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 인식 기반 디지털 비서가 우리 귀속을 파고 들고 있다. 최근 무선 이어폰은 단순히 소리를 전달하는 역할을 넘어 센서를 장착한 작은 컴퓨터로 변신 중이다. 귀속 작은 사물인터넷 장치가 되어 가고 있는 무선 이어폰의 변신을 앞장서 이끄는 곳은 애플이다.

애플 에어팟 2가 발표되었을 때만 해도 1세대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2세대 출시는 애플이 그리는 큰 그림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일반 사용자 눈에 시리를 바로 호출할 수 있는 기능이 별것 아닐 수 있지만, 비즈니스 모델 측면에서 보면 뭔가 시작할 판을 깐 것이다.

애플이 최근 서비스 비즈니스를 강화하고 있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특히 헬스케어 시장에 관심이 크다. 2세대를 통해 음성 인식 비서를 호출할 수 있게 만든 애플의 다음 행보는? 생체 신호를 감지할 수 있는 센서를 내장하는 것과 더 오랜 시간 착용할 수 있도록 배터리 가용 시간을 늘리는 것이다. 사실 에어팟 2 출시 전 생체 센서가 들어가고,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더해질 것이란 추측이 많았다.  루머가 나름대로 설득력 있었던 이유는 애플이 어떤 특허를 내고 있는지와 연관 지어 예상한 것이기 때문이다. 바이오 센서와 노이즈 캔슬링의 경우 애플은 관련 특허를 2017년 출원한 바 있다.

사람들의 예측처럼 애플이 에어팟을 어떻게 헬스케어를 위한 웨어러블 장치로 활용할지는 큰 그림이 다 나와 있다. 애플 워치라는 강력한 장치가 있지만 에어팟은 시계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독립적이며 동시에 보조적인 웨어러블 장치의 역할을 모두 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만 이런 방향으로 가는 것이 아니다. 구글도 2017년부터 픽셀 버드 이어폰으로 구글 어시스턴트를 이용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당시 주목받은 것은 실시간 번역이었지만, 구글의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고려하면 애플처럼 다양한 센서를 장착한 웨어러블 장치와 연결된 헬스케어 서비스를 내놓는 것은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그런 일이다.

올 초 열린 CES 2019에서도 음성 인식 기능과 센서가 내장된 개인용 무선 음향 기기가 화제를 모았다. 음양 기기 전문 기업인 보스는 바이오센서가 장착된 사운드스포츠 플러스를 선보였다. 보청기 기업인 스타키(Starkey)는 구글 어시스트와 아마존 알렉사를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소개했다. 스타키는 웨어러블 업체들이  바이오 센서 기반 차세대 제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돕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밸런셀(Valencell)이 제공하는 솔루션을 이용해 상용 제품을 개발했다. 밸런셀은 이번 CES 행사에서 당뇨, 심혈관 질환, 뇌졸중 등에 대한 생체 신호를 측정할 수 있는 장치를 공개했다.

그동안 헬스케어를 주제로 다양한 웨어러블 장치를 만드는 주체는 스타트업이었다. 시계, 주얼리, 의류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으로 만들어 온 스타트업들은 본격적인 시장 판 짜기 나선 공룡 기업들과 경쟁과 협력 그 중간 즈음의 스위트 스팟을 찾아야 할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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