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그동안 TV홈쇼핑은 고정된 채널 안에서 정해진 편성시간 동안 방송을 통해 상품을 판매해왔다. TV홈쇼핑과 차별화를 위해 론칭했던 티커머스의 경우 사실상 기존의 TV홈쇼핑과 차이가 없었다. 그동안 진부했던 홈쇼핑 개념을 탈피해 새로운 모델을 SK스토아가 선보였다. SK스토아는 SK브로드밴드, SK플래닛과 협업해 진정한 티커머스 ‘SK스토아 ON(온)’를 론칭했다.

이를 쉽게 설명하면 TV 홈쇼핑 안에 인터넷(모바일) 홈쇼핑이 들어간 것이다. 구매자가 직접 선택하고 검색할 수 있는 것이 온라인 쇼핑의 장점인데 이를 TV 홈쇼핑에 도입했다고 보면 된다. 티커머스의 경우 TV 홈쇼핑과 다르게 실시간 생방송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구매자의 반응이나 피드백을 반영할 수 없다. 하지만 ICT(정보통신기술)를 더해 양방향성이 이뤄지면 단점이 장점으로 바뀐다. 방송 중인 상품 외에도 시청자가 상품 방송영상을 직접 골라보고 구매할 수 있으며, 주문하기 버튼 옆에 검색하기 버튼도 만들어 온라인 쇼핑몰처럼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TV에서 직접 검색해보고 구매할 수 있다.

다만, 새롭고 혁신적인 시도는 기존 TV 홈쇼핑 구매 고객에게 낯설게 다가올 수 있다. 홈쇼핑의 주 고객은 40대 이상 여성들이기 때문이다. SK스토아는 양방향 티커머스를 어떻게 시도하게 됐을까. SK스토아 TV 앱 및 모바일 TF(태스크포스)장 신양균 지원본부장을 최근 직접 만나 얘기를 들었다.

SK스토아는 철저한 서베이(조사)를 통해 시장과 고객의 니즈를 파악했다. 또한 최소한의 클릭으로 주문을 할 수 있게 해 누구나 양방향 티커머스에 적응할 수 있도록 했다. 신양균 본부장은 “사전조사를 약 한달 여 간의 임직원 · 고객 대상으로 나눠서 진행했다”며 “고객이 서비스를 인지하는데 시간이 걸리기는 했지만 사용을 시작하면 편하다고 생각했다. 단순히 리모컨으로 채널, 음량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메뉴바를 통해서 원하는 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는 것을 인식시켜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SK스토아가 ‘SK스토아 온’을 준비하면서 분석한 결과, 시청자의 대다수는 자신이 원하는 상품이나 방송 콘텐츠가 아닐 경우 30초 이내에 채널을 변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50% 시청자는 5초 만에 채널을 돌렸다. SK스토아는 고객이 티커머스에 머무르는 시간을 길게 유지할 수 있도록 진정한 양방향 티커머스 SK스토아 온을 출시한 것이다.

SK스토아 온은 지난 달 27일부터 방송을 시작했다. 이제 3주 정도 지난 시점이다. 내가 검색했던 상품, 젊은 층이 많이 사는 상품, 이런 것들을 맞춤형으로 추천을 해준다는 점이 강점이다. 지금 고객 맞춤형 상품 추천 방식은 AI 기술을 활용한 셋톱박스 기반이다. 또한 2030 등 젊은 층은 모바일에 익숙하기 때문에 (상품)이미지를 동영상으로 전환하는 작업도 하고 있다고 신 본부장은 강조했다. 즉, TV로 보는 화면 큰 앱이라고 볼 수 있는데 SK스토아 측은 모바일로도 할 수 있게 준비 중이다. 반응은 어떨까.

