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 블록체인의 등장 "블록체인은 포인트가 아니다"
유사 블록체인의 등장 "블록체인은 포인트가 아니다"
  • 석대건 기자
  • 승인 2019.03.29 0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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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코인, 이것은 가상화폐인가? 포인트인가?

[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가상화폐 광풍이 잠잠해지고, 블록체인의 활용성이 다시 주목받자 이를 활용하기 위해 여러 기관이 나서고 있다. 

그런 와중에 유사 블록체인도 등장하고 있다. 가상화폐를 ‘가상 포인트’로 보고 지급하는 형태다.

노원코인(NW), 이것은 가상화폐인가? 포인트인가?

지난 2018년 2월 도입된 노원화폐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최초의 지역화폐다. 노원코인은 스테이블 코인 관점에서 블록체인이 적용된 가상화폐라고 할 수 있다. 스테이블 코인은 ‘실물자산과 연동시켜 가격 안정성을 보장’하는 가상화폐를 말한다. 

대표적인 스테이블 코인 사례라면, IBM의 ‘월드와이어’가 있다. 월드와이어 네트워크 안에서 가입된 은행들은 외환 거래 시, 그 금액에 해당하는 스테이블 코인을 주고받아 외환 거래 중계 비용을 줄이고 송금 속도를 높인다. 월드와이어에는 전 세계 47개 통화, 72개국 은행이 속해 있다.

이 스테이블 코인을 노원코인과 비교해보면, 노원구청이 일정량의 노원코인(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하고, 우선 보유한 상태에서 주민이 지역 활동을 하면 그에 해당하는 노원코인을 구청이 제공한다.

 그리고 주민들은 가맹점이 결정하는 사용기준율에 따라 해당만큼 노원코인을 사용하고, 나머지 금액을 결제하면 된다. 노원코인의 사용 가능 범위는 5~40% 사이다. 교환 가치는 ‘1노원코인=1원’이다.

예를 들어, 10% 사용기준율을 가진 가맹점에서 1000원짜리 물품을 구입한다면, 100 노원코인을 내고 나머지 900원을 현금이나 카드로 결제할 수 있다.

노원구청에 따르면, 1시간 자원 봉사에 700노원코인, 물품 기증이나 기부를 하면 해당 물품가액의 10%를 노원코인으로 받는다. 품앗이와 같은 품을 도와줌으로써 노원코인을 취득 가능하다. 노원코인은 최대 5만원까지, 사용 유효기간은 3년이다. 

품앗이를 통해서도 노원코인이 지급되며, 주민은 이를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사진=지역화폐 노원 홈페이지)
품앗이를 통해서도 노원코인이 지급받을 수 있으며, 주민은 이를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사진=지역화폐 노원 홈페이지)

지역 가맹점은 노원코인을 사용해도 별도 이익은 없다. 노원구청 관계자는 “지역 가맹점도 노원코인 보유자와 똑같다”며, “가맹점 역시 노원코인을 활용해 다른 가맹점과 거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만약 시민이 A 가맹점에서 100 노원코인을 주고 우유를 구입했다면, A가맹점주는 또 다른 B가맹점에서 물품을 구입할 때 해당 코인을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일반 시민은 50,000 노원코인까지만 보유 가능하지만, 가맹점은 보유 제한이 없다.

노원구청 관계자는 “지역 상생과 홍보 차원에서 많은 가맹점이 참여해주셨다”고 덧붙였다.

블록체인 장점을 담지 못하는 ‘노원코인’

그러나 노원코인이 블록체인인지는 의문인 지점이 많다.

블록체인의 특징인 거래 투명성은 노원구청이 노원구청에게만 공개하는 수준이다. 프라이빗 블록체인 안 노드는 노원구청 뿐이기 때문이다.

노원구청의 노원코인 홍보 문구인 ‘거래 내역의 공개’는 일반 은행 앱에서 확인할 수 있는 사용 내역 확인과 다르지 않다. 블록체인의 강점인 탈중앙화를 통한 거래 투명성과는 거리가 있다.

이렇다 보니 노원코인이 위·변조 불가능 여부도 중요하지 않다. 노원코인은 위·변조가 불가능하겠지만, 노원코인에 해당하는 자원봉사 시간, 물품가액 등을 가능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자원봉사자가 시간 변조해 노원코인을 신청하더라고 블록체인 안에서는 알아낼 수 없는 것. 블록체인이지만 블록체인의 기능을 못하는 셈이다.

구청은 노원코인만을 확인할 수 있을 뿐, 해당 노원코인이 지역 주민이 지역 활동을 통해 받았는지, 임의 수취를 통해 얻었는지 알 수 없다. 

노원코인을 통해 가맹점에서 결제하는 모습 (사진=노원구청)
노원코인을 통해 가맹점에서 결제하는 모습 (사진=노원구청)

지역 가맹점의 보안도 문제다. 가상화폐는 해킹이 어렵지만, 가상화폐 거래소는 아니었다. 노원코인도 마찬가지. 노원구청 관계자는 “노원코인이 임의로 타인에게 옮겨갈 경우, 해당 노원코인을 파악해 유통을 금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원구청은 100억 원 상당의 노원 코인 채굴했으며, 그 중 약 1억 3천 원에 해당하는 노원 코인을 발행된 상태다. 

“정책 효과 사라지면, 블록체인 기술은 또 조롱 당할 것" 

공공기관의 입장에서 보면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한 방편으로 지역 화폐를 만들고, 동시에 지역 결합을 통해 공익성도 살리려는 묘수다. 또 지역 상품권으로 발행할 경우, 중간 과정에서 발생하게 되는 결제 인쇄, 증명 등의 부대 비용도 아낄 수 있다. 더불어 관리 투명성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오히려 정책 목적의 임의적 블록체인 적용이 정작 블록체인 기술 확산에는 악영향을 준다는 지적이 있다.

블록체인 기업 관계자는 “블록체인을 지역경제 활성화와 함께 사용하겠다는 노원코인의 긍정적인 취지는 이해한다”면서도, “블록체인을 기존 헛점 많은 시스템에 적용하면서 블록체인의 장점을 가진 것처럼 홍보하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자체는 정치에 좌우되는데, 다음 선거에서 당선된 지자체장이 노원코인 정책을 유지하지 않으면, 다시 '블록체인은 쓸모 없다’는 조롱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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