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동부제철 매각이 난항을 겪고 있다. 매각 가격에서 KDB산업은행(산은) 등 채권단과 우선협상 대상자인 KG그룹간 차이가 큰 탓이다. 8일 현재 관련업계에서는 동부제철 매각이 이번에도 고배를 마시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앞서 산은 등 채권단은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을 매각 주간사로 선정, 동부제철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작업을 진행했다. 현재 동부제철 지분은 산은(39.17%), NH농협은행(14.9%), 한국수출입은행(13.58%) 등 채권단이 84.71%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동부제철 매각은 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경영권을 이전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산업은행 전경. 산은은 CS증권을 매각 주간사로 선정, 매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고정훈)
산업은행 전경. 산은은 CS증권을 매각 주간사로 선정, 매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고정훈)

우선협상대상자로는 KG그룹과 캑터스 프라이빗에쿼티(PE) 컨소시엄이 지난달 선정됐다. KG그룹은 올해 1월 채권단이 동부제철 매각을 다시 진행하자, 재무적투자자(FI)인 캑터스 PE와 함께 입찰에 참여했다.

그러나 동부제철 영업적자가 발목을 잡았다. 2017년 118억원이었던 적자가 2018년에는 656억원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2018년 매출액도 전년 대비 2% 감소한 2조5451억원을 기록했다.

이 여파로 동부제철은 올해 3월 연결재무제표와 개별재무제표 모두 감사 범위 제한으로 감사의견 한정을 받았다. 내부 회계관리제도 검토의견도 비적정이었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동부제철을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당시 감사인인 안진회계법인은 “현재 회사의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867억원 초과하고 부분자본잠식 상태에 있다”면서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할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함을 나타낸다”고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동부제철 매각은 지연되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몸값’도 떨어졌다. 한 업계관계자는 “현재 채권단과 KG그룹이 동부제철 매각금액을 두고 입장 차를 보이고 있다"며 "금액 차이는 약 1000억원으로, 이 부분 때문에 협상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귀띔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 동부제철 적자폭 때문에 인수하더라도 상당한 액수의 자금이 투입 될 수 밖에 없다"면서 "최악의 경우 KG그룹이 인수를 포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매각 주간사인 CS 측은 "현재 협상 중인 사안으로 공개할 내용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동부제철은 포스코와 현대제철, 세아제강, 동국제강에 이은 국내 철강업계 5위 업체다. 2014년 경영악화를 견디다 못해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었다. 다음해에는 재무구조 개선작업에 들어갔다.

2017년 채권단은 이란 카베스틸로의 당진 전기로 매각을 시도했다. 성사 직전까지 진행됐지만 대이란 제재 여파로 불발됐다.

이후 올해 초 채권단은 다시 매각 의사를 밝혔지만 인수 여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포스코, 현대제철 등은 인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동부제철 당진공장 (사진=동부제철 홈페이지)
동부제철 당진공장 (사진=동부제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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