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스티브 잡스가 그토록 일에 집착했던 이유는 하나였다. 오직 가능성. 그는 “내가 만든 제품이 사람들에게 어떤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는지가 가장 큰 관심사”라고 말했다. 그리고 가능성이 실현되는 순간을 우리는 혁신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우리 산업에는 여전히 혁신을 가로막는 요소가 너무나 많다. 데이터의 단절, 불필요한 커뮤니케이션, IT 시스템의 복잡성에 과다한 비용까지 엔터프라이즈에겐 혁신은커녕 생존 자체가 비즈니스다.

클라우드, 가능성을 열다

장애물의 해소. 클라우드가 단순히 인터넷 기업이 제공하는 IT서비스가 아닌, 산업 전체의 프로세스를 흔드는 패러다임으로 떠오른 이유다.

조성준 다쏘시스템 경영지원본부 마케팅 팀장은 클라우드가 대세가 된 이유에 대해 “기업은 제품을 얼마나 잘 만드는가가 중요하다”며, “클라우드는 자기 일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고 말했다.

일반적인 산업 프로세스에서 협력업체들은 서플라이어 포털(Supplier Portal)을 통해 작업 데이터를 공유한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일 이외의 것들이다. 작업 데이터의 업로드와 다운로드로 인한 단절,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과다한 커뮤니케이션. 

이런 일 이외의 복잡함은 구체적인 부품 별로까지 발생한다. 게다가 이후에는 취합까지 해야 한다. ‘최종’ ‘진짜 최종’ ‘파이널’ ‘진짜 진짜 최종’이라는 이름이 등장하는 이유다.

클라우드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한다. 엔터프라이즈로 하여금 혁신할 수 있도록 온전한 환경을 제공한다는 것.

조성준 팀장은 이를 ‘컨텍스트(Context)’의 발견, ‘3D 익스피리언스의 공유’라고 표현했다. 그동안 하나의 프로젝트 안에서도 분리됐던 작업 주체들이 클라우드를 통해 일의 경험을 장애물 없이 공유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쏘시스템의 솔루션으로 예를 들면, 우선 AWS의 IaaS 위에 PaaS인 ‘3D 익스피리언스’ 플랫폼을 구축한다. 이 플랫폼은 각 서플라이어를 연동시켜주는 SaaS 기반이 된다. 그리고 3D 설계, 데이터 관리, 전자기장 영향 측정, 공정 라인을 시뮬레이션하는 솔루션을 통해 작업 경험의 공유가 이뤄진다. 아무리 다른 작업이라도 클라우드라는 하나의 줄기 안에서 이어지게 된다.

(사진=tesla-industry)
클라우드로 구축된 산업 환경은 연동성의 기반이 된다.(사진=tesla-institute)

조성준 팀장은 “기업 입장에서 앱 단위가 아닌, 필요한 기능만 묶어낸 역할별 롤(role) 단위 사용도 가능하다”며, “엔터프라이즈는 클라우드를 통해 집중적이고도 유연한 인더스트리 환경을 구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클라우드 베이스는 자동으로 각 단계의 현황이 업데이트 되기 때문에 기업은 기능을 추가할 필요없는 OOTB(Out of the box, 즉시 사용할 수 있는) 환경도 구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각 주체가 일을 위한 일을 하지 않고도,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의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 클라우드의 힘이며, 혁신의 시작이다.

‘다른’ 인더스트리를 꿈꾼다

데이터의 디지털 연속성(Digital continuity) 또한 클라우드가 새로운 가능성인 이유 중 하나다.

클라우든 이전까지 데이터의 생명은 설계까지였다. 설령 제조와 물류 단계로 넘어가더라도 각 단계에서만 머무를 뿐, 전후 단계의 피드백은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제품의 발전도 더뎠다.

조성준 팀장은 “클라우드는 데이터가 제품의 개념 설계, 상세 설계, 제조, 시뮬레이션, 물류, AS에 이르기까지 연속성을 갖게 한다”며, “스마트 팩토리의 실현도 단순히 센서 부착 등 자동화가 아니라, 데이터의 활용에 달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해외 인더스트리 기업에서는 클라우드가 응용되고 있다. 

엘리베이터 기업 쉰들러 그룹은 전략적으로 클라우드를 도입했다. 쉰들러 내 제품 3D 모델링 등 설계 데이터, 프로젝트 관리, 서플라이 체인, 고객 서비스 지원 관리 등 모든 작업 처리가 클라우드에서 관리된다. 테슬라도 제조 공정에서 클라우드를 활용 중이다. 클라우드는 혁신은 물론, 새로운 산업 시대를 예고한다.

엘리베이터 기업 쉰들러는 모든 데이터를 클라우드를 통해 처리하고 서플라이어와 공유한다. (사진=thelowdown)
엘리베이터 기업 쉰들러는 모든 데이터를 클라우드를 통해 처리하고 서플라이어와 공유한다. (사진=thelowdown)

“인더스트리 르네상스 올 것”

지난 2007년 8월, 미국 대통령과학정책자문위원회(PCAST)는 권고를 통해 CPS 기술의 지원 프로그램을 채택했다. 향후 CPS가 IT측면으로도 중요할뿐더러, 미국의 안전과 경쟁력을 유지할 국방, 항공, 우주, 에너지 등의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는 이유였다.

CPS(Cyber-Physical System, 가상-물리 시스템) 기술이 의미하는 바는 명백하다. 가상 세계에서 가능한 일은 현실에서도 가능하다. 조성준 팀장은 “기술은 이미 실현됐다”며, “얼마나 빨리 도입할 것인가가 관건”이라고 강조한다. 

클라우드는 CPS을 실현시켜 산업 시대의 르네상스를 앞당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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