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하이트진로가 야심차게 내놓은 청정맥주 '테라(TERRA)'가 특허분쟁에 휘말렸다. 현재 하이트진로는 테라의 성공적인 시장안착을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따라서 특허 전쟁은 결과에 따라 아직 갈 길이 먼 테라에 악영향을 미칠 여지가 다분하다. 이에 하이트진로가 더 큰 시비에 휘말리기 전에 특허분쟁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테라가 현재 특허권 분쟁을 피하기 위해 물밑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테라는 하이트진로가 부진한 맥주 사업 변화를 위해 지난 3월 출시한 회심의 카드다. 지구를 뜻하는 테라는 호주 청정지역 골든트라이앵글에서 생산되는 맥아를 100% 사용하고, 발효 공정에서 자연발생하는 ‘리얼탄산’만을 강조한 제품이다. 병 디자인도 기존 하이트와 다른 초록색을 선택하고 어깨 부분에 토네이도 모양의 양음각 패턴을 적용해 라거 특유 청량감을 시각화했다.

테라가 특허분쟁에 휘말린 부분은 바로 맥주 어깨 부분에 있는 토네이도 모양이다. 특허청에 관련 정보를 문의해본 결과 테라와 유사한 디자인을 토대로 이미 2008년에 특허 신청한 발명품 확인이 가능했다.

특허청 발명품 설명에 따르면 “관련 발명은 용기에 관한 것으로, 수용된 액체 내용물이 병 목부의 배출구를 향해 회전되면서 배출이 유도될 수 있도록 병 몸체의 중앙을 기준으로 상부영역 중 일부 또는 전체가 내주면으로 볼록 형상을 갖고 나선형으로 감겨지는 복수의 가이드로 형성됨을 특징”으로 한다. 따라서 “복수의 가이드가 나선형으로 감겨짐에 따라 상기 병 몸체의 일부 형태가 외부에서 볼 때 물결 모양의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

지난 3월 출시한 하이트진로 테라, 빨간색 동그라미 부분은 특허 침해 논란이 불거진 부분으로, 토네이도 치는 생김새가 특징이다. (사진=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가 지난 3월 출시한 청정맥주 테라. 병 상단의 토네이도 치는 모양이 특징으로, 특허 침해 논란이 불거졌다. (사진=하이트진로)

이 특허는 나선형으로 감긴 라인의 숫자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즉 다양한 개수로 변형해 형성해도 특허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뜻이다. 또한 이 용기로 페트(PET)병, 금속병, 유리병을 포함하고 있다.

특허권자인 정 씨는 이미 한차례 ‘특허 침해 소동’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1년에 SAB밀러 사의 밀러 라이트(Miller Lite) 병 제품이 해당 특허와 유사한 디자인을 차용했기 때문이다. 당시 국내외 언론에서도 밀러 라이트 특허 침해에 대해 보도한 바 있다. 현재 밀러라이트 병 제품은 특허 침해를 인정하고 국내외 제품 판매를 중지한 상태다.

특허권자인 정 씨는 디지털투데이에 “해당 특허가 밀러와 분쟁이 벌어진 건 맞다. 현재 밀러측과 협의가 원만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이트진로 테라 특허 침해에 대해서는 “말씀 드릴 수 없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표했다.

문제는 해당 문제가 국내 맥주 시장 점유율 1위, 2위인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의 싸움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오비맥주의 자회사인 AB인베브는 지난 2015년 SAB밀러를 합병하며 주류시장 거대기업으로 거듭났다. 현재 주류업계에서는 오비맥주가 경쟁사 특허침해 의혹을 두고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을 정도다.  

이에 하이트진로측은 해당 사실에 대해 “특허 부분 침해 소지가 있다는 연락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면서 “다만 양측 입장 차가 있어 아직은 이야기를 나눠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008년 정 씨가 특허신청한 발명품, 상부영역 내주면으로 볼록형상을 갖고 나선형으로 감겨지는 디자인이 특징이다. (사진=특허청)
지난 2008년 정 씨가 특허신청한 발명품, 상부영역 내주면으로 볼록형상을 갖고 나선형으로 감겨지는 디자인이 특징이다. (사진=특허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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