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외도' 이번엔 통할까…비철강에 '다시' 힘 싣는다
'포스코 외도' 이번엔 통할까…비철강에 '다시' 힘 싣는다
  • 고정훈 기자
  • 승인 2019.03.21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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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투자-사명 변경 단행…이차전지 소재 사업 확장
정준양-권오준 등 전임자 비철강 사업 줄줄이 실패에
"미래 사업에 대한 불안감 내재" 비판 목소리도 다수

[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포스코가 다시 비철강 부문 신사업 카드를 꺼내들었다. 포스코는 계열사 합병과 대규모 투자, 사명 변경 등을 통해 이차전지 사업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각오다. 그러나 이미 포스코는 비철강 부문 신사업이 뚜렷한 결과 없이 손해만 낸 전력이 있다. 이번 신사업에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 18일 주주총회에서 음극재 사업을 담당하던 포스코켐텍을 포스코케미칼로 사명을 변경했다. 또한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 시장으로 옮기는 안건도 의결했다. 안정적인 투자환경과 주주기반 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포스코 측의 설명이다.

이번 포스코의 결정은 이차전지 소재 등을 비롯한 화학소재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판단된다. 앞으로 다가올 전기자동차 시장을 적극적으로 대비하겠다는 뜻이다. 

사실 포스코는 이전부터 비철강 부문 신사업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야기해왔다. 지난해 11월 취임 100일을 맞은 최정우 회장은 포스코 100대 개혁과제 중 하나로 이차전지 사업을 꼽았다. 구체적으로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2030년까지 세계 점유율 20%, 매출액 17조원 규모의 사업으로 키우겠다는 포부도 함께 공개했다.

지난 18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포스코켐텍은 포스코케미칼로 사명을 바꿨다. 현재 홈페이지를 통해 바뀐 사명에 대해 적극적으로 일리고 있다. (사진=포스코케미칼 홈페이지)
지난 18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포스코켐텍은 포스코케미칼로 사명을 바꿨다. 현재 홈페이지를 통해 바뀐 사명에 대해 적극적으로 일리고 있다. (사진=포스코케미칼 홈페이지)

구체적인 행보가 뒤를 이었다. 지난달 이사회에서 포스코켐텍과 포스코ESM는 2191억원 규모 양극재 생산설비 증설을 결정했다. 전기차배터리에 들어가는 고용량 양극재 양산을 위해서다.

이어 포스코켐텍과 포스코ESM는 합병을 앞두고 있다. 합병 시기는 4월 1일로 알려졌다. 각각 음극재와 양극재를 담당하는 만큼 이번 합병은 전기차배터리를 생산에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포스코는 그룹 계열사마다 전기자동차와 관련 있는 소재를 생산할 여건을 갖췄다. 지난 1월 포스코가 전기자동차 전담팀을 신설한 이후, 각 계열사는 자동차에 들어가는 강판부터 전기차 충전소, 전기차 모터 등을 생산 할 수 있는 시설을 마련했다. 

최근에는 전기자동차 배터리용 핵심 부품을 생산하는 KCFT 인수를 검토하기도 했다. 결국 인수 추진은 무산됐지만, 포스코가 전기차 시장에 대비해 얼마나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는지 알려주는 사례로 남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비철강 부문에서 신성장동력을 찾는 이유는 글로벌 철강업계에 수요가 정체된 상황에서 찾을 수 있다"며 "당분간 포스코가 전기자동차 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울 강남 대치동 포스코 사옥 전경.
서울 강남 대치동 포스코 사옥 전경.(사진=고정훈 기자)

현재 금융권에서는 포스코에 투자 결정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다. 한화투자증권 김정현 연구원은 "전기차 시장이 매년 확대되고 있다"며 "양극재 시장 진입으로 기대감 상승"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반대로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그동안 포스코가 알루미늄, 마그네슘, 합성석탄가스 등 비철강 분야에 투자 했다가 손해를 본 일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포스코 정준양 전 회장 시절 유독 많은 손해가 발생했다. 정 전 회장은 비철강 부문을 키우겠다는 각오와 함께 각종 인수합병을 통해 외형을 늘렸다. 이에 2008년 104개였던 포스코의 국내외 계열사, 지분투자 법인은 2014년 325개까지 늘어났다.

무리한 투자는 곧 위기로 되돌아왔다. 정 전 회장은 산토스CMI 인수를 강행, 수백억원에 가까운 손실을 냈다. 다른 비철강 부문 사업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결국 정 전 회장은 무리한 투자를 강행했다는 이유 등으로 검찰에 조사를 받는 신세로 추락했다.

이후 취임한 권오준 전 회장은 혹독한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2018년 말 기준 계열사는 298개로 줄어 들었다. 한동안 암흑기를 보낸 포스코는 지난해 일회성 비용을 줄이겠다고 선언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이런 발표에도 불구하고 싸늘한 반응이이어지고 있다. 현재 일부 주주들과 금융업계 관계자는 비철강 부문 신사업이 또 실패하면 포스코의 부실이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심지어 항간에는 "정 전 회장 때 신사업 개척한다고 투자하다가, 권 전 회장 때 철강 본원 경쟁력을 회복한다며 다 팔아치우고 구조조정하더니, 이번에 다시 신사업 비중을 늘린다"는 볼멘 소리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켐텍은 에너지 소재 사업 분야에서는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주주들로서는 미래 사업에 대한 불안감이 내재돼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지난 1월 2일 포스코케미칼 민경준 사장 취임식이 열렸다. (사진=포스코케미칼 홈페이지)
지난 1월 2일 포스코케미칼 민경준 사장 취임식이 열렸다. (사진=포스코케미칼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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