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지난 달 27일, 7만원대 이상의 5G 요금제로 정부에 인가 신청을 했지만 결국 반려당했던 SK텔레콤이 25일 다시 5G 요금제 인가를 다시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음 날인 2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관련 규정에 의해 이용약관심의자문위원회를 개최한 후 SK텔레콤이 신청한 요금제를 심사할 예정이다. 다음 달 5일, 5G 스마트폰 출시로 5G 상용화가 시작되기 때문에 그 이전까지는 정부가 이를 승인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SK텔레콤은 이전에 제출했던 7만원대 이상의 요금제에 5만원대 요금제를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SK텔레콤이 5만원대 요금제 추가로 타협한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3만원대 5G 요금제 출시는 어려울 전망이다.

2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이날 오전, 5G 요금제를 다시 구성해 정부에 인가를 신청했다. 다음 날인 26일 오전에 이용약관심의자문위원회의 심사가 예정돼 있는데, 정부와 SK텔레콤은 사전에 5G 요금제에 대한 합의를 어느 정도 이룬 상황으로 보인다. 과기정통부 통신이용제도과 관계자는 “SK텔레콤이 25일 오전 과기정통부에 5G 요금제 인가 신청을 했다. 조만간 이용약관심의자문위원회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통신 업계 관계자는 “인가 신청 다음 날인 26일 이용약관심의자문위원회가 열릴 예정”이라며 “이날은 화요일인데, 3월 초 이용약관심의자문위원회가 열린 날도 화요일이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달 SK텔레콤이 신청한 5G 요금제는 7만5000원의 가격에 150GB, 9만5000원에 200GB, 12만5000원에 300GB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수준이다. SK텔레콤은 과기정통부의 인가 반려를 받은 이후에도 3만원대~4만원대 5G 요금제 출시를 부정적으로 생각했다. 정부의 경우 원래 현재의 LTE 요금제와 비슷한 수준으로 5G 요금제가 출시되기를 원했다. LTE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SK텔레콤이 추가로 만든 5G 요금은 5만3000원의 가격에 5GB~8GB 정도를 제공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사진=SK텔레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사진=SK텔레콤)

LTE 초기 요금제, 당시 3G보다 데이터 더 제공...그런데 5G는 왜?

LTE 초기의 경우 당시 SK텔레콤의 3G 3만원대 요금제(올인원34)는 3만4000원에 음성 150분, 문자 200건, 데이터 100MB를 제공했다. 같은 가격의 SK텔레콤 LTE 34 요금제는 음성 120분, 문자 200건, 데이터 350MB를 이용자가 사용할 수 있었다. SK텔레콤의 3G 4만원대 요금제(올인원44)는 4만4000원에 음성 200분, 문자 250건, 데이터 500MB를 제공했다. SK텔레콤의 LTE 4만원대 요금제(LTE 42)는 4만2000원에 음성 180분, 문자 200건, 데이터 700MB를 제공한다. 다만 당시 5만원대 이상의 3G 요금제는 데이터 무제한을 제공했지만 LTE 초기 요금제는 그렇지 못했다.

이통사는 LTE 요금제로 3G 요금제와 비슷한 가격에 데이터를 더 많이 제공했지만, 대신 무제한 데이터는 서비스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G의 경우 SK텔레콤은 초기 7만원대 이상 고가 요금제로만 5G 요금제를 구성한 것이다. SK텔레콤과 달리 신고제 대상인 KT는 정부와 5G 요금제에 어느 정도 합의점을 찾은 상황이고, LG유플러스 역시 신고제 대상으로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두 이통사의 경우 5G 상용화 시점인 4월 5일 이전까지만 정부에 요금 신고를 하면 되고, 신고 즉시 바로 승인된다. SK텔레콤보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 특히 KT의 경우 지난 2015년 데이터 중심 요금제, 작년 보편 요금제에 준하는 3만원대 1GB LTE 요금제를 먼저 선보인만큼 파격적인 5G 저가 요금제를 선보일 가능성도 있다.

과기정통부 고위 관계자는 “최종 제출안을 봐야겠지만, 정부가 인가 심사를 할 때 선택약정할인(25%) 적용 등 전반적인 시장 상황을 고려한다”며 “정부가 중저가 구간 가격대를 정해 놓고 이통사에 강요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LTE 요금 인하 압박으로 수익 추구하는 이통사, 추후 5G 요금 인하 압박 우려

SK텔레콤 등 이통사들이 고가 요금제를 선호하는 이유는 바로 수익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이통사 요금기획팀 관계자는 “이통사들은 고객에 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만번의 시뮬레이션을 돌려 수익(영업이익)에 대한 최적치를 찾아낸다”며 “5G의 경우 네트워크에 대한 투자비가 많이 든 것도 있지만, 고가 요금제를 통해 이익을 최대한 얻기 위해 이렇게 구성한 것으로 본다. 정부의 LTE 요금제 인하 영향도 컸기 때문이다. 5G에 대한 프리미엄 이미지를 씌우는 전략도 있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다른 통신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은 자체적으로 무제한 요금제를 사용하는 사람들 중 2%만 5G로 갈아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며 “사실 5G 요금제의 경우 3만원대 요금제를 내놓는다고 하더라도 이용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을 텐데, 이를 내놓지 못할 이유도 없다. 나중에 5G 요금 역시, 인하 압박이 올 수 있기 때문에 고가 요금제를 먼저 내놓은 것으로 본다”고 해석했다.

SK텔레콤의 경우 5G 요금 역시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중저가 요금제를 앞으로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지난 달 인가를 신청하며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추후에 이뤄질 정부의 5G 요금 인하 압박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부는 5G 초기에도 다양한 니즈를 반영한 요금제가 반드시 출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과기정통부 통신이용제도과 관계자는 “정부의 경우 5G 요금제 역시 저가, 중저가, 중가, 고가, 무제한 등 다양한 요금제가 나오는 것이 소비자에게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2011년 당시 3G 요금제와 LTE 초기 요금제
2011년 당시 3G 요금제와 LTE 초기 요금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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