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양대규 기자] 구글 등에서는 이미 집적회로(IC)가 내장된 스마트 의류를 개발했다. 이에 최근에는 ‘섬유 자체에 회로를 형성하면 어떨까’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미국의 IT매체인 엔가젯에 따르면, 올해 인스타탄불 디자인 비엔날레(Instatanbul Design Biennial)에서 예술가이자 연구원인 아이린 포쉬(Irene Posch)와 디자이너 에브루 쿠르박(Ebru Kurbak)이 발표한 ‘엠브로이드 컴퓨터(The Embroidered Computer)’에서 이런 개념을 도입했다.

엠브로이드 컴퓨터는 금, 리넨, 헤마타이트, 나무, 은, 구리로 만든 8비트 전기기계 작동식 컴퓨터다. 이는 컴퓨터지만 장식용 직물의 기능도 가진다. 아이린 포쉬는 개인 웹사이트를 통해 "(이 작품은) 우리들을 둘러싼 현재의 디지털과 전자 기술의 출현뿐만 아니라 그것들과의 상호작용을 탐구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전시회에서 예술가들은 철로 된 실을 이용해 소리를 녹음하고 재생할 수 있는 장치도 선보였다.

엔가젯은 “엠브로이드 컴퓨터는 반도체가 나오기 전에 메인프레임에 사용된 것과 같은 뒤집을 수 있는(flappable) 계전기를 가지고 있다. 그것들이 거의 빠르지는 않지만, 여러분은 그것들이 작동하는데 훨씬 더 멋있어 보인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사진=엔가젯)
(사진=엔가젯)

주재료는 전도성이 높은 금이다. 금은 단순한 8비트 컴퓨터의 논리를 형성하기 위해 패턴으로 배열됐다. 제작자들은 "전통적으로는 순전히 장식적인 가치를 지닌 금의 패턴이 기능적으로 사용된다"며, "금은 블랙박스에 숨겨져 있는 핵심 디지털 루틴을 밖으로 드러낸다. 사용자들은 직물을 컴퓨터로 프로그래밍할 때 그 작품과 상호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원래는 뒤쪽에 숨겨진 회로의 아름다움을 전면으로 배치한 작품이다. 기술자에 의해 개발된 컴퓨터라기보다는, 고대의 방법을 이용한 장인들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상상하게 하는 작품이다.

이에 엔가젯은 작품에 대해, ‘아이러니한 반전(ironic inversion)’이라고 표현했다. 1804년에 발명된 펀치카드로 작동하는 조잡한 전자기계 컴퓨터를 사용해서 당시에 복잡한 패턴을 만들었다. 이 패턴은 이후 찰스 배비지(Charles Babbage)에게 최초의 범용 컴퓨터인 분석 엔진(Analytical Engine)을 만들도록 영감을 줬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