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양대규 기자] 올해 1, 2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Multi Layer Ceramic Condencer) 제품에 대한 수요가 대폭 줄며, 증권가에서는 삼성전기의 1분기 실적도 크게 떨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업계 전문가들은 1분기 삼성전기의 실적이 잠시 주춤하더라도, 2분기부터는 MLCC의 수요가 다시 회복될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호평을 받고 있는 갤럭시 S10의 실적 반영과 폴더블폰 등 새로운 모바일 기기의 출시 등이 그 이유다.

MLCC는 전자기기에서 전류의 흐름과 신호전달에 필요한 부품으로, 반도체와 전자회로가 있는 대부분 제품에 들어가 반도체와 함께 중요한 요소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기는 약 8조 원의 매출을 달성했으며, 그중에서 컴포턴트 부문에서 3조 5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삼성전기 컴포넌트 부문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MLCC다. 삼성전기 전체 매출에서 MLCC의 비중이 약 40% 가깝다는 것이다.

삼성전기는 일본의 무라타와 함께 전 세계 MLCC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해 34%를 점유한 무라타에 이어, 삼성전기가 24%로 점유율 2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특히 모바일, 전장, 네트워크 장비용 고신뢰성 MLCC는 삼성전기와 무라타가 양분한다.

2017년부터 지난해 중반까지 MLCC는 글로벌 시장에서 넘쳐나는 수요에 대응하지 못해, 공급부족(Shortage) 현상을 보였다. 이에 IT 제품들의 생산에도 일시적으로 차질을 빚기도 했다. 최신 전자제품에 MLCC는 적게는 20~30개에서 많게는 1000개 이상 들어가기 때문이다.

MLCC(사진=삼성전기)
MLCC(사진=삼성전기)

"중국 모바일용 MLCC 공급 감소로 실적 부진"

이런 공급부족은 2018년 하반기부터 해소되기 시작했다. 삼성전기는 오히려 2018년 4분기와 2019년 1분기에는 수요가 줄었다. 수요가 줄어든 가장 큰 이유로 전문가들은 중국의 모바일용 MLCC 공급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대신증권 박강호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갤럭시S10 출시로 카메라모듈과 PCB(HDI) 매출은 증가하나 중국으로 수출되는 모바일 MLCC 공급이 둔화했다”며, "고용량 MLCC의 비중이 확대되면서 평균공급단가(ASP)는 상승했으나 저용량 제품을 중심으로 재고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키움증권 김지산 연구원도 "삼성전기는 1분기 영업이익 2254억 원으로 시장 전망치를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며, "원인은 MLCC다. IT 범용품의 재고조정이 강도 높게 진행되고 있고 중국 수요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1분기에 삼성전기가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2분기에는 회복할 것으로 전망한다. MLCC가 공급되는 갤럭시 S10의 판매 증가세가 뚜렷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장기적으로 ▲기존보다 MLCC가 많이 필요한 ‘폴더블폰’과 ‘5G용 스마트폰’ 출시 ▲중국 톈진의 전장용 MLCC 공장 가동 ▲미중 무역전쟁 해소와 같은 긍정적인 이슈가 기대된다.

김지산 연구원은 "통상 2분기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부품 출하가 감소되는 시기지만 올해는 부품 출하 계획이 상향될 가능성이 높다"며, "MLCC는 재고조정이 일단락되고 IT 세트 신모델 효과가 더해지면서 업황 반등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사진=삼성전기)
(사진=삼성전기)

특히, 중국 톈진의 전장용 MLCC 공장이 가동되면, 삼성전기의 MLCC 포트폴리오가 다양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보통 스마트폰 한 대에는 MLCC는 평균 800개~1000개가 탑재되지만, 자동차 한 대에는 1만 개 이상의 MLCC가 탑재된다. 또한, 전장용 MLCC는 높은 성능을 요구하기 때문에 무라타와 삼성전기 외에 다른 업체들은 도전이 힘든 영역이다. 전장용 MLCC의 가격은 모바일용보다 약 3배 정도 비싸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톈진 공장 설립과 관련해, “2019년 말 완공 목표로 진행 중”이라며, “양산은 내년 상반기 중으로 목표로 진행한다. 한동안은 전장보다 모바일 비중이 더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앞으로 전장 쪽의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도 20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사업인 전장용 MLCC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사장은 “올해 세트 시장은 최근 몇 년간 이어온 저성장 기조가 예상되지만,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기술변곡점이 발생해, 관련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며, “삼성전기는 새로운 시장의 변곡점에서 한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주력사업은 사업의 주도권을 확보하고 고부가 중심으로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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