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박창선 기자] 인공위성으로 전 세계에 초고속 인터넷을 보급하겠다는 원대한 포부로 설립한 스타트업 원웹(OneWeb)이 최근 12억 5천만 달러 신규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로써 누적 투자금이 34억 달러로 늘어났다. 원웹은 소프트뱅크, 퀄컴, 블루 오리진, 버진 그룹, 에어버스, 코카콜라 등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기업들이 주요 투자자다. 최근에는 르완다 정부마저 투자 대열에 합류하는 등 인터넷 보급이 저조한 정부도 큰 관심을 두고 있다. 

원웹의 구상은 저궤도 인공위성을 쏘아 올려 전 세계를 대상으로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2012년 설립한 원웹에게 2019년은 원대한 꿈을 펼치는 원년이 될 전망이다. 원웹은 2019년 4분기에 투자자 중 하나인 에어버스와 공동 개발한 30개의 인공위성을 동시에 발할 계획이며, 2020년 상용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그리고 2021년까지 총 650개의 인공위성을 띄워 전 세계를 대상으로 서비스할 수 있는 커버리지를 확보할 계획이다. 

원웹에 따르면 글로벌 서비스를 위해 최소 600개 이상의 위성이 필요한데, 원웹은 월간 40대의 인공위성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웹웹은 인공위성 개발과 생산 능력을 강조하며 자사의 계획이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말한다. 매달 40개씩 만든 위성은 발사체 한 대에 최대 36개까지 실어 우주로 보낼 수 있다. 이 모두를 따져봤을 때 2021년 글로벌 커버리지 확보는 달성 가능한 목표다. 

원웹의 행보에 관심이 가는 이유는 단순히 유선으로 인터넷 기반을 갖추기 어려운 국가나 지역에 합리적인 비용으로 서비스를 하기 때문이 아니다. 원웹은 5G 통신의 혜택을 전 세계 모두가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한 솔루션도 함께 제공한다. 커넥티드 자동차, 스마트 시티 등 5G 시대를 상징하는 초연결을 기반으로 한 상용, 공공 서비스를 통신 기반을 잘 갖춘 나라뿐만 아니라 의지가 있는 모든 국가가 제공할 수 있도록 돕는 솔루션도 빼놓지 않고 준비했다. 

사실 원웹과 같은 이상을 제시한 곳은 한둘이 아니다. 가장 비슷한 그림을 그리는 곳은 알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 X다. 이 회사는 이미 2016년에 미국연방통신위원회(FCC)에 신청서를 제출하였고, 기가비트급 초고속 인터넷 네트워크 전 세계에 구축하기 위해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스페이스 X의 스타링크 프로젝트는 더 큰 규모로 인공위성 기반 통신망을 구축하는데, 총 1만 2천 대를 띄울 예정이다. 그리고 2018년 실험용 인공위성 2대를 팔콘9에 탑재해 발사하면서 원대한 계획의 시작을 알렸다. 

산과 바다 도시를 연결하는 거대 광케이블 인프라와 전국을 촘촘히 메우는 이동통신 기지국 없이 초고속 인터넷을 무선으로 제공한다? 유선 연결이 불가능한 지역까지 빠짐없이 초연결의 범위 안에 넣겠다는 아이디어는 꼭 인공위성같이 큰 비용이 드는 프로젝트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전 세계에 무료 인터넷을 공급하기 위해 시작한 구글의 룬(Loon) 프로젝트의 경우 열기구를 이용한다는 점만 다를 뿐 전 세계에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뜻은 같다. 2013년에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2017년부터 실행에 옮겨지고 있으며, 2019년 케냐에서 상용화될 예정이다. 열기구를 띄우는 것은 다르지만 성층권까지 올라가야 하는 것을 따져보면 저위도 인공위성을 통한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우주를 복잡하게 만드는 떠다니는 통신 장치인 것은 매한가지다. 

77억 전 세계인을 위한 저렴한 또는 무료 인터넷 서비스가 과연 성공할 것인가? 일각에서는 통신 인프라가 약한 저개발 국가를 위한 서비스라고 작게 보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나날이 올라가기만 하는 통신 요금에 대한 국민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한 알뜰한 대안을 찾는 선진국에서도 충분히 환영받을 서비스라고 본다. 어느 쪽이 맞는지 아직 알 수 없지만 누가 주도권을 쥘 것인지, 우주를 기반으로 사업을 펼치는 새로운 경쟁 상대를 맞이한 기존 통신사업자는 이들 도전자를 가벼이 볼지, 심각한 도전으로 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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