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 등 2개 계열사의 대표이사와 등기이사 직을 내려놓는다. 최근 불거진 '아시아나항공 회계사태'로 금융시장에 혼란을 초래한 데 대해 그룹 수장으로서 책임을 지겠다는 뜻이다.

금호아시나아그룹은 28일 "박 회장이 현 사태에 책임을 지고 그룹 경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며 "대주주로서 그동안 야기됐던 혼란에 대해 평소의 지론과 같이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 차원에서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퇴진에 앞서 지난 27일 저녁 KDB산업은행(산은) 이동걸 회장을 만나 아시아나항공의 금융시장 조기 신뢰 회복을 위해 협조를 요청했다. 이 자리에서 박 회장은 이동걸 회장에게 아시아나항공의 조기 경영 정상화를 위한 진정성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사진=금호아시아나그룹 홈페이지)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사진=금호아시아나그룹)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한정'을 받아 회사채를 상장 폐지시킬 위기에 몰린 바 있다. 650억원 규모의 영구채 2차 발행도 제동이 걸렸고, 회사채 상장 폐지로 인해 신용등급도 추락했다.

아시아나항공은 그동안 매출 채권을 기반으로 1조2000억원 규모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했는데 신용등급이 내려가면 ABS 미상환 잔액을 즉시 조기 상환해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그러다 지난 26일 재감사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의 감사의견이 '적정'으로 바뀌되면서 상장채권 폐지 사유가 해소됐고 매매도 즉시 재개됐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대주주를 포함해 어떤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아시아나항공의 조기 경영 정상화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회장의 전격 퇴진으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당분간 이원태 부회장을 중심으로, 비상 경영위원회 체제에서 운영된다. 또한 빠른 시일 내에 외부 인사를 그룹 회장으로 영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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