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양대규 기자] 4월 26일 글로벌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삼성전자 최초의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가 월 10만 대 이하로 생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월 300만 대 이상 생산되는 갤럭시S10의 1/30 수준에 불과하다. 

업계 전문가들은 갤럭시 폴드의 목표 생산량이 다른 모델들보다 현저히 낮은 이유에 대해, 폴더블폰이라는 새로운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과 폴더블 디스플레이 생산 기술의 한계를 이유로 들었다.

22일 모바일 업계와 일부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갤럭시 폴드와 관련된 관련 부품의 발주량이 월 10만 대에 불과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곧 실제 갤럭시 폴드의 생산량은 10만 대보다 낮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 폴드의) 생산량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아직 정식 출시되지 않았지만, 대중들의 주목을 많이 받는 제품이라 삼성전자에서도 관련 정보를 공개하는 것을 꺼리는 것으로 보인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 사장(사진=삼성전자)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 사장(사진=삼성전자)

하지만, 지난 2월 미국에서 열린 갤럭시 신제품 언팩 행사에 참여한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 사장의 발언을 보면, 갤럭시 폴드의 생산량을 일부 예측할 수 있다. 언팩 행사에서 고동진 사장은 “제품을 갈고 다듬고 제가 직접 써보니 100만 대는 분명히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100만 대 이상을 타겟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 전문가들도 고동진 사장이 목표로 한 100만 대를 올해 판매하려면, 월 생산량은 10만 대 안팎이 될 것이라 분석한다. 갤럭시 폴드의 출시일이 4월 말이기 때문에 올해 제품을 판매하는 기간은 약 9개월이다.

또한,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IHS마킷의 최근 보고서를 통해서도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 생산량을 10만 대 전후로 추정할 수 있다. IHS마킷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발표한 ‘폴더블 디스플레이 기술과 시장 보고서(Foldable Display Technology and Market report)’을 통해, 2019년 폴더블 AMOLED(Ative-Marix Oganic Lght-Emitting Diode) 패널 출하량을 150만 대로 전망했다. 올해 폴더블폰을 출시하는 업체는 삼성전자 외에도 화웨이, 오포, 레노버(모토로라) 등이 있다.

갤럭시 폴드, 생산량이 낮은 이유는? 불확실성과 디스플레이 생산량

그러면 갤럭시 폴드는 왜 이렇게 낮은 생산량을 보일까. 업계 전문가들은 먼저 불확실한 시장을 언급한다. 높은 가격과 한정된 소비자층, 부족한 애플리케이션으로 갤럭시 폴드의 시장성이 낮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갤럭시 폴드의 출고가는 미국 시장 1980달러(약 220만 원)이며, 국내는 그보다 높은 230~240만 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출고가가 높은 이유는 미국에서는 LTE 모델을 판매하지만, 국내에는 LTE보다 칩 가격이 더 높은 5G 모델만을 판매하기 때문이다. 

갤럭시 폴드(사진=삼성전자)
갤럭시 폴드(사진=삼성전자)

아직 폴더블폰 시장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고가의 제품을 구매하는 사람은 일부 얼리어댑터(Early Adopter) 밖에 없다. 특히, 넓은 화면을 이용해 게임과 동영상 등을 즐기는 주력소비자는 10~20대들인데, 이들은 구매력이 떨어지는 집단이다. 또한, 폴더블폰의 접히는 화면을 활용할 애플리케이션도 충분하지 않다.

업계 전문가들이 불확실한 시장성 다음으로 지적하는 것은 한정된 폴더블 디스플레이 생산량이다. 현재 전 세계에서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제대로 생산하는 업체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유일하다. 중국의 BOE도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준비하고 있으나, 아주 낮은 수율로 생산성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KB증권 김동원 연구원은 "BOE의 플렉서블 OLED 생산수율이 30% 수준"이라고 밝혔다. 김동원 연구원은 플렉서블 OLED 수율 80% 이상을 기록하는 삼성디스플레이가 화웨이의 폴더블 폰에 디스플레이 패널을 공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휘어진 상태의 플렉서블 OLED보다 접고 펴야하는 폴더블 디스플레이 패널의 생산 난이도는 더욱 높다.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폴더블 기술력을 가진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수준의 높은 생산수율을 달성하기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디스플레이 업계 전문가들은 2021년에는 1700만 대의 폴더블 디스플레이가 생산되며, 폴더블폰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IHS마킷은 폴더블 도입 3년째인 2021년 폴더블 AMOLED 패널은 전체 AMOLED 패널 출하량인 7억 3500만 개의 2.4%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2022년 이후에는 폴더블폰은 사용자 경험의 향상과 함께 성장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IHS마킷은 "지난해 중국 업체 로욜을 시작으로 삼성전자 등이 폴더블폰 출시를 발표했지만 아직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이들도 있다"며,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내구성을 결정하는 핵심 부품들의 신뢰성이 개선되면 이 시장은 더욱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