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국내 주요 대기업의 관료 출신 사외이사 비중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상장 계열사가 있는 57개 대기업집단의 계열사(267개) 사외이사 이력을 전수 조사한 결과 총 857명 가운데 관료 출신이 321명(37.4%)이었다. 이는 1년 전 39.0%에 비해 1.6%p 낮아졌지만 여전히 전체 3분의 1을 훌쩍 넘어선 수치다.

관료 출신 중 전직 판·검사가 102명(31.8%)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세무 공무원 출신이 47명(14.6%), 청와대 28명(8.7%), 금융위·금융감독원 27명(8.4%), 공정위 25명(7.8%) 출신 등이 뒤를 이었다. 관료 출신에 다음으로는 학계 출신이 282명(32.8%)으로 두 번째로 높았다. 재계 출신도 154명(17.9%)에 달했다.

또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선임됐거나 선임될 신임 사외이사 후보 230명 중에서도 관료 출신 비중이 82명(35.7%)에 달해 가장 많았다. 이어 학계(74명·32.2%)와 재계(46명·20.0%) 출신 순이었다.

대기업집단 관료 출신 사외이사 현황 (자료=CEO스코어)
대기업집단 관료 출신 사외이사 현황 (자료=CEO스코어)

그룹별 관료 출신 비중은 영풍이 64.3%(9명)로 가장 높았고, DB 58.3%(7명), 두산 57.1%(12명), 신세계 56.5%(13명), 현대백화점 56.5%(13명), GS 52.6%(10명), 하림 52.4%(11명), 롯데 52.3%(23명), CJ 51.9%(14명), 유진 50.0%(5명), 현대중공업 50.0%(8명), 한진 50.0%(9명) 등도 사외이사 절반 이상을 관료 출신으로 꾸렸다.
 
대기업 집단 중에서 관료 출신 사외이사가 단 한 명도 없는 곳은 한국투자금융과 하이트진로, 한국타이어 등 세 곳이었다. KT&G·태광·아모레퍼시픽은 11.1%(1명)였고, LG 14.3%(6명), 한라 15.4%(2명), 농협 15.8%(3명), 한진중공업 16.7%(1명) 등도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사외이사 중에는 한 사람이 여러 요직을 맡는 일명 ‘회전문 인사’도 눈에 띈다. 이번 2019년 주총에서 신규 선임되는 사외이사 후보 중 전임자와 같은 관료 출신은 총 40명이었다. CJ그룹 계열에서만 총 6개 계열사(CJ, Cj ENM, CJ제일제당, CJ프레시웨이, CJ헬로)에 6명의 관료 출신 회전문 인사가 발견됐다. 신세계(신세계, 신세계I&C,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푸드, 이마트 등 5곳)와 두산(두산, 두산밥캣, 두산중공업, 오리콤 등 4곳)은 각 5명이었다.

이번 조사는 2019년 주총까지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는 조사에서 제외했으며, 주총 안건으로 올라간 신규 사외이사 후보는 포함했다. 사외이사 주주제안이 있는 기업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추천한 후보를 유효 인원에 포함시켰다.

신규 사외이사 출신 비중 (사진=CEO스코어)
신규 사외이사 출신 비중. (사진=CEO스코어)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