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7월 9대 포스코 회장으로 취임한 최정우 회장은 1983년 입사한 이후 35년 동안 철강 현장과 관련한 직책을 맡은 경험이 없다. 최 회장이 ‘소통’에 능하고 혁신 역량과 글로벌 경영 역량 등 그룹이 요구하는 CEO 자질에 가장 부합했다는 것이 내부의 입장이나 포스코가 벌어들이는 이익의 80%가 철강 분야임을 감안할 때 그의 회장 선임은 매우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그래서인지 전 회장인 ‘권오준의 사람’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며 투명성과 공정성을 두고 논란도 많았다. 그런 그가 취임 초부터 ‘소통’과 ‘신뢰’를 강조하며 사회와 함께하는 포스코, ‘위드 포스코’를 표방하며 새로운 포스코의 길을 걸어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취임 이후 3개월 동안 일명 ‘러브레터’ 제도를 통해 사회 각계 각층 및 계열사를 포함한 임직원들로부터 3300여건의 의견을 받아 취임 100일을 맞이해 ‘100대 개혁 과제’를 발표하는 등 100년 기업의 초석을 다지기 위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쳤다. 이는 포스코 50년 역사 최초로 외부의 의견을 공개적으로 받으려는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 받기도 했다.

최정우 회장은 취임 후 소통과 신뢰를 강조하며 ‘위드 포스코’ 비전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미지 면에서는 각진 얼굴형과 숱이 많고 진한 헤어 컬러의 정갈한 가르마 때문에 보수적이고 권위적인 분위기가 느껴진다. 이는 80-90년대 정치인의 전형적인 모습과도 닮아있다. (사진=포스코)
최정우 회장은 취임 후 소통과 신뢰를 강조하며 ‘위드 포스코’ 비전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미지 면에서는 각진 얼굴형과 숱이 많고 진한 헤어 컬러의 정갈한 가르마 때문에 보수적이고 권위적인 분위기가 느껴진다. 이는 80-90년대 정치인의 전형적인 모습과도 닮아있다. (사진=포스코)

그러나 최 회장의 취임 이후 포스코는 신 사업과 실적은 안착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살인기업’, ‘비리백화점’ 등 부정적인 여론과 이미지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임 후 첫 주주총회가 열린 지난 3월 15일 참석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조조합원이라는 이유로 출입을 강제 차단했던 사건, 지난 해 근로자 사망사고 처리과정에서 경찰과 119구조센터를 압박해 은폐를 시도하고 이와 관련해 인턴에게 책임을 전가한 사건 등으로 인해 신뢰 기반의 소통경영 표방이 사실상 말과 행동이 다른 허상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리고 잇따라 발생된 부정적인 사건들과 안전관리 미흡 능력은 최 회장이 현장경험이 없기 때문이라는 다소 악의적인 여론을 만들었고 회장 자질론을 문제 삼는 목소리가 불거져 나오는 계기도 됐다. 

현장경험 부재를 보여주는 행동 언어를 보완해야

최 회장은 ‘기업시민’ 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임원 및 리더를 대상으로 전문가초청강연 ‘피움’(PIUM, POSCO Insight Forum)을 개최해 직접 강연자로 나와 ‘소통 시스템’을 활성화시키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100대 개혁과제’ 발표 현장과 협력사 방문 시에는 현장 직원들과 같은 작업복을 착용하는 등 현장경험 부재의 이미지와 CEO 자질론을 불식시키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장 리더십의 부족함을 보여주는 행동 언어가 여러 곳에서 보여지고 있다. 공식석상에서 입을 꽉 다물고 있는 모습이 많이 포착되기도 하고 대화를 주고받을 땐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 생각을 하는지 눈동자의 움직임이 오른쪽 위를 한껏 향하고 있는 등 답변의 타이밍이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최대한 정확한 답변을 해야겠다는 의도와 미래에 벌어질 일까지 미리 생각하고 답변을 하겠다는 비언어적인 표정이 읽혀져 현장 경험의 부족을 느끼게 한다. 

이처럼 최 회장이 ‘기업시민’과 ‘소통’을 강조하면서 하는 말과 임직원들이나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전달하는 행동 언어에는 차이(gap)가 있다. 입을 꽉 다문 모습에서는 다소 긴장한 듯 보이며 무엇인가를 숨기는 듯한 느낌도 드러난다. 신년사와 같은 대본이 정해진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는 깔끔하고 정돈된 듯 보이나 언론 인터뷰나 현장에서 나누는 대화 속에서는 사투리를 사용하며 말하는 중간에 ‘이렇게’, ‘이제’, ‘에-‘ 등의 말을 추임새처럼 넣고 있다. 이는 최 회장의 언어 습관으로 보인다.

