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로 달리는 '승차공유'지만, 국내는 꽉 막혀
미래로 달리는 '승차공유'지만, 국내는 꽉 막혀
  • 유다정 기자
  • 승인 2019.04.12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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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유다정 기자] 해외에선 차량공유 기업의 가치가 나날이 커가며 상승세다. 국내에선 스타트업은 물론 대기업조차 규제와 관성의 벽에 부딪혀 좌초되는 모양새다.

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의 앞글자를 딴 FANG은 IT산업을 이끄는 기업을 뜻했다. 요즘 시장의 눈은 FANG에서 PULPS로 쏠리고 있다. PULPS는 Pinterest(핀터레스트), Uber(우버), Lyft(리프트), Palantir(팔란티어), Slack(슬랙)로, 자산·서비스를 타인과 공유하거나 대여해주는 플랫폼 기업이다. 이들은 현재기업공개(IPO)를 준비하거나 상장이 임박한 상태다.  

이 중 우버와 리프트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운전사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차량공유 서비스 기업이다. 

2007년 대학 내 카풀 서비스 '짐라이드'로 출발한 리프트의 이용자는 2016년 660만명에서 2018년엔 1,860만명에 달한다. 운전자수도 110만명 이상으로 집계된다. 

리프트는 지난 3월 29일 미국 나스닥에 상장해 주당 72달러인 공모가 대비 8.7% 상승한 78.29달러로 장을 마감한 바 있다. 자동차 한 대도 소유하지 않은 리프트의 시가총액이 글로벌 렌터카 회사 허츠보다 23배 높으며 유나이티드항공사를 앞선 수준인 셈이다.

업계 선발주자 우버도 4월 중 뉴욕거래소에 상장 준비가 한창이다. 시장에서는 미국 3대 완성차 회사인 GM·포드·피아트크라이슬러 시가총액을 모두 합한 금액보다 우버의 기업가치가 더 높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을 정도다.

(이미지=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34조(유상운송의 금지 등) 갈무리)
(이미지=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34조(유상운송의 금지 등) 갈무리)

지지부진한 국내 관련 사업들...

국내선 카풀을 중심으로 택시업계와의 싸움이 계속되고 있으며, 관련 사업도 지지부진하다.

카풀은 방향이 비슷하거나 목적지가 같은 이용자들이 함께 이동할 수 있도록 운전자와 탑승자를 연결해주는 O2O 서비스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2월 카풀 스타트업 '럭시'를 인수하면서 카풀 사업에 뛰어들었다. 

국내 굴지의 기업 카카오의 참여로 불안감을 느낀 택시업계는 분신까지 불사한 반대를 표명했다. 결국 양 이해관계 당사자 및 당정이 모인 '택시·카풀 업계 상생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기구'가 출범했다. 지난 3월엔 출퇴근 시간(오전7시~9시, 오후6시~8시)에 허용하되, 토요일, 일요일, 공휴일은 제외하는 것을 골자로 한 합의안을 내놓기도 했다.

현재 카카오카풀은 무기한 중단된 상태로, "당초 예상했던 사업 구조와는 너무 달라져 내부적으로 고민이 계속되고 있다"고 카카오는 밝혔다.

중단된 카카오카풀 베타 서비스(왼쪽)와 무상으로 서비스 중인 풀러스(오른쪽)
중단된 카카오카풀 베타 서비스(왼쪽)와 무상으로 서비스 중인 풀러스(오른쪽)

카카오를 필두로 신사업 육성의 꿈을 꾸던 스타트업들도 다소 동력을 잃었다.

2016년 5월 출시된 '풀러스'는 서울시와 국토교통부의 규제로 경영난을 겪어, 지난해 6월 구조조정을 한 바 있다. 서영우 대표 체제로 새시작한 풀러스는 현재 '풀러스제로'를 통해무료 운송 서비스만 제공 중이다. 풀러스 제로는 연결비, 여정비 없이 0원으로 이동할 수 있는 무상카풀로, 라이더가 선택적으로 지급하는 팁 외에는 드라이버에게 돌아가는 금전적 보상이 없다. 

우버도 국내에선 실패의 쓴맛을 맛보고 콜택시 및 음식 배달로 전략을 바꿔 영업 중이다.

'한국판 우버'로 불렸던 차차크리에이션 또한 좌절한 바 있다. 차차 서비스는 고객이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렌터카 사용자를 호출, 대리운전의 방식으로 승차 서비스를 제공한다. 차차 또한 국토부의 규제로 서비스가 중단됐다. 타다가 지난해 8월, 11인승 승합차를 기반으로 대리기사를 고용한 서비스를 운영 중으로, 차차 또한 5월 서비스 재개를 준비 중이다.
 

김현미 장관이 지난 3월 웨이고 블루 출시 간담회에 참석해 응원과 규제 혁신을 약속했다.(이미지=타고솔루션즈)
김현미 장관이 지난 3월 웨이고 블루 출시 간담회에 참석해 응원과 규제 혁신을 약속했다.(이미지=타고솔루션즈)

업계 "국토부, 택시 업계 달래기 지나쳐... 신사업 탈 쓴 택시일 뿐"

다수 업계 관계자들은 국토부의 택시 달래기를 문제로 지적한다. 

지난 3월 20일, 택시운송가맹사업체 타고솔루션이 '웨이고 블루'라는 새로운 택시 브랜드를 선보였다. 택시 이용자들이 지적하던 승차거부를 차단하고 서비스 질 또한 높였으며, 택시 기사들의 숙원인 사납금 제도도 없앴다. 웨이고 블루는 카카오T 앱에서 3,000원의 수수료를 내고 호출할 수 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 또한 이날 출시 발표회에 참석해 "새로운 브랜드 택시의 모범으로 나가도록 기원한다"며 "국토부 또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다양한 교통서비스가 실현될 수 있도록 규제 혁신해나가겠다"고 응원을 보탰다.

이미 지난해, 카카오모빌리티는 우선 배차 시스템인 '스마트호출'을 선보였다. 택시기사가 호출을 수락하기 전까지는 목적지가 보이지 않아 승차거부가 불가능한 시스템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호출비 5,000원을 제시했으나, 택시업계의 반발로 서울시 및 국토부 조정을 통해 1,000원으로 내려 서비스 중이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국토부의 기조가 완화된 것이 아니라 결국은 택시 챙기기"라면서 "웨이고블루는 신사업의 탈을 쓴 택시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토부야말로 정부부처 중 가장 보수적인 곳일 것"이라며 "신사업을 배척하고 택시업계 달래기에만 매진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 또한 "카풀 및 승차공유 서비스는 자율주행 시대에서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인데도, 택시업계의 반대와 정부 비호에 막혀서 사업 시작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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