신양균 SK스토아 본부장 (사진=SK스토아)
신양균 SK스토아 본부장 (사진=SK스토아)

 

신 본부장은 “아직 모수가 좀 작아서 수치로 말하기는 조금 그렇다. 50만 Btv 스마트 셋톱박스에 먼저 적용해서 이제 데이터를 뽑기 시작했다. 확인한 것만 보면 데이터 영역 이용률의 수치는 계속 올라가고 있다”며 “데이터 영역 이용 비율이 이전보다 1.5배 정도 늘었다. 시작한지 2주 조금 넘었지만 무의미한 숫자는 아니다. 아직은 배포 단계이기 때문에 마케팅을 바로 시행하기가 힘든데 상반기 내에 KT 셋톱박스까지 배포되면 본격적으로 마케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중소 SO 제외하고 연내에 SK스토아 온을 모든 플랫폼에 런칭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SK스토아는 지난 17년 말에 SK브로드밴드와의 분사를 통해 탄생했다. 이때 이들의 가장 큰 고민은 티커머스를 하는 게 맞는 지 여부였다. 기존에 대기업 계열 등 많은 홈쇼핑 사업자가 있는데 후발 주자인 SK스토아가 경쟁할 수 있을 지 고민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이미 CJ나 GS 등 메이저 사업자들은 약 4조 이상의 취급액을 기록하고 있다.

신 본부장은 “어려운 시장경쟁 환경이지만, 결론은 우리가 할 수 있다로 정했다. 기술적인 부분에 자신이 있고 SK텔레콤이 가지고 있는 인프라, 이미 11번가를 운영하면서 고객에 대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며 “테크(기술) 기반, 데이터 기반의 방송을 하면 우리가 기존 사업자들보다 차별화해서 잘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SK스토아의 2021년 취급액 목표는 2조원이다. 이 목표가 성공한다면 다른 TV 홈쇼핑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는 “K쇼핑이 5년, 신세계TV 쇼핑이 (운영을) 3년 했는데 우리가 거의 따라잡았다. 우리가 17년 12월에 시작했는데 거의 격차가 없다”며 “티커머스의 경우 채널 확장을 통해 취급고가 올라가는 상황이다. 그러나 채널 확장만으로는 다들 한계에 온 것이 아닌가라는 고민들을 하는데 돌파구는 양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기술로 승부해서 색다르게 도전하려고 한다”고 언급했다.

신 본부장은 SK스토아의 양방향 티커머스 방식이 고객들에게 결코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리모컨으로 음량 높이고 채널 바꾸고 이런 단순한 것 외에는 잘 안하는 것이 현실이다. VOD(주문형 비디오)는 2006년 시작됐고 벌써 10년이 지났다. VOD가 익숙한 시청자들이 많아서 그들은 이미 리모컨으로 네비게이션을 많이 사용하셨기 때문에 우리 SK스토아 온 사용이 어렵지 않다고 본다”며 “고객들이 금방 익숙해질 거고 효과가 있을 것이다. 우리 채널에서는 다른 사업자들과 차별화된 양방향 서비스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객이 20조원 이상을 사는, 즉 취급액이 20조원이 넘는 업계는 많지 않다. 이것은 이미 상품에 있어서는 고객들의 품질 검증이 끝났다는 뜻이다. 홈쇼핑에서는 한 시간에 하나의 방송밖에 하지 못한다. 하지만 SK스토아는 새로운 기술을 통해 동영상 300개 이상의 상품판매 영상시청이 가능하다.

신 본부장은 “SK스토아 온이 성공한다고 하면 다른 티커머스들이 따라올 수 있는데 최소한 6개월에서 1년은 걸릴 것이다. 서비스 테스트도 다 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계열사인 SK플래닛의 핵심 기술을 기반으로 협력해서 빠르게 진행할 수 있었다”고 자신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양방향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 할 계획이다. AI(인공지능),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 등을 시범적으로 하고 있는 부분도 있다”며 “기술적으로 다 준비가 돼 있고 도입 시기를 고민하고 있다. 우리는 양방향성, 즉 티비 앱이라는 형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상품 차별화를 하려고 하는 것이고, 기존 사업자들이 못하는 부분이나 타 사업자가 못 따라오는 부분들도 적극적으로 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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