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유다정 기자] 지난해 8월 문재인 대통령이 4차산업혁명시대 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데이터 산업을 키우겠다고 천명했다. 아직까지 뚜렷한 변화가 없는 상태서, 업계는 데이터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후속 조치 및 관련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인터넷기업협회는 30일 오전 삼성동 소재 인기협 엔스페이스에서 '개인정보 보호와 활용, 기로에 놓인 데이터 경제'라는 주제로 2019 굿인터넷클럽 3차 행사를 진행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앞서 시행된 유럽연합(EU)의 GDPR을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됐다. 

GDPR(일반 개인정보보호법)은 2018년 5월 25일부터 시행된 EU의 개인정보보호 법령으로, EU 기업의 규제 비용 경감 및 EU 내 전자상거래 활성화 촉진을 위해 제정됐다.

개인정보의 처리 원칙은 적법성, 공정성, 투명성의 원칙, 목적 제한의 원칙, 개인정보처리의 최소화, 정확성의 원칙, 보관기간 제한의 원칙, 무결성 및 기밀성, 책임성을 기본으로 한다. 다만 ①정보주체의 동의 ②정보주체와의 계약 이행이나 계약 체결을 위해 필요한 처리 ③법적 의무 이행을 위해 필요한 처리 ④정보주체 또는 다른 사람의 중대한 이익을 위해 필요한 처리 ⑤공익을 위한 임무의 수행 또는 기업에게 부여된 공적 권한의 행사를 위해 필요한 처리 ⑥기업 또는 제3자의 적법한 이익 추구 목적을 위해 필요한 처리 등 6가지 경우에는 개인정보를 적법하게 처리(수집·이용·제공 등)할 수 있다.

인터넷기업협회는 30일 오전 삼성동 소재 인기협 엔스페이스에서 '개인정보 보호와 활용, 기로에 놓인 데이터 경제'라는 주제로 2019 굿인터넷클럽 3차 행사를 진행했다. 왼쪽부터 사회를 맡은 이상직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와, 패널로 참석한 김민호 성균관대 교수(개인정보보호법학회 회장),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 이진규 네이버 이사, 류준우 보맵 대표
인터넷기업협회는 30일 오전 삼성동 소재 인기협 엔스페이스에서 '개인정보 보호와 활용, 기로에 놓인 데이터 경제'라는 주제로 2019 굿인터넷클럽 3차 행사를 진행했다. 왼쪽부터 사회를 맡은 이상직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와, 패널로 참석한 김민호 성균관대 교수(개인정보보호법학회 회장),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 이진규 네이버 이사, 류준우 보맵 대표

이진규 네이버 이사는 "규제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개인정보 보호가 절반이고, 나머지 절반은 자유로운 흐름 보장하고 개인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법적근거를 열어줬다"고 말했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월 데이터산업 육성을 약속했으나 산업 현장에서 별다른 변화는 없다", "현재 국회 상황을 봤을 때 낙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문 대통령 지시 이후) 후속 조치 및 관련법 개정을 촉구했다.

이진규 이사는 국내 강한 규제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 이사에 따르면 GDPR을 어길 시 매출액의 4%를 과징금을 내는 것은 다소 과장됐다. 그는 "프랑스에서도 구글 과징금으로 800억을 부과했는데, 이는 실제 매출의 0.05%에 불과하다"며 "유럽은 판단 기준이 명확하고 그에 따라 벌금을 조정할 수 있으나, 우리나라는 정액대로 3%를 매기기 때문에 처벌이 약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날 류준우 보맵 대표도 참석해 의견을 보탰다. 보맵은 인슈어테크(보험과 기술의 합성어) 스타트업이다. 보맵 앱을 실행하면 한 차례의 본인인증 과정만으로 가입한 보험 목록을 한번에 확인할 수 있으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 추천도 제공한다. 

류준우 대표는 "소비자들은 남들과 똑같은 보험을 들고 싶어하지 않는다. 본인이 필요한 상황에 맞게 맞춤형 상품을 가입하는 흐름"이라며 "사업 자체가 데이터 활용을 요구하고 있고 이는 소비자 이익 증진과 맞닿아 있다. 그리고 이는 결국 국가경쟁력에도 직접적으로 연결된다"고 역설했다.

특히 그는 정부서 추진하는 마이데이터사업을 언급했다. 류 대표는 "마이데이터사업은 보험사들이 가지고 있던 정보를 고객이 자기주도권을 갖게 하는 것"이라며 "혁신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기존 기관이 법 집행하는 슈퍼바이저였다면, 이제는 산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 어드바이저이자 서포터즈의 느낌으로 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민호 성균관대 교수 및 개인정보보호법학회 회장은 "인류가 경제활동을 시작할 때부터 데이터는 기반이 되어왔지만 지금은 데이터 양과 우리가 데이터에 의존하는 정도가 과거엔 상상도 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입을 뗐다. 그는  "2G시대까지만 해도 개인정보 피해는 사전 예방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아니"라며 "사후통제 사후구제로 논의 시각을 바꿔야할 때"라고 말했다. 

다만 정지연 사무총장은 "시민사회는 무조건적인 규제가 아니라 향후 개인정보 피해가 일어났을 때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자는 것"이라며 "소비자 입장에서 개인정보가 어떻게 활용되는지 아는 것은 중요하다. 개인정보 관련 신뢰회복이 중요한 지금 시점에서는 사업자가 자율규제를 강화하는 등의 방법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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