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작년 12월 1일, 세계 최초를 강조하며 5G 전파를 발사했던 우리나라가 본격적인 상용화라고 볼 수 있는 오는 3월 5G 스마트폰 상용화를 앞두고 위기를 맞았다. 삼성전자의 5G 스마트폰 3월 말 출시가 불투명한데다가, 서울 및 수도권 · 주요 광역시 5G 네트워크 장비 구축에 지장이 생겼기 때문이다. 장비 공급에 문제가 없는 화웨이를 제외하고, 삼성전자 장비는 3월 초, 에릭슨과 노키아의 장비는 3월 말부터 본격적인 구축에 들어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5G 초기에는 LTE 네트워크와 5G네트워크를 연계하는 NSA(논스탠드얼론)가 사용되기 때문에 서울 및 수도권의 경우 SK텔레콤과 KT는 삼성전자의 장비를, LG유플러스는 화웨이의 장비를 사용한다. NSA에 따라 LG유플러스는 화웨이의 장비 비중이 타사에 비해 많고, KT는 삼성전자, SK텔레콤은 노키아와 에릭슨의 비중이 많다. 에릭슨과 노키아의 장비가 3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구축됨에 따라 SK텔레콤이 상대적으로 가장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1월 기준, SK텔레콤은 타사에 비해 5G 기지국수가 가장 적었다.

6일 통신 장비 업계 및 이동 통신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5G 장비는 이번 달 초, 에릭슨과 노키아의 장비는 3월 말부터 본격적인 구축에 들어간다. 복수의 통신 장비 업계 관계자는 “에릭슨과 노키아의 경우 3월 말부터 장비 물량 공급이 이뤄져 이통사들이 이들 제품의 네트워크 구축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및 최적화 과정도 남아 있어 3월 말 5G 상용화 목표에 시간적으로 지장이 생긴 것은 맞다”고 말했다.

5G 초기의 경우 서울 및 수도권 중심으로 니즈(수요)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LG유플러스의 경우 현재까지 1만5000여대의 5G 기지국을 설치했고, 올해 상반기까지 5만대 이상의 기지국을 설치할 예정이다. 15만대 기지국이 설치될 경우 전국망 구축이 완료된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LG유플러스가 5G 기지국 설치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화웨이 장비가 작년 5월에 상용화 준비를 이미 마친데다가 공급에 문제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3월 말까지 1만8000여대의 5G 기지국을 설치할 예정인데, 대부분이 화웨이 장비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서울 및 수도권에 집중적으로 기지국을 우선적으로 구축하기 때문이다.

MWC 2019에 전시된 AAU(Active Antena Unit) 32 TRx 장비
MWC 2019에 전시된 화웨이 5G 통신장비인 AAU(Active Antena Unit) 32 TRx

삼성 노키아 에릭슨 5G 장비...수량 및 품질 문제 불거져

반면 SK텔레콤과 KT는 사정이 다르다. 두 이통사는 서울 및 수도권에 삼성전자의 장비를 설치하는데 삼성의 제품 출하 문제로 3월 초부터 본격적인 구축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삼성 기지국을 구축하는 서울 및 수도권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상황이다. 문제는 3월 말부터 장비 구축이 시작되는 노키아와 에릭슨 장비다. 지난 12월부터 설치된 삼성전자 및 에릭슨, 노키아 장비의 경우 수량이 매우 적은데다가 장비 품질 문제가 불거져 국내 이통사들이 설치된 장비를 다시 뜯어내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11월 말 기준, 5G 전국 기지국 수는 SK텔레콤 817개, KT 854개, LG유플러스 4133개다. 서울의 경우 SK텔레콤 445개, KT 466개, LG유플러스 2947개다. 서울 및 인천, 경기 등 수도권의 경우 SK텔레콤 537개, KT 665개, LG유플러스 4033개다. 이미 설치된 LG유플러스의 장비가 타사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올해 초,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은 장비 공급 문제 때문에 노키아의 본사가 있는 핀란드에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및 에릭슨·노키아 관계자는 “사업자(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들과 계약한 조건에 따라서 주문한 일정대로 5G 장비 물량을 납품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 이통사의 경우 미국 등 해외와 달리 64 TRx(64 안테나 내장) 기지국이 아닌 32 TRx 제품을 선호하고 있다. 에릭슨의 경우 이미 64 TRx 제품을 출시했지만 국내 이통사의 요구에 맞춰 32 TRx 장비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화웨이 관계자는 “32 TRx의 무게가 약 25kg으로 64 TRx(약 40kg)보다 더 가볍고 제품의 크기가 작다”며 “국내도 이미 지진 등 자연재해에서 안전한 국가가 아닌데 이를 고려해서 32 TRx 제품을 이통사들이 설치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64 TRx를 선호하지만 국내 이통사들은 32 TRx를 더 좋아한다”며 “국내 자연 지형 및 제품의 효율, 전파 문제, 기존에 설치 됐던 빌딩 상황 등을 고려해 32 TRx를 선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이통3사의 LTE 통신 장비 사용 현황 (표=안정상 수석위원 보고서)
국내 이통3사의 LTE 통신 장비 사용 현황 (표=안정상 수석위원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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