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공석에도 '혁신' 불붙이는 한화…이사회 중심 경영-사외이사 독립성 강화
회장 공석에도 '혁신' 불붙이는 한화…이사회 중심 경영-사외이사 독립성 강화
  • 고정훈 기자
  • 승인 2019.03.29 1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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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춘수 부회장 필두 4인 대표 체제로 재편
사외이사는 '非한화맨'으로…"독단 막아다"

[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한화그룹이 본격적인 경영 혁신에 나섰다. 금춘수 부회장을 필두로 한 4인 대표 체제로 경영진을 재편하는 가 하면, 임기가 만료된 사외이사를 모두 '비(非) 한화맨'인 외부 인사로 바꿨다. 현재 공석인 김승연 회장의 자리를 사외이사 독립성 강화와 이사회 중심 경영으로 메꾸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 지주사인 ㈜한화는 지난 27일 제 67기 주주총회(주총)를 열고 금춘수 부회장을 지원부문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금 부회장이 지원부문 대표에 오르면서 ㈜한화는 옥경석 화약방산부문 대표, 김연철 기계부문 대표, 이민석 무역부문 대표 등 4인 대표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금 부회장은 김승현 회장의 최측근으로, 그룹 2인자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2006년 한화그룹 초대 경영기획실장을 맡아 경영 기획과 인사, 재무, 커뮤니케이션 등을 다양한 업무를 총괄했다. 삼성그룹과의 방산·화학 빅딜, 한화큐셀과 한화솔라원 합병 등을 성사시킨 주역이기도 하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사진=한화그룹)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사진=한화그룹)

그런만큼 금 부회장이 김승연 회장의 공백을 메꾸는 역할을 할 것으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사업구조 재편과 경영 승계 작업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예측이 이어진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4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출범시킨 이후 8월에는 한화시스템과 한화S&C를 합병하는 등 지배구조 단순화에 힘을 쏟았다. 최근에는 금융 계열사도 변화를 예고했다. 

앞서 지난 25일 한화생명은 70기 정기 주총에서 여승주 대표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여 사장은 한화생명, 전략기획실장,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 등을 지낸 한화그룹 대표 금융전문가다. 2017년 한화생명으로 이동한 뒤 ㈜한화로 파견왔고, 경영기획실 금융팀장을 맡아 금융 계열사 전반을 관리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지난해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던 경영기획실이 해체된 후에도 계열사 전반을 관리하는 역할을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같은해 10월 한화생명 수장 자리에 올랐다. 

지난해 롯데카드 등이 시장에 나오자 인수 전담반을 꾸려 진두지휘한 인물도 여 사장이다. 현재 한화는 한화생명, 한화손해보험 등 총 6개의 금융사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카드 매각 본 입찰은 다음달 19일에 진행될 예정이다.

한화는 그동안 '사실상 거수기'라는 지적받았던 사외이사 관련 부문에서도 변화를 예고했다. 사외이사로 남일호 전 감사원 사무총장, 정홍용 전 국방과학연구소장, 박준선 18대 국회의원 등 3인을 선임했다. 기존 사외이사인 김용구 ㈜한화 사외이사(전 ㈜한화 대표)와 박석희 한화케미칼 사외이사(전 한화손해보험 대표), 양태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외이사(전 ㈜한화 무역부문 대표) 등은 이번 재선임 대상에서 제외했다.

사외이사는 회사 경영진에 속하지 않는 이사를 뜻한다. 대주주 또는 회사와 관련 없는 외부인사를 참가시켜 대주주의 독단경영과 전횡 등을 사전에 막자는 취지다. 따라서 그룹 내 요직을 맡은 경험이 있는 인물들이 사외이사로 선임될 때부터 논란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때문에 한화그룹은 지난해부터 그룹 출신 사외이사를 배제해 나가고 있다. 같은 해 5월에는 이사회 중심 경영 및 계열사 독립·책임경영 강화 방안 등을 담은 경영쇄신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사외이사 독립성 강화를 위해 그룹 출신 사외이사 임명을 줄이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또 개방형 사외이사 추천 제도를 도입, 사외이사 추천경로를 다양화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사외이사로만 구성된 내부거래위원회와 상생 경영위원회를 활성화는 등 사외이사의 역할 강화 내용도 포함됐다.

이런 배경에는 기업을 상대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국민연금이 있다. 최근 국민연금은 기존 소극적인 주주활동에서 벗어나 이사 선임 등 주요 안건에 대해 적극적인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그룹 출신 사외이사 후보에는 기본적으로 반대 입장"이라며 "한화의 이런 선택에는 국민연금도 어느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금융플라자, 한화는 롯데카드 본 입찰을 앞두고 있다 (사진=신민경)
한화금융플라자 전경.(사진=신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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