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페이스북 등 주요 SNS가 뉴질랜드에서 일어난 총격사건 동영상과 관련된 계정을 일제히 삭제했다.

뉴질랜드의 크라이스트처치 이슬람 사원에서 일어난 총격 용의자는 헬멧에 부착된 카메라로 페이스북 라이브 영상을 방송했다. 약 17분 분량의 동영상에는 용의자가 이슬람 사원으로 이동해 총을 꺼내 사원에 진입한 후, 난사하는 모습이 여과 없이 담겼다.

총격 전, 용의자는 자신의 트위터와 이미지 사이트 '8chan’에 이민을 반대하는 선언문을 게시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이슬람 사원을 공격하는 방송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뉴질랜드 경찰은 이번 총격 사건으로 인해 49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사건이 발생한 지 24시간 만에 페이스북에는 총격 사건 영상이 바이럴됐으며, 페이스북은 약 150만 개의 동영상을 삭제하고 120만 개에 달하는 계정을 차단했다고 밝혔다고 더버지는 지난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아 갈릭 페이스북 호주·뉴질랜드 지역 정책담당은 "뉴질랜드 경찰이 라이브 스트리밍이 진행된 직후 영상에 대해 알려왔고, 즉시 총격 용의자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계정과 관련 영상을 삭제했다"라고 말했다.

트위터도 "뉴질랜드 총격 또는 총격 관련 계정, 비디오 영상 등을 모두 제거했다”고 밝혔으며, 구글 역시 “유튜브도 폭력 콘텐츠에 대처하는 회사 정책에 따라 총격 영상에 대응하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페이스북 등 주요 SNS가 뉴질랜드에서 일어난 총격사건 동영상과 관련된 계정을 일제히 삭제했다. (사진=기즈모도)
페이스북 등 주요 SNS가 뉴질랜드에서 일어난 총격사건 동영상과 관련된 계정을 일제히 삭제했다고 밝혔다. (사진=기즈모도)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SNS가 늦장 대응했다고 비판했다.

반극단주의 프로젝트의 수석 고문인 루신다 크레이튼은 “페이스북 등 기술 기업이 공조를 토해 막고 있지만 콘텐츠가 빠르게 널리 퍼졌다”며, “이제 이런 영상이 다시 나타날 수 있게끔 허용해버린 셈”이라고 비판했다.

페이스북은 공격적이거나 불법적이거나 증오 관련 콘텐츠를 모니터링하고 제거하는 능력을 확대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용의자들은 플랫폼을 통해 자신들의 공격을 전파할 수 있는 환경이다.

이에 대해 마크 워너 미 상원의원도 "증오 콘텐츠가 페이스북에 생중계되고, 삭제 후에도 유튜브와 레딧 등을 통해 증폭되는 게 현실"이라며 "거대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얼마나 악용되고 있는지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총격 사건 이후 자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라이브 스트리밍에 대해 페이스북과 논의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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