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유다정 기자] 소상공인 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시행된 제로페이 서비스가 소비자에게 외면받고 있다. 제로페이 포인트 플랫폼 운영사업을 맡은 KT는 온누리상품권, 고향사랑상품권 및 재정 지출을 연계해 제로페이 활성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간편결제 서비스 '제로페이'는 지난해 11월 서울시를 시작으로 첫발을 뗐다. 결제 카운터에 비치된 ‘제로페이’ QR코드를 스마트폰 앱으로 인식, 계좌이체를 하는 방식이다. 

제로페이의 가장 큰 특징은 판매자가 부담하는 결제 수수료가 0%에 수렴한다는 점이다. 연매출 8억 원 이하의 소상공인의 경우 제로페이로 결제시 수수료가 0%다. 매출액 8억~12억 원의 경우 0.3%, 매출액 12억 원 초과 소상공인 0.5%의 수수료가 책정된다.

서울시내 전체 사업체 10곳 중 8곳인 66만 개가 소상공인 업체로, 카드 가맹업체(53만3천 개) 90% 이상이 연매출 8억 원 이하의 영세업체다. 프랜차이즈 업종의 경우 신용카드 수수료가 영업이익의 30~50%를 차지하는 경우도 있었던 만큼, 자영업자들의 실질적인 호주머니 사정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시는 기대했다. 

하지만 소비자는 40% 소득공제 혜택을 제외하곤 보상이 없는데다가, 소상공인 참여자도 저조해 활성화는 더딘 상태다.

서울시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제로페이 서울지역 가맹점은 12만1140곳이며, 올 1월 제로페이 결제는 8633건에 1억9949만 원 정도에 그쳤다. 

서영일 KT 블록체인센터장이 KT 지역화폐 플랫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서영일 KT 블록체인센터장이 KT 지역화폐 플랫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에 KT는 사용자들에 보다 혜택을 주는 방안을 기획 중이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정부·지자체가 발행하는 상품권을 제로페이에 적용하는 부분이다. 각각 연간 발행량 2조원에 달하는 온누리상품권과 고향사랑상품권 등이 그 대상이다. 

종이로 발행되는 이 상품권들이 간편결제를 통해 사용될 수 있다면 유통 및 현금화가 더욱 쉬워질 전망이다.

KT는 이미 지역화폐 플랫폼인 '착한페이'를 선보이고, 김포시 지역화폐 유통을 돕고 있다.

'착한페이'는 KT가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로, 블록체인의 분산 원장 기술 및 스마트 컨트랙트를 적용한다. 사용 지역, 업체, 기간 등의 조건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으며, 사용 이력 추적도 가능해 불법적인 현금화 문제도 원천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아울러 지류 발행 대비 30%의 운영비용 감소 효과로 재정 운영의 효율성도 확보했다.

KT는 4월부터 김포시에서 유통되는 110억원 규모의 김포페이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김포페이는 착한페이 앱을 통해 구동되며, 착한페이 버튼을 누르고, QR을 읽은 후 금액을 선택하는 3단계의 간단한 결제 프로세스를 적용했다. 가맹점주는 착한페이 앱을 통해 결제된 지역화폐를 즉시 원하는 계좌로 환전할 수 있다. 

KT는 착한페이 플랫폼을 바탕으로 제로페이 참여 결제 사업자들의 앱을 통해 온누리상품권 및 지역상품권 발행, 판매, 결제·정산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정부 재정 지출을 연계한 제로페이 사용 확대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서영일 KT 블록체인비즈센터장(상무)는 "아직까지 제로페이가 활성화되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면서 "참여자에게 혜택을 주기 위한 방안들을 기획,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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