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유다정 기자] 카풀과 같은 승차공유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마이크로 모빌리티는 공유경제와 만나 시장이 확장되고 있다. 다만 급격한 확장세를 따라잡지 못하는 관리감독의 부재는 걸림돌이다.

전기를 동력으로 하는 1인용 이동수단, 퍼스널모빌리티(Personal Mobility) 혹은 마이크로모빌리티(Micro Mobility)에 공유 경제가 합쳐지며 시장이 확장되고 있다. 

한국교통연구원은 국내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이 연평균 20% 이상 고속 성장해 2022년에는 시장 규모가 약 6,000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특히 현대자동차가 카이스트와 함께 전동킥보드 공유사업을 시작하면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현대차의 브랜드 이름은 '제트(ZET)'로, 50여대 전동 킥보드가 카이스트 교내에 비치돼, 학생들을 상대로 시험 중이다.

현대차는 공유 플랫폼 개발을 맡았다. 킥보드를 앱으로 빌리는 과정이나 GPS를 확인하고, 서버로 관제를 넣어 속도 제한을 넣는 시도 등을 하고 있다.

이 사업은 정재승 교수가 먼저 제안한 것으로, 그는 지난해 세종시 5-1 생활지역 스마트시티 구축 마스터플래너로 선정돼 오는 2021년까지 총괄 감독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결국 마이크로 모빌리티는 스마트시티 서비스의 하나로 들어가 교통 기반이 될 전망이다. 

주차된 전동킥보드들이 도심 곳곳에서 보인다
주차된 전동킥보드들이 도심 곳곳에서 보인다
주차된 전동킥보드들이 도심 곳곳에서 보인다
주차된 전동킥보드들이 도심 곳곳에서 보인다

우리 주변 곳곳에 보이는 전동킥보드 '각광'

스마트시티까지 가지 않아도 최근 도심 곳곳에서 전기자전거나 전동킥보드가 눈에 띄곤 한다. 이들은 중·단거리에 최적화된 초소형 친환경 교통수단이다. 대중교통이나 자가용을 이용하기에도, 걷기에도 애매한 거리를 이동하기에 제격이다. 카풀이 택시업계라는 큰 이익집단에 부딪혀 지지부진한 가운데, 업계 내에선 "공급이 수요를 따라오지 못한다"는 말을 할 정도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먼저 카카오가 지난 3월, 경기도 성남시와 인천시 연수구에서 각각 600대와 400대, 총 1000여대의 전기자전거(카카오T바이크)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4월엔 쏘카 또한 일레클을 통해 서울 마포구 일대 및 신촌 대학가(서대문구 창천동 일대)에서 운영 중이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서비스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데이터를 공개하기엔 이른 감이 있지만, 남녀노소 레저용이나 데이트용으로까지 이용되며 유의미한 지표가 나오고 있다"며 "이미 전기자전거 등 마이크로모빌리티에 대한 관심은 전세계적인 추세로, 이용자 니즈는 충분하다고 파악된다"고 밝혔다.

전기자전거보다 가격은 조금 저렴하고, 이용층은 더 젊은 전동킥보드를 공략한 스타트업도 우후죽순 생기고 있다. 전동킥보드를 검색하면 나오는 앱만 봐도 킥고잉, 고고씽, 알파카, 윈드, 디어, 플라워로드, 씽씽, 지빌리티 등 다양하다.

킥고잉 앱 내 화면. 이용할 수 있는 전동킥보드의 위치와 이용할 수 있는 시간(배터리 정도) 등이 표시된다.
킥고잉 앱 내 화면. 이용할 수 있는 전동킥보드의 위치와 이용할 수 있는 시간(배터리 정도) 등이 표시된다.

이번에도 역시 '법과 제도'가 못 쫓아가...

문제는 법과 제도는 늘 마지막에 바뀐다는 점이다.

최근 4차산업혁명위원회에서 해커톤을 통해 전동킥보드 등 서비스 이용 시 ▲운전면허 자격 면제 ▲자전거도로 주행 허용을 합의했지만, 법제화까진 요원하다. 인도에서 주행하거나, 미성년자나 면허가 없이 주행하는 것은 모두 불법인 셈이다. 

꽤나 빠른 속도로 갑자기 튀어나와 교통사고를 유발하는 '킥라니(킥보드와 고라니의 합성어)'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고, 이미 지난해 사망사고까지 났으나 보험 체계도 미흡하다. 

때문에 한 VC업계 관계자는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마이크로모빌리티가 잘 정착됐지만 한국서는 아직 힘들 것 같다"며 "타다나 카풀 등 신사업의 성공 및 정부정책 등의 추이를 보고 투자를 할 지 말 지 결정할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업체들의 운영 능력도 아직은 물음표다. 대기업 수준의 카카오나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기업)인 쏘카는 자본과 그동안의 서비스 경험을 자신하고 있지만, 스타트업은 상황이 다르다. 킥고잉의 경우 27억 이상을 투자받으며 한 발 먼저 치고 올라왔지만 다른 업체들의 경우 자본력에 한계가 있다.

벌써부터 '배터리가 방전됐다거나 회수가 되지 않고 있는 전동킥보드가 보인다'는 이용자들의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씽씽은 띵동(심부름 대행 서비스) '메신저'(라이더)가 씽씽 킥보드를 관리하게 하거나, ▲고고씽은 GS25와 협업해 6월부터 편의점에서 전동킥보드를 반납하거나 충전할 수 있게 하는 등 다소간의 노력도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막 시작 단계인 지금, 수요가 있다고 공급을 갑자기 늘려버리면 서비스 질은 떨어지고 이는 이용자가 사업을 외면하게 만들 것"이라며 "공유 사업 자체가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업도 필수인 사업으로, 모든 것이 종합적으로 이뤄져야 건강한 경쟁이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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