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유다정 기자] 지나친 게임 이용으로 인해 일상 생활에 장애가 발생하는 '게임과몰입'의 원인이 학업스트레스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정의준 건국대 교수가 25일 넥슨개발자콘퍼런스(NDC)에서 한국의 청소년 2,000명을 대상으로 5년간 추적조사를 실시한 결과물을 발표했다.

조사는 2014년부터 2018년 당시 게임을 이용 중인 청소년 1,800명과 200명을 대상으로한 MRI결과를 바탕으로 했다. 교급 및 성별 균등 할당표집(초중고 각 660여명)했으며, 서울경기 지역 거주자 대상으로 했다. 부모 설문을 포함한 가구방문을 통한 구조화된 설문 면접도 진행했다.

정의준 건국대 교수가 25일 넥슨개발자콘퍼런스(NDC)에서 한국의 청소년 2,000명을 대상으로 5년간 추적조사를 실시한 결과물을 발표했다.
정의준 건국대 교수가 25일 넥슨개발자콘퍼런스(NDC)에서 한국의 청소년 2,000명을 대상으로 5년간 추적조사를 실시한 결과물을 발표했다.

CNN에 따르면 한국은 게임중독과 싸우기 위해 '셧다운제'를 실시하며, 9-12세 청소년의 14%가 중독자로 분류된다. PBS는 "중국은 300개 이상의 게임중독캠프를 운영한다. (게임중독은) 한국과 함께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됐다. 그러나 유럽에서는 큰 문제가 아니다"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국내보다 게임 시장 규모가 더 큰 북미 및 유럽과 달리 아시아 지역에서 게임중독 문제가 거론되는 것은 결국 사회문화적 배경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정의준 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게임과몰입은 게임 이용시간이 아닌 자기통제력의 부족과 상관관계가 깊다. 또, 자기통제력은 게임 이용시간이 많아서가 아니라 학업스트레스와 연관관계가 더 깊었다. 청소년기 자기통제는 학업 스트레스로 인해 약해지게 되는데, 이는 국내 및 아시아 지역에서 유난히 치열한 대학 입시로 인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매년 과몰입군의 50~60%는 1년후 특별한 조치 없이도 일반군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년간 과몰입군을 유지한 청소년은 11명(1.4%)에 불과했다. 결국 청소년기 게임과몰입은 병리적인 중독이 아니라, 일정 시기를 거쳐 자연스럽게 해소되는 것이다.

정의준 교수는 "스트레스에 취약할수록 그것을 이겨낼 방안을 찾게 되고, 중독적 행위에 취약하게 돼 게임과몰입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결론내렸다.

그러면서도 그는 "게임이 청소년들에게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았기 때문에 '게임' 과몰입 현상으로 나타나는 것일 뿐, 게임이 없어진다면 스마트폰, 유튜브 등 또 다른 것의 중독 증세로 발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즉, 게임이나 게임 이용시간 자체가 게임과몰입의 원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국제보건기구(WHO)에서 진행 중인 '게임이용 장애 질병코드화'도 언급됐다. WHO의 국제질병표준분류기준(ICD, 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Disease)에 게임장애(게임중독)가 질병으로 분류, 등재되는 것을 의미한다. WHO는 지난해 6월 국제질병분류 제11차 개정판에 게임장애를 질병 코드로 등재하기로 하고, 내달 WHO 총회에서 이 문제를 정식 논의하기로 결정했다. 보건복지부 또한 WHO 결정에 따라 국내법 개정에 나설 예정이다.

정의준 교수는 "WHO 또한 스스로 이야기하는 것이 '조금이라도 고통받는 사람에게 혜택을 줄 수 있다, 사람들의 관심을 환기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기준도 애매하고 근거가 될 만한 연구 결과도 없는 상태서 진행되고 있다"며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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