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1500억원 규모 영구채를 발행한다. 지난해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 아시아나항공 입장에서는 '가뭄의 단비' 같은 소식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영구채 발행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과 더불어 올해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다. 

아시아나항공은 15일 30년 만기인 영구채 1500억원 중 850억원의 납입을 확정했다. 나머지 650억원은 이달말까지 추가모집을 통해 발행할 계획이다. 해당 채권은 발행 시점으로부터 2년 뒤 조기상황권(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최초 이자율은 8.5%다.

이번 영구채 발행은 새 회계기준에 따르기 위한 조치이다. 새 회계기준(IFRS16)을 적용하면 아시아나항공 부채비율은 기존 505%에서 1000%로 2배 가까이 상승한다. 새 회계기준은 금융리스와 운용리스 모두를 부채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보유 항공기 84대 중 51대(61%)가 운용리스에 포함된다.

사실 이런 부채비율에 대한 우려는 지난해부터 제기됐다. 이에 아시아나항공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다양한 자구책을 벌였다. CJ대한통운 보유지분, 금호사옥 등 비 핵심 자산을 매각해 2017년 대비 9000억원 수준의 차입금을 감축했다.

그러나 상황은 아시아나항공에게 결코 호의적이지 않았다. 지난해 3000억원을 9.5% 고금리로 외화채 발행을 시도했으나, 투자자 모집에는 실패했다. 결국 지난해 12월 금호아시아나 박삼구 회장은 보유 주식을 산업은행에 담보로 내건 후에 700억원을 조달할 수 있었다. 간신히 급한 불만 끈 셈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

 

올해 초 아시아나항공은 영구채 발행 외에도 추가적인 유동성 확보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또한 수익성 확대에도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구체적으로 올해 목표를 매출 10조 2500억원, 영업이익 5100억원으로 잡았다. 이는 지난해보다 영업이익을 81% 이상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영업이익 2814억원, 당기순이익 1301억원 실적을 올렸다.

현재 상황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유가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비용부담이 크게 줄었다. 여기에 미주와 유럽노선 등 장거리 노선 호조, 중국노선 회복세 등으로 항공수요도 장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자본확충과 함께 수익성 개선을 통해 회사 신용등급도 BBB- 를 BBB 이상으로 상향을 추진 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이번 영구채 발행으로 2018년 말 별도기준 대비 부채비율이 104.1%p 개선됐다”며 “올해 긍정적인 신호가 많아 앞으로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A350 항공기.(사진=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 A350 항공기.(사진=아시아나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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