디지털투데이와 사람과이미지 PI연구소가 자체 조사한 ‘언론 매체에 나타난 최정우 회장의 이미지 요소 분석’ 역시 이를 반영하듯 ‘못미더운’, ‘보수적인’, ‘섬세한’으로 나타났다. 

최정우 회장 이미지 요소 분석(출처=사람과이미지 PI연구소, 그래픽=디지털투데이 전예지)
최정우 회장 이미지 요소 분석(출처=사람과이미지 PI연구소, 그래픽=디지털투데이 전예지)

최 회장의 외적 이미지 요소는 각진 얼굴형과 숱이 많고 진한 헤어 컬러의 정갈한 가르마에서부터 보수적이고 권위적인 분위기가 느껴진다. 계산하는 듯한 느낌의 눈빛 위로 진한 눈썹과 굵은 눈썹 근육은 다소 차갑고 강한 인상을 나타낸다. 마치 80-90년대 정치인의 전형적인 모습과도 닮아있다. 흰색 셔츠와 푸른색 스트라이프가 들어간 넥타이 코디 역시 보수적인 분위기를 보여주는데 ‘소통’’을 강조하는 최 회장에게는 진한 푸른 색이 많이 들어간 외적 이미지 컬러는 별로 좋지 않다. 차갑고 강한 인상을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완만한 곡선 아치형의 눈썹 모양이 적절하며 만약 푸른색 계통의 넥타이를 선호한다면 밝은 계통의 푸른 색과 둥근 곡선이 들어간 무늬가 좋다. 

또 얼굴 크기에 비해 작은 입을 가지고 있어 입을 다물고 있을 때는 안정감을 줘 편안해 보이나 환하게 웃을 때 나타나는 얇은 입술은 호감 형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그리고 평소 얘기할 때 나타나는 흐릿한 입술 윤곽과 작은 입은 여유가 없고 긴장한 듯 보여진다. 

보수적이고 냉철하게 보이는 강한 외적 이미지 요소와는 대조적으로 최 회장의 내적 요소는 부드럽고 섬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섬세한 내적 성향과 어린 시절 어렵게 살아온 환경 때문인지 주변 의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일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연말,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사용하라는 메시지와 함께 5만원권 1장, 1만원권 4장과 1천원권 10장 모두 10만원을 동봉한 ‘사랑의 봉투’를 모든 직원에게 배포한 바 있는데 이렇듯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까지 챙기는 섬세함과 부드러움이 내적 요소로 나타난다.

회사와 CEO의 부정적 이미지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최정우식 현장 중심경영 이미지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제철소 현장을 수 차례 방문하여 현장 직원들을 격려하고 협력사 사무실 및 샤워실 등을 직접 점검하며 처우 개선을 지시하는 등 사소한 부분도 놓치지 않으려는 최 회장의 세심한 성격은 내부 직원들에게 호감을 주고 있다. 그러나 잇따른 사고와 각종 비리와 의혹들에 대해 세심하게 대응하지 못했던 점은 ‘소통’을 강조하는 최 회장의 말과는 맞지 않는 행동들이다. 작업복을 입고 공식석상에 나오는 일은 이제 진부하다. 따라서 기존과 다른 새로운 ‘현장경영자’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최정우 회장은 1983년 입사한 이후 35년 동안 철강 현장과 관련한 직책을 맡은 경험이 없다. 때문에 작업복을 입고 철강협회 취임식에 참석하는 등 현장경영의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사진=포스코)
최정우 회장은 1983년 입사한 이후 35년 동안 철강 현장과 관련한 직책을 맡은 경험이 없다. 때문에 작업복을 입고 철강협회 취임식에 참석하는 등 현장경영의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사진=포스코)

또한 국민들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각종 경제적, 정치적 의혹에 시달리는 포스코의 회장 이미지를 기억한다. 최 회장 역시 취임 이후부터 지금까지 기업의 부정적인 외적 이미지와 함께 CEO 개인의 리스크를 안고 있다. CEO의 이미지는 개인의 이미지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해당 기업과 조직에 대한 사회적 평판을 좌우한다. 그런 만큼 새로운 PI커뮤니케이션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 회장 본인이 갖고 있는 아이덴티티와 본인이 원하는 이미지 그리고 조직이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을 치밀히 조사한 다음 이를 바탕으로 개성 있고 차별적인 목표 이미지를 세워야 한다. 그리고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콘셉트를 수립하고 대중과의 원활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PI활동을 적극적으로 실행해야 한다. 보여주기 식 소통이 아닌 국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진심 어린 소통을 통해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그룹 수장의 이미지를 구축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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