및 제품들도 배제 된다. 지난해 화웨이는 애플, 인텔, GE 등의 기업을 제치고 전세계 연구개발 투자 5위를 차지했다”며 “화웨이는 10년 전부터 5G 무선 기술 연구를 시작했다. 지난해 8억 달러를 포함해 지금까지 5G 연구에 2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정부가 주요 공급업체를 시장에서 차단하면 경쟁은 줄어들게 된다. 비용은 오르고, 기업 투자는 줄어들고, 혁신은 전반적으로 후퇴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니콜라스 네그로폰테는 1985년 미국의 미디어 학자이자 멀티미디어 개념을 처음으로 제시한 미국 MIT대 교수다. 1995년에 출간된 베스트셀러 디지털이다(Being Digital)의 저자이자 MIT 대학 내 디지털 기술 연구소의 설립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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