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유다정 기자] 지난 9월 펄어비스가 인수한 CCP게임즈는 '이브 온라인'으로 유명한 아이슬란드의 게임 개발사다. CCP게임즈는 올해까지 '이브 온라인'의 한글화 작업을 완료해 본격적으로 아시아 시장을 공략한다. '검은사막' IP(지식재산권)으로 PC, 모바일, 콘솔까지 확장한 펄어비스는 올해 IP 다변화 및 글로벌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7일 펄어비스는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슈피겐홀에서 미디어 행사를 열고, CCP에 대한 소개와 인수 과정에서의 에피소드, 앞으로의 계획등을 발표했다. 현장에는 정경인 펄어비스 대표 함영철 펄어비스 전략기획실 실장, 힐마르 베이거 페터슨(Hilmar Veigar Pétursson) CCP 대표 등이 참석했다.

왼쪽부터 정경인 펄어비스 대표, 힐마르 베이거 페터슨(Hilmar Veigar Pétursson) CCP 대표, 함영철 펄어비스 전략기획실 실장
왼쪽부터 정경인 펄어비스 대표, 힐마르 베이거 페터슨(Hilmar Veigar Pétursson) CCP 대표, 함영철 펄어비스 전략기획실 실장

CCP게임즈가 2003년 공개한 SF MMORPG ‘이브 온라인(EVE Online)’은 누적 가입자 약 4000만 명을 보유한 글로벌 흥행 게임이다. CCP게임즈는 16년 동안 게임을 서비스해오면서 '커뮤니티'를 강조한다. 

CCP게임즈는 이브 온라인을 하나의 도시로, 플레이어들은 그 도시의 시민으로 생각한다. '친구를 만들 수 있는 게임', 실제로 게임에서 만나 결혼한 커플의 주례를 서기도 했다는 것이 힐마르 대표의 설명이다. 아울러 CCP게임즈가 있는 아이슬란드에서는 매년 이브 이용자 축제인 ‘팬패스트‘ 행사가 열린다. 레이캬비크(수도) 인구는 10만명 정도지만 ‘이브 팬패스트’를 진행하면 인구의 2%가 증가되기도 한다. 해외에서 2000명이 방문하기 때문이다. 2016년 당시 그림손 아이슬란드 대통령이 참석하기도 했다.

국내서도 인지도가 있는 CCP게임즈를, 지난해 9월 펄어비스가 인수하며 화제를 모았다. 인수자금은 2,524억 원이었으며, 정경인 대표가 밝힌 바에 따르면 향후 CCP의 성과에 따라 4500억원까지 지급될 수 있다. 

힐마르 대표는 "2016년 검은사막의 광고를 보고 바로 홈페이지에 접속해 게임을 찾아봤었다. 실제 게임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할 정도였다"며 "그래픽 퀄리티나 전투시스템 등 게임의 깊이가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펄어비스와의 첫만남을 떠올렸다. 그리고 2017년 정경인 대표와 전화 통화를 나눴으며, 2018년부터는 직접 교류하며 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는 "한국게이머들이 즐기는 것은 5년 후 서구에서도 유행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게임산업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늘 한국 기업과 튼튼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싶어했는데, 같은 MMORPG 장르를 개발하는 펄어비스의 열정을 확인하고 협업하기로 했다는 전언이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의 엑스박스 원 버전(Black Desert for Xbox One)을 현지 시각(PST ; Pacific Standard Times, 태평양표준시) 3월 4일 북미·유럽에 정식 출시한 바 있다.(이미지=펄어비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의 엑스박스 원 버전(Black Desert for Xbox One)을 현지 시각(PST ; Pacific Standard Times, 태평양표준시) 3월 4일 북미·유럽에 정식 출시한 바 있다.(이미지=펄어비스)

펄어비스의 유일무이 IP는 2014년 출시된 검은사막이다. 지난해 모바일 버전이 출시돼 호응을 얻었으며, X박스(엑스박스) 버전 또한 출시됐다. 양사는 서로가 부족한 부분을 채우며 시너지를 내겠다는 포부다. 

정경인 대표는 "CCP게임즈는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글로벌 서비스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반대로 펄어비스는 CCP게임즈가 다소 약했던 아시아 시장에서 보탬이 될 수 있다. 펄어비스가 먼저 개척한 모바일 플랫폼에서도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양사는 각종 워크샵을 진행하고 사내 메신저를 같이 쓰며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다. 비행시간만 18시간이 걸리지만, 지난 1년간 힐마르 대표는 서울을 7번이나 다녀가기도 했다.

힐마르 대표는 "서울에 올 때마다 새로운 걸 배우고, 영감을 얻어서 간다"며 "펄어비스와의 파트너십으로 이브 온라인이 영원히 존재할 수 있는 비결을 발견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CCP게임즈에선 PC 콘솔 게임 '이브 노바(NOVA)'와 모바일 SF 전략 게임 '이브 워 오브 어센션'(올해 출시 목표)을 개발 중이다. 이와 함께 넷이즈와 IP라이선스 사업을 체결, 넷이즈에서 '이브 온라인' IP로 SF 배경의 모바일 MMO게임으로 '이브 에코즈'를 개발 중이다. 아울러 넷이즈를 통해 중국에서 '이브 온라인'이 재출시될 예정이다. 

또한 '이브 온라인' 한글화 버전을 연말에 출시할 계획이다. 한글화 버전은 글로벌 빌드에 적용돼, 한글화 버전으로 전세계 유저들과 대전할 수 있다. 

한편 이날 펄어비스의 신작 ‘프로젝트 v’의 신규 컨셉 아트도 깜짝 공개됐다. ‘프로젝트V’는 모바일 플랫폼으로 출시될 캐주얼 MMORPG 게임이다. 펄어비스는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프로젝트K’ 또한 PC 및 콘솔 플랫폼으로 MMO와 FPS & AOS 장르가 합쳐진 게임으로 개발 중에 있다. 올해 펄어비스는 장르 다변화로 원게임 리스크에서 탈피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펄어비스는 9년 전 개발해 업데이트를 계속하고 있는 '검은사막 엔진'을 기반으로 "조금 더 글로벌하게, 놀랄만한 퀄리티 보여주고자 차세대 엔진을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펄어비스 신작 프로젝트 v 컨셉 원화 포스터(이미지=펄어비스)
펄어비스 신작 프로젝트 v 컨셉 원화 포스터(이미지=펄어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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