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애플과 퀄컴이 30조원에 달하는 소송전을 전격 취하하기로 결정하면서 애플은 퀄컴에 일회성으로 일정액의 로열티를 지급하기로 했다. 또한 애플과 퀄컴은 2년 연장 옵션이 달린 6년짜리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하기로 합의했는데, 이에 따라 결국 애플은 퀄컴의 칩셋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양사의 합의에 인텔은 곧바로 5G 모뎀 칩 개발포기 결정을 내렸는데, 작년부터 애플이 인텔 스마트폰 모뎀 칩 부문 인수를 추진해왔던 것으로 나중에 확인됐다.

28일(현지시간) 맥루머스 등 다수의 IT전문매체는 애플과 인텔이 지난해 여름부터 최근까지 수개월에 걸쳐 인텔의 스마트폰 모뎀 칩 사업 부문 인수를 협의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최근 애플이 퀄컴과 특허소송전을 전격 취하하면서 인수에 대한 협의는 없던 일이 됐다.

애플과 퀄컴은 지난 17일 법정 밖 화해를 통해 모뎀 칩 로열티 분쟁을 마무리하고 6년 간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몇 시간 뒤 인텔은 스마트폰용 5G 모뎀칩 사업에서 철수한다고 알렸다. 그러나 애플과 퀄컴의 합의가 먼저인지, 인텔의 5G 모뎀 칩 사업 포기가 먼저였는지는 그동안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지난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밥 스완 CEO는 “애플과 퀄컴의 합의 발표를 접하고 스마트폰용 5G 모뎀칩 사업의 수익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언급한 적 있다.

사진=씨넷
사진=씨넷

인텔이 5G 모뎀칩을 개발했던 이유는 애플이라는 고객사가 있게 때문이었는데, 결국 애플이 컬컴과 화해하면서 퀄컴의 모뎀 칩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됐고 사업을 유지할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인텔은 올해 출시될 애플의 아이폰에 여전히 LTE 모뎀칩을 공급할 전망이다. 또한 인텔은 스마트폰을 제외한 통신 장비나 기지국에 쓰이는 5G 모뎀 칩, 대용량 데이터를 처리할 제온 프로세서와 네트워크 장비도 여전히 생산 중이다. 

애플은 퀄컴과 특허분쟁을 계기로 독자 칩 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외신에 따르면 1000명~1200명의 엔지니어가 이 부품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애플은 퀄컴과 인텔의 RF(radio frequency, 무선 주파수) 기술자들을 최근 고용하기도 했다. 애플이 디자인한 모뎀칩은 TSMC나 삼성 같은 생산능력을 가진 회사가 제조해야 한다. 아이폰용으로 자체 설계된 5G 모뎀 칩은 이르면 2021년이 돼야 상용화 될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용 모뎀칩 개발은 다른 칩과 달리 제품 개발이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애플은 인텔 스마트폰 모뎀 사업인수를 적극 검토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2011년~2015년 동안 애플은 아이폰용 퀄컴 모뎀 칩만 사용해 왔다. 2016년과 2017년 퀄컴과 인텔은 모두 애플에 아이폰용 모뎀칩을 공급했다. 지난해 애플과 퀄컴이 서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최근 애플은 인텔의 제품만을 사용했었다. 퀄컴과 애플의 화해에 따라 애플은 퀄컴의 모뎀을 사용할 수 있게 됐는데, 퀄컴의 모뎀칩을 사용한 아이폰 5G 모델은 2020년에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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