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결국 토스는 혼자 간다.

금융 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컨소시엄 참여 기업을 확정하고, 인터넷 전문은행 추진을 계속한다.

토스 컨소시엄의 참여 기업과 지분율은 ‘알토스벤처스’, ‘굿워터캐피탈’, ‘리빗캐피탈’가 각각 9%씩, 한국전자인증은 4%, 무신사스토어는 2%다. 나머지 67%는 토스 컨소시엄의 대주주인 비바리퍼블리카의 몫이다. 

신한금융의 컨소시엄 불참 이후, 현대해상과 함께 빠질 것으로 예상됐던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과 ‘직방은 MOU 체결 형태로 협업을 이어가기로 했다.

지난 25일 비바리퍼블리카는 컨소시엄 참여사를 확정하고 신한금융이 빠진, 토스 중심으로 인터넷 전문은행 인가 신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사진=비바리퍼블리카)

"은행으로서 장기적인 유지 모델 보이지 않아"

신한금융이 컨소시엄을 빠져나가면서 ‘혁신성’의 색은 더 짙어졌다. 그러나 ‘안정성’을 잃었다. 

금융기관 관계자는 “토스의 장기적인 수익 모델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은행의 수익은 기본적으로 예대 마진”인데, “은행 없는 현재의 토스는 은행으로서의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버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많을 것이라는 뜻이다.

금융 소외계층을 지원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나타냈다.

“우리나라 서민 금융 지원 구조라는 공적 구조로, 정부 공적자금을 통해 금융권이 가진 부실채권 등을 인수하는 방식”이라며, “부실 채권이 신용등급이 6등급 이하의 금융 소외계층이 빚”이라 설명했다.

이어 “토스가 서민 금융 지원 제도 밖에서 어떻게 금융 소외계층을 지원하겠다는 것인지 그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누가 금융소외계층인가?

토스는 ‘챌린저뱅크’를 표방하며 금융소외계층을 위한 은행이 되겠다고 밝혔다. 챌린저은행의 대표적인 예로 영국의 몬조(monzo) 은행이 있다.

아쉽게도 ‘몬조’ 은행이 추구했던 금융 소외 타파와 우리나라가 토스에게 바라는 ‘금융 소외’에는 다소 괴리가 있다. 

몬조 은행도 역시 스타트업으로 시작했지만 그들이 해결하고자 했던 금융의 주된 문제는 ‘기존 금융의 서비스’였다. 

영국 역시 디지털 금융이 확산되고 있었지만, 바클레이스 등 보수적인 금융권은 쉽게 바뀌지 않았다. 몬조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크라우드 펀딩으로 자본금을 모았고, 쉽게 이용 가능케 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몬조의 금융 취약계층은 ‘금융권에 접근할 수 없는 이들’인 것. 

몬조가 보여준 ‘챌린저뱅크’의 역할 우리나라에서 이미 달성된 상태다. 카카오뱅크, 케이뱅크는 물론, 기존 금융권에서도 디지털 확대 기조를 타고 간편 이체 서비스를 지원 중이다.

(사진=금융위원회)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1년 토론회에서의 최종구 금융위원장. 금융위원회는 2019년 정책 목표로 금융 취약계층의 금융 포용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사진=금융위원회)

나라 전체가 빚쟁이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금융취약계층은, 말 그대로 ‘돈’이 부족한 계층이다.

금융 당국이 인터넷 전문은행을 통해 중금리대출 시장을 확대하고자 하는 이유도 여기 있다. 신용등급 6등급 이하의 저신용자들이 제1금융권에서 대출이 되지 않으니, 고금리의 불법 대출 시장으로 빠지지 않게 인터넷 전문은행을 통해 막으려는 것. 

바로 ‘금융 포용성 확대’ 정책의 핵심과 닿아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8년 말 가계신용은 1534조 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8% 늘었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 보험, 상호금융, 대부업체 등에서 빌린 돈에 아직 갚지 않은 신용카드 값까지 고려한 총괄적인 가계부채 지표다. 통계청 기준 우리나라 가계를 1975만 2000가구로 고려했을 때, 가구당 부채는 7770만원이다. 이또한 전년 대비 4.6% 늘어난 수치다.

금융 당국으로서는 중금리 시장 확대를 통해 가계부채 증가를 최대한 막아야 한다.

금융업은 복볼복이 아니다...은행 인가 줬다가 '부실 여신' 전락하는 시나리오 무시 못 해

그렇기 때문에 은행 없는 토스의 미래는 더욱 어둡다.

금융업 관계자는 “물론 인건비 등 초기 비용이 없기 때문에 당분간은 유지될 것"이지만, "나중에는 빌려주고 못 받는 부실 여신의 길로 빠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의 몬조 은행 역시 2017년에 3310만 파운드(약 499억 원)의 운영 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게다가 이는 2016년 손실액보다 약 4배 늘어난 수치다. 아이러니하게 손실이 커진 이유는 사용자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많이 쓰면 쓸수록 손실이 커진 것이다.

장기전을 원하는 토스, 예선은 통과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핀테크 시장이 크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액은 2016년 11조 8000억 원에서 2017년 39조 9000억 원으로, 약 3.5배가 급증했다. 1일 평균 결제건수도 2016년 85만9000건, 2017년 212만4000건, 2018년 2·4분기에는 362만7000건으로 크게 늘었다.

기관 관계자는 "가능성이라면 시장 확장과 함께 함께 커가는 것"이라며, “토스가 인터넷 전문은행 인가를 받으려면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 확실한 모델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토스는 또 하나의 인터넷은행을 만드는 것이 아닌,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고, 변화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기존 산업을 전혀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해 장기적으로 금융 시장을 완전히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과연 토스는 장기전으로 갈 수 있을까? 예선에 오르지도 못할까? 

토스는 오는 3월 26~27일 인터넷 전문은행 예비 인가 신청서 접수 기간이 후인 28일 간담회를 열고 ‘토스 컨소시엄’의 구체적인 구성과 방향성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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