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대한민국이 세계최초 5G 상용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5G 상용화를 선언하기 위해서는 단말기(스마트폰) 출시, 네트워크 구축, 요금제 출시, 이용자 등 여러 요건이 갖춰져야 한다. 우리나라는 이 조건을 모두 갖춘 상태에서 지난 3일 밤 11시 5G 스마트폰 첫 개통을 시작했다.

5G 시대에는 IoT(Internet of Things, 사물인터넷)로 인해 더 많은 기기들이 연결되고 더 많은 데이터가 생성, 유통될 전망이다. 그래서 5G라는 이동통신 기술 방식이 가져올 변화가 통신 산업에 제한되지 않고 모든 산업 그리고 더 넓게는 사회 전반에 확대 적용된다. 그 중심에는 통신 인프라를 제공하는 이동통신 사업자가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3사가 5G의 주역이 되는 것이다. 5G 시대가 본격적으로 올 경우 세상이 갖게 될 변화와 이통사가 어떤 역할을 하게 될 지에 대해 살펴봤다. 이통사의 경우 5G를 통해 이동통신을 넘어 새로운 ICT 종합 기업으로 탈바꿈할 것으로 예상된다. 5G는 우리나라에게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다.

5G 등장과 New Value Chain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의 ‘5G가 만들 새로운 세상 보고서’에 따르면 5G 시대가 오면 기존 스마트폰 중심의 가치 사슬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 변화의 방향성과 의미를 찾아내려면 지금까지 있어 왔던 통신산업 가치사슬의 진화 과정을 단계별로 살펴봐야 한다. 그 출발점은 콘텐츠 유통이 제대로 시작된 TV 시대이다. 과거 TV 중심의 시대에는 배급-편성권을 가진 배급사 또는 방송국이 직접 콘텐츠 제작하거나 콘텐츠 유통에 대한 지배력을 가졌었다. 그리고 방송국은 일 대 다 형태의 단방향 네트워크에 대한 권한도 보유하고 있어 과거 TV 생태계의 주도권을 가져왔다.

그리고 피처폰 중심의 콘텐츠 유통 환경으로 진화되면서, 다 대 다 형태의 양방향이 가능한 저속·저용량의 네트워크가 콘텐츠-앱의 품질을 결정했다. 그래서 피처폰 시대에는 이동 통신사업자 중심의 생태계가 마련됐다. 저용량의 콘텐츠와 앱이 중심이었기에 이를 작동시킬 수 있는 미들웨어는 이동 통신사업자의 제품으로 각각 통신사별로 달랐었다.

현재 스마트폰 시대에서는 네트워크가 콘텐츠-앱의 품질을 결정하지 않고 오히려 OS(운영체제)가 콘텐츠-앱 그리고 하드웨어 기기의 성능까지 결정하고 있다. 그래서 OS 개발사가 스마트폰 생태계의 주도권을 가지고 있다. 네트워크 자체는 다:다 형태의 양방향 통신이 가능한 고속·고용량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5G 시대에서는 모든 기기와 클라우드가 5G 통신 기술 방식 하나로 연결될 수 있다. LTE 때까지는 스마트폰·노트북 등 기기들에 제한되었던 연결이 5G 단일 망으로 다양한 IoT 기기들이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양한 IoT 서비스들이 자동·자율적으로 동작되기 위해서는 관련 수많은 데이터와 이를 운용하는 알고리즘이 필요하다. 이러한 변화의 출발점은 데이터가 될 전망이다.

이미지=NIA의 ‘5G가 만들 새로운 세상 보고서’
이미지=NIA의 ‘5G가 만들 새로운 세상 보고서’

원 커넥티비티 (One Connectivity)

5G가 LTE의 단순한 기술적 진보라기 보다 혁신적인 기술인 이유는 IoT를 포함하기 때문이다. 그 배경에는 5G는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을 기반으로 논리적으로 망을 나눠 별도의 전용 IoT 망으로 구축 없이 사용할 수 있는 특징 때문이다. 그리고 반도체, 하드웨어, 서비스도 기존 서비스들과 다른 전용이 아닌 IoT를 포함한 개발, 구축, 운영이 된다는 점에서 5G는 하나의 연결성을 제공한다고 할 수 있다.

과거 2010년대 초중반에 IoT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시그폭스(Sigfox), 로라(LoRa) 등 IoT 전용망에 대한 논의와 구축이 진행됐다. 당시 IoT 전용망의 경우 저렴한 가격으로 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강점을 강조했었다. 하지만 IoT 전용망을 활용하기 위해 새로운 반도체, 이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전용 하드웨어 기기, 이를 위한 별도의 전용 서비스 등을 개발, 구축, 운영해야 하므로 TCO(Total Cost of Ownership) 관점에서 더 많은 비용이 들 수밖에 없는 제한성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인프라 망을 투자해야 하는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5G 표준이 구체화되면 될수록 IoT 전용망에 대한 관심을 더 적게 가질 수 밖에 없었으며, IoT 전용망은 사람들의 관심에서 점점 멀어져 가고 있다.

이미지=NIA의 ‘5G가 만들 새로운 세상
이미지=NIA의 ‘5G가 만들 새로운 세상 보고서’

이동통신사업자 다시 주역이 될 수 있는 이유

앞서 언급한 것처럼 5G 시대에서 하나의 망으로 목적과 특징에 맞는 다양한 기술 방식의 망을 통합 관리,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은 그 능력을 가지게 될 이동통신 사업자에게는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다양한 H/W(하드웨어)의 기능을 S/W(소프트웨어)화하여 스마트폰이라는 곳에 시켜준 OS 제공사가 스마트폰 시대에 지배적 플레이어였던 것처럼 다양한 망으로 파편화된 서비스를 한번에 통합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5G는 통신사업자들이 생태계의 새로운 지배자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5G를 통해 통신사업자는 다른 산업에 진입하고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글로벌 통신 장비 기업인 에릭슨에 따르면 통신사업자가 기존 사업 영역 대비 2배 이상 非 통신 서비스에서 매출을 얻을 수 있다. 통신사업자가 적극적으로 진입할 때 달성 가능한 부분으로 통신사업자의 의지와 전략에 따라 달성 가능한 새로운 기회이다. 이는 스마트폰 등장 전까지 가치 사슬에서 지배력을 가졌던 이동통신 사업자가 5G를 통해 그 지배력을 만회할 새로운 기회를 얻은 것을 의미한다.

이미 SK텔레콤의 경우 New ICT 기업을 표방하며 탈통신을 외치고 있다. 모든 것이 연결되는 5G 시대가 오면 SK텔레콤의 탈통신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의 경우 자율주행차에 가장 적극적인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KT나 LG유플러스도 마찬가지다. KT 역시 태양광에너지 등 미래에너지와 블록체인사업에 이미 진출한 상태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통사가 언제까지 MNO(이동통신) 요금으로 인한 수익에만 기댈 수는 없다”며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5G 시대가 오면 국내 이통사들도 다양한 사업과 전략을 찾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미지=NIA의 ‘5G가 만들 새로운 세상
이미지=NIA의 ‘5G가 만들 새로운 세상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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