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희 기자] 최근 기존 산업을 혁신하는 스타트업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몇 조원에 달하는 배달산업 지형 자체를 바꾸거나 기존 유통구조를 혁신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전세버스 O2O(Offline to Online) 플랫폼을 운영하는 올버스(대표 박해정)도 전세버스 산업을 혁신하는 스타트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올버스는 전세버스를 가격 비교를 통해서 예약할 수 있는 전세버스 O2O 플랫폼이다. 예를 들어 올버스 서비스 이전에는 전세버스를 빌리기 위해서는 버스 회사에 일일이 전화해서 운행금액, 부대비용 포함여부, 차량사진, 보험 가입 여부 등을 물어보고 가격을 비교해야 했다.

창업선도대학 육성사업으로도 선정된 올버스의 프로세스
창업선도대학 육성사업으로도 선정된 올버스의 프로세스

올버스는 이런 프로세스를 온라인 상에서 한 번에 진행하도록 불편함을 해결하고자 만들어진 서비스다. 올버스를 만든 박해정 대표는 인터뷰에서 “버스가 필요하다면 올버스를 한번 이용해보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객관적으로 버스가 필요한 승객이라고 하면 올버스를 이용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버스대절에 필요한 많은 요소 등을 고려해서 올버스 서비스를 만들었고, 이용했던 승객 모두 만족도가 높았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3년 전 올버스를 만들 당시만 해도 플랫폼 형태가 아니라 단순 게시판 형태로 전세버스를 대절하는 경우만 있었다고 소개했다. 통근버스 운행을 했던 아버지를 통해 어렴풋이 알고 있던 전세버스 산업에 뛰어든 이유다.  2조 3000여억원이나 되는 큰 전세버스 시장에 경쟁자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올버스를 만들었다. 승객이 올버스를 통해서 견적신청을 하고 실제 운행계약이 이뤄지면, 버스회사나 버스기사로부터 광고수수료를 받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올버스의 성공적인 안착으로 인해 최근에는 4~5개의 경쟁서비스도 등장했다.

그래도 박 대표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올버스의 가장 큰 장점인 3년 동안 쌓아온 운영 능력 때문이다. 3년 동안 버스를 중개하면서 회사 내부에 쌓은 전세버스에 대한 노하우가 장점이다. 박 대표는 오히려 전세버스 산업 자체에 위기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전세버스는 통근버스 시장이 전체 시장의 70%를 차지하는데, 통근버스 시장은 회사 하나하나 영업적으로 해결해야하는 부분이 커서 진입이 어렵다. 그나마 있는 관광버스 시장도 주 이용 연령대가 높은 편이어서 시장에 침투하는 속도가 무척 느리다는 점이 약점인 것. 이러한 시장의 위기를 타개하는 쪽으로 박 대표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올버스가 지난 3년 간 이룬 성과도 크다. 지금까지 누적으로 신청된 견적 신청 건은 15만 건에 달하고, 버스 기사가 남겨준 견적 수는 135만건을 넘어섰다. 현재 180개 버스회사와 1800여명의 버스기사와 제휴돼 있어 국내 최대 규모다. 박해정 대표는 “단 한 번의 투자없이 자력으로 성장해서 손익분기점(BEP)을 넘고 이익을 내고 있다”면서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출했고, 버스기사와 버스 회사 사이에서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자랑거리라고 말했다.

올버스는 현재 180개 버스회사와 1800여명의 버스기사와 제휴돼 있다.
올버스는 현재 180개 버스회사와 1800여명의 버스기사와 제휴돼 있다.

그는 “보통 버스 견적신청을 하면 평균 7개 이상의 견적을 받아서 가격비교를 할 수 있다”면서 “7군데 버스회사에서 하나하나 전화해서 알아봐야 하는 걸 올버스를 통하면 30초 만에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버스는 박해정 대표의 두 번째 창업이다. 그가 창업한 계기는 다가 올 미래에 대한 확신 때문이었다.  2010년 대기업의 마케터로 일하던 그는 회사에서 전 직원에게 휴대폰을 스마트폰으로 교체해준 것이 계기였다. 당시 스마트폰을 사용해보고 모바일 시대가 올 것으로 생각하고 바로 다음 달에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을 했다. 이미 1개 서비스도 매각하고 두 번째 서비스가 올버스다.

박해정 대표는 창업을 준비중인 청춘들에게 조언할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심사숙고했다. 한가지만 조언해야 한다면 ‘시장을 잘 선택하라’고 얘기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올버스의 경우를 설명했다. 올버스는 투자를 받지 못했는데, 전세버스 시장이 투자를 받을 만큼 크게 성장할 수 있는 매력적인 시장이 아니라는 이유에서였다. 물론 올버스는 다행히도 이러한 투자 없이 손익분기점을 넘어 성장 가능성이 높다.

박 대표는 “초기 스타트업은 크게 성장할 수 있는 시장인지, 회사가 운영될 수만 있는 시장인지, 아니면 수익성이 나오기 어려운 시장인지 초기 반응을 알 수 있는데, 이 신호를 주목하라”고 강조했다.  박해정 대표는 “시장은 거대한 파도와 같아서 시작하는 스타트업이 맞서기에는 무리가 있다”면서 “시장이 반응하지 않는다면, 빠르게 다른 방법을 찾아보거나 다른 아이템을 찾는 것이 더 좋은 전략”이라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올버스 비전에 대해서 설명했다. 승객, 버스 회사, 버스 기사 등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것. 그것을 위해 그는 내부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면서 고객이 만족할 만한 운영정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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