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진통 끝에 결국 대우조선해양이 매각된다. 8일 KDB산업은행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조선업 빅2가 합쳐진 초대형 조선사가 탄생하게 됐다.

이번 본계약에는 현대중공업지주 권오갑 부회장, 현대중공업 가삼현 사장, 산업은행(산은) 이동걸 회장이 참석했다. 본계약 체결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조선합작법인(중간지주)과 현대중공업(사업법인)으로 물적분할하고, 산업은행은 보유중인 대우조선 지분 56%(5973만8211주)를 중간지주에 출자한다. 반대로 보통주 8000억원, 전환우선주 1조2500억원를 취득하게 된다.

이날 체결된 본 계약에는 지분 거래 외에도 현대중공업 및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실사 실시, 중대하고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되지 않는 한 거래 완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 경주, 기업결합 승인 이전까지는 현대 및 대우 양사의 독자 영업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위법한 행위 금지 등의 내용이 담겼다.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 (사진=산업은행 홈페이지)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 (사진=산업은행 홈페이지)

그동안 뜨거운 문제로 떠올랐던 고용안정에 대해서도 합의가 이뤄졌다. 산은과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의 현 경영체제를 유지하고, 근로자 고용안정을 약속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중공업 근로자와 동일한 조건의 고용을 보장해줄 방침이다.

또 협력업체와 부품업체의 기존 거래선을 유지하고 공동협의체를 꾸려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듣겠다고 밝혔다.

산은과 현대중공업은 정부와 학계, 산업계가 참여하는 한국조선산업 발전위원회를 구성한다는 계획도 수립했다. 이어 조선산업 생태계를 복원하는 방안도 중장기적으로 마련하기로 했다.

산은은 "대우조선해양 민영화를 위한 본계약이 체결된 만큼 노조, 지역 등 이해관계자와 밀접한 소통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할 계획"이라며 "거래가 끝날 때까지 대우조선해양 경영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하겠다"고 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조선산업의 성장과 발전을 주도해 온 현대중공업그룹의 사명감과 책임감에서 출발했다. 앞으로 모든 지원을 아끼지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산은 본점에서는 대우조선과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시위를 벌였다. 당초 대우조선과 현대중공업은 각각 청와대, 서울 계동 현대빌딩에서 시위를 계획했으나, 오후 목적지를 바꿔 산은 앞으로 집결했다.

이번 시위에는 대우조선 노조원 500명과 현대중공업 노조원 100명이 참석했다. 노조원이 산은 내부 진입을 시도해 경찰과 충돌이 일어나기도 했다.

산업은행 내부 진입 시도하는 대우조선해양 노조 (사진=디지털투데이)
산업은행 내부 진입 시도하는 대우조선해양 노조 (사진=디지털투데이)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