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삼성전자, LG전자의 5G 스마트폰 3월 말 출시가 지연되면서 우리나라의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빨간불이 켜졌다. 가입자 기준 미국 내 1위 이통사인 버라이즌이 4월 11일 5G 스마트폰의 상용화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버라이즌은 4월 11일부터 시카고와 미니애폴리스 전 지역에서 스마트폰을 통한 5G를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버라이즌 가입자들은 5G 서비스 이용을 위해 한 달에 10달러(한화 약 1만1300원)만 추가로 지불하면 된다. 4월 11일 상용화 당시 지원되는 디바이스는 모토로라의 모토 Z3이다. 추후 버라이즌은 5G 스마트폰인 삼성 갤럭시S10 5G와 LG V50 씽큐를 지원할 예정이다.

버라이즌은 올해 30개 이상의 도시에 5G를 서비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5G 상용화 초기에는 시카고와 미니애폴리스의 선별된 지역에서만 이용 가능하다. 버라이즌은 추가 도시들에 대한 출시 계획을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MWC 2019 전시장에서 마련된 갤럭시S10 5G
MWC 2019 전시장에서 마련된 갤럭시S10 5G

한국, 5G 망구축 지연..."미국 5G 상용화는 온전하지 않다"

5G 상용화를 선언하기 위해서는 단말기(스마트폰) 출시, 네트워크 구축, 요금제 출시, 이용자 등 여러 요건이 갖춰져야 한다. 우리나라가 예정대로 3월 말 5G 스마트폰 서비스를 시작 못하는 이유는 단말기 출시가 미뤄지고 있어서다. 자사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와 모델을 5G 스마트폰에 사용하는 삼성전자는 '5G 망 구축이 예상보다 늦어져 테스트할 시간이 부족했다'는 의견이다. 통신 장비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월 초, 에릭슨과 노키아는 3월 말부터 5G 장비를 본격적으로 설치한다.

삼성전자가 만약 다음 달 9일이나 10일에 갤럭시S10 5G 모델을 출시할 경우 논란 없이 우리나라의 세계 최초 5G 상용화가 확실해 진다. 만약 11일 이후에 갤럭시S10 5G가 출시될 경우 미국과 5G 세계 최초 스마트폰 상용화에 대한 논란이 생길 전망이다. 이에 대해 통신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동글 연결을 통한 5G 스마트폰의 경우 진정한 5G 스마트폰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모토로라의 모토 Z3의 경우 LTE 폰으로 먼저 나왔고 이후 5G 역시 탈부착식 동글을 연결해야만 가능하다”며 “갤럭시S10 5G 모델이 출시되는 시점이 5G 스마트폰 상용화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빠진 5G 서비스 두고도 '한미 세계최초 언쟁'

미국 버라이즌의 경우  작년 10월 FWA(Fixed Wireless Access, 고정형 무선 액세스)를 통한 5G 서비스를 세계 최초 5G 서비스라고 주장한 적 있다. FWA는 5G는 맞지만, 이동통신의 핵심인 핸드 오버(이동통신 가입자가 이동 중에도 자유롭게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기지국과 기지국 사이에서 끊김 없이 서비스가 가능하게 하는 기술)가 지원되지 않는다.

전성배 과기정통부 기획조정실장은 “버라이즌은 유선 5위 사업자다. 유선 서비스를 위한 선을 깔려면 너무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이를 무선으로 한 것이 바로 FWA”라며 “FWA는 5G 스펙이기는 하지만 모빌리티(이동성)가 없어서 모바일이 아니다”라고 작년 말 기자 간담회에서 언급한 적 있다.

우리나라는 핸드오버 지원이 가능한 동글을 통해 지난 12월 1일 5G 이동통신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 역시 스마트폰이 아니기 때문에 진정한 5G 상용화는 아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시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지난 28일로 예정됐던 코리아 5G 데이 역시 이벤트를 진행할 지 여부 조차 결정되지 않았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이통사 고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10 5G 모델이 다음달 9일에 출시된다는 얘기가 나오긴 했지만 확정일은 아니다. 변동 가능성은 50%”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출시되지 않은 스마트폰(갤럭시S10 5G)의 경우 출시일이나, 상세 스펙 등에 대해서 말해 줄 수 없는 것이 회사의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