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30대 그룹 등기임원 가운데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1.3%에 불과했다. 30대 그룹 중 여성 등기임원을 둔 곳은 11개 그룹이며, 이 가운데 사외이사를 제외하면 삼성과 현대자동차, SK, 미래에셋, 포스코 등 5곳만 남는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세계 여성의 날(3월8일)'을 맞아 '국내 30대 그룹 내 여성 등기임원 비중' 조사 결과를 6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국내 30대 그룹 256개 계열사에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린 1654명 모두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그 결과 여성은 21명(1.3%)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인 2017년 9월 말(19명)과 비교하면 2명이 늘어난 수치다. 비중도 1.2%에서 1.3%로 0.1%p 소폭 상승했다. 오너일가를 제외하면 여성 등기임원은 2017년 15명(1.0%)에서 지난해 19명(1.2%)으로 4명 증가했다.

30대 그룹 및 포춘100 여성 등기임원 비중 (자료=CEO스코어)
30대 그룹 및 포춘100 여성 등기임원 비중 (자료=CEO스코어)

하지만 미국 ‘포춘 100대 기업’과 비교하면 여성 등기임원 비율은 매우 낮은 수준이다. 미국 포춘 100대 기업은 등기임원(1206명) 중 여성 비중이 24.3%(293명)다. 유럽연합(EU)도 2020년까지 이사회의 여성 비율을 40%까지 높이도록 권고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여성 등기임원 비중을 높이는 추세다. 아직 국내 기업들은 이런 추세에서 멀찌감치 비껴나 있는 것이다.
 
국내 그룹 중 여성 등기임원이 가장 많은 곳은 삼성으로 5명이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을 비롯해 김선욱 삼성전자 사외이사, 최현자 삼성전기 사외이사, 이정애 시큐아이 상무, 윤심 에스코어 부사장 등이다. 2위 SK는 4명이었으며, 롯데와 현대자동차는 각각 3명과 2명으로 집계됐다. 미래에셋과 신세계, CJ, S-Oil, KT&G, 포스코, 효성 등은 각 1명이었다.
 
삼성은 전년과 비교해 여성 등기임원이 2명 늘었고, SK와 미래에셋, CJ, S-Oil은 각 1명씩 증가했다. 반면 롯데는 5명에서 3명으로 2명 감소했고, 대림과 현대백화점은 1명씩 줄어 현재는 여성 등기임원이 전무했다.

전체 등기임원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KT&G였다. 여성 등기임원은 1명뿐이었지만 전체 등기임원이 8명에 불과해 비중이 12.5%나 됐다. 다음으로 S-Oil(9.1%), 미래에셋(3.8%), 삼성(3.4%), 롯데(2.5%), 효성(2.2%), SK·CJ(각 2.0%), 신세계·포스코(각 1.6%), 현대차(1.4%) 등 순이었다.

한편, 이번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등 신규 등기임원 선임 의안에 오른 여성 후보는 삼성카드 이인재 부사장(사내이사)과 삼성전자 안규리 사외이사, 엘리엇의 주주제안으로 현대차 사외이사 후보에 오른 마가렛 빌슨 등이 있다.

삼성전자 전경
삼성전자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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