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유다정 기자] 택시·카풀 사회적 대타협기구가 내린 합의에 대해 카풀 업계가 유감을 표명하며 전면 무효화할 것을 요구했다.
7일 오후 택시4단체와 카카오모빌리티, 당정은 국회 정론관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어 합의문을 발표한 바 있다. 카풀은 현행법상의 본래 취지에 맞게 출퇴근 시간(오전7시~9시, 오후6시~8시)에 허용하되, 토요일, 일요일, 공휴일은 제외하는 것이 골자다.
현재 여객자동차 운수사업 제81조제1항에서는 출퇴근 때 승용자동차를 함께 타는 경우와 천재지변, 긴급 수송, 교육 목적을 위한 운행, 그 밖에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사유에 해당되는 경우는 카풀을 허용하고 있다. 이 중 '출퇴근 시간'을 명확하게 못박은 것이다.
합의문에는 ▲플랫폼 기술을 자가용이 아닌 택시와 결합 ▲올해 상반기 안으로 규제혁신형 플랫폼 택시 출시 ▲택시산업 규제 혁파 ▲택시노동자 근로시간에 부합하는 월급제 ▲초고령 운전자 개인택시 감차 방안 적극 추진 ▲친절한 서비스 정신을 준수 등의 내용도 담겼다.
카카오 카풀에 반대하는 택시기사의 분신 및 고소고발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막판에 이뤄진 극적인 합의였다. 다만 예상됐던 대로 대타협기구에 참가하지 않은 카풀 업체들의 반발로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14일 풀러스, 위모빌리티, 위츠모빌리티 3사는 공동 선언문을 내고 본 합의를 전면 무효화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먼저 카카오가 카풀 업계를 대표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3사는 "카카오는 사업 규모와 수익화에 있어 카풀 서비스만을 하는 회사가 아니므로 대타협기구가 이야기 하는 카풀업계의 합의 대리자로 부적합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것은 자가용을 포함한 장래에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새로운 운송수단을 도입하려는 스타트업 혁신 생태계의 싹을 자른 것"이라며 "현재 기득권으로 택시콜을 다 가지고 있는 카카오만 모빌리티 사업을 하라는 이야기이며 신규 사업자는 모빌리티 혁신에 도전하지 말라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카풀 업계는 "결과적으로 플랫폼 택시의 독점권과 카풀 사업의 자율경쟁 방어권까지 인정받은 셈으로 시장내 공정한 경쟁의 도리에서 어긋난, 신규 업체의 시장진입을 막는 대기업과 기득권끼리의 합의"이며 "카풀업계는 이번 합의를 인정할 수 없다. 다시 논의해주기를 요구한다"고 전했다.
다음은 풀러스, 위모빌리티, 위츠모빌리티 3사의 공동 선언문 전문
택시-카카오의 대타협기구에서 일어난 일방적 합의에 대해 카풀 스타트업, ㈜풀러스, 위모빌리티㈜, ㈜위츠모빌리티는 아래와 같이 공동으로 선언한다.
대타협기구는 카카오에게 향후 모든 모빌리티 사업을 밀어주는 결정을 내리고도 마치 더 나은 사회를 위한 타협을 이루어낸듯 명시하며, 합의의 성과를 미화하고 있다.
카카오는 사업 규모와 수익화에 있어 카풀 서비스만을 하는 회사가 아니므로 대타협기구가 이야기 하는 카풀업계의 합의 대리자로 부적합하다. 카카오는 합의와 관련 양보를 한 것처럼 보이나 결과적으로 플랫폼 택시의 독점권과 카풀 사업의 자율경쟁 방어권까지 인정받은 셈으로 시장내 공정한 경쟁의 도리에서 어긋난, 신규 업체의 시장진입을 막는 대기업과 기득권끼리의 합의가 되어버렸다.
모빌리티 혁신은 이제 막 시작되었으며, 앞으로 시민들이 택시를 탈지 에어드론을 탈지, 어떤 세상이 펼쳐질지 모른다. 그럼에도 지금 택시가 최대의 시장이기 때문에 택시와만 사업을 전개하라고 하는 말의 의미는 앞으로의 미래도 지금과 같아야 한다는 것인가. 이것은 자가용을 포함한 장래에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새로운 운송수단을 도입하려는 스타트업 혁신 생태계의 싹을 자른 것이다. 현재 기득권으로 택시콜을 다 가지고 있는 카카오만 모빌리티 사업을 하라는 이야기이며 신규 사업자는 모빌리티 혁신에 도전하지 말라는 의미이다.
훗날 이 합의는 사회 전 영역에서 혁신을 막고 스타트업의 자유로운 상상력을 실험하기 두렵게 만드는 대한민국 역사에 오점으로 남을 것이며, 제2벤처붐을 일으키겠다는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의 뜻에 정면으로 역행한다. 기득권만 이익을 보고 혁신을 받아들이지 못한 피해는 모든 국민과 사회가 나눠가질 것이므로 카풀업체 뿐만 아니라 모든 스타트업 생태계의 혁신 기업가들이 이를 거부함이 마땅하다.
무기를 더 갖고 있는 대기업이 사업에 유리한 것은 잘 알고 있다. 경쟁을 통한 실패는 새로운 도전과 창의력을 발휘하는 이정표로 삼을 수 있다. 그러나 기득권의 합의를 통해 공정한 기회를 뺏는 것은 이 시대에 맞지 않는 상황이며, 평등하게 주어진 자율경쟁을 통해서만 혁신 속도와 시장의 이익이 극대화되고 장래에 국민의 가장 큰 이동 편익을 추구할 수 있다.
카풀업계는 이번 합의를 인정할 수 없으며, 기득권만의 대타협 기구 협의를 전면 무효화하고 누구에게나 공정한 사업기회를 줄 수 있도록 다시 논의해주기를 요구한다.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
- 출퇴근 자가용 카풀 허용...택시-카풀 사회적 대타협 첫발
- "택시업계 소모적 고발 신경 안써" 풀러스, 무상카풀 서비스 선봬
- 타다, 준고급 택시 서비스 출시...이재웅 "택시 업계 반발은 오해에서 비롯"
- 택시 요금인상에 카풀앱 마케팅 강화...풀러스, 주간요금 동결 및 5% 크레딧백
- 서울 택시 요금 16일부터 인상...택시업계, "서비스 개선할 것"
- 카카오 카풀 시범 서비스 결국 '중단'...서비스 백지화 가능성도 열어놔
- IT, 틈새를 공략하는 손과 발이 되다
- 카카오 '카풀 이벤트' 취소...풀러스는 '무상카풀나눔' 진행
- '카카오카풀' 타보니 편하긴 한데...정식서비스 가능할까
- 카카오의 노란 전기 자전거, 그리고 게이미피케이션
- 카카오, 신형 쏘나타에 '카카오 i' 인공지능 탑재
- "승차거부 없는 친절한 택시 서비스" '웨이고 블루' 시범 서비스 시작
- 카카오 호출비 1000원 제한했던 국토부, '타고'에 3000원 허용한 이유
- 상승세 T맵 "카카오T 이용은 관성, 정확도 우세 자신"
- "값싼 가격에 안전문제도 해결"...규제로 자초됐던 '차차'의 재도전
- 미래로 달리는 '승차공유'지만, 국내는 꽉 막혀
- 카풀 좌초시킨 택시업계의 다음 타깃, '타다'는 계속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