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이동통신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요금 인가제 대상인 SK텔레콤이 지난 달 27일 오후, 정부에 5G 요금 인가 신청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통신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SK텔레콤이 신청한 5G 요금제에 대해 이용약관 심의자문위원회를 열어 요금제 수준이 적합한지 논의한 후 기획재정부에 넘긴다. 기획재정부의 승인을 거치는 이유는 물가 안정에 대한 심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의 경우, 상황에 따라서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도 거쳐야 한다. 앞서 설명한 요금 인가제의 경우 과기정통부가 기획재정부 등과 상의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최소 2~3주 이상 걸린다. 정부는 최대한 빠르게 SK텔레콤이 승인 신청한 5G 요금제를 심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5G 요금 인가는 2주 안에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5G 요금제의 경우 3만원~4만원대 저가 요금제에 대한 정부와 SK텔레콤의 입장 차이가 커, 5G 스마트폰 상용화 일정에 맞춰 일단 대용량 고가 요금제 위주로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유영상 SK텔레콤 MNO사업부장(부사장)도 5G 초기에는 대용량 데이터를 위한 요금제가 먼저 나온다고 언급한 적 있다.

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 달 27일 오후, 정부에 5G 요금제 인가를 신청했다. 과기정통부 통신이용제도과 관계자는 “SK텔레콤이 5G 요금 인가 신청을 지난  달에 신청했다”며 “이용약관 심의자문위원회를 열고, 이후 기획재정부의 심사를 받는다. 요금 인가제의 경우 이르면 2주 안에 심사가 이뤄진다. 5G 요금제 인가를 최대한 빠르게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정부와 SK텔레콤은 인가 신청을 앞두고 사전 협의 과정에서 상당한 의견 차이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3월 말 5G 스마트폰 상용화를 앞두고 약 한 달 전에 요금 인가 신청이 이뤄진 것도 이 때문이다. 인가제가 아닌 신고제 대상인 KT와 LG유플러스의 경우 아직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통사 관계자는 “SK텔레콤의 요금 인가 과정이 어느 정도 진행되고 나면, 정부는 KT와 LG유플러스를 불러 SK텔레콤의 요금과 비슷하게 요금을 출시할 것을 주문한다”며 “시장 논리상 KT나 LG유플러스 모두 SK텔레콤 보다 더 비싼 요금제를 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에 대한 정부의 요금 규제가 이통3사 모두에게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26일(현지시간) MWC 2019 전시장 내 SK텔레콤 회의실에서 유영상 SK텔레콤 MNO사업부장이 5G 초기는 고용량 데이터를 위한 요금제가 먼저 나온다고 설명했다 (사진=SK텔레콤)
26일(현지시간) MWC 2019 전시장 내 SK텔레콤 회의실에서 유영상 SK텔레콤 MNO사업부장이 5G 초기는 고용량 데이터를 위한 요금제가 먼저 나온다고 설명했다 (사진=SK텔레콤)

초기 5G 요금제, 대용량 데이터 요금제 우선...5G 업셀링 효과 8000억?

지난 달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9에서 유영상 SK텔레콤 MNO사업부장(부사장)은 “5G는 고(대)용량 데이터를 많이 쓴다. 특히 (5G) 초기에는 대용량 데이터를 위한 요금제가 먼저 나온다. 그분들에게 최소 30% 정도의 단위 당 요금은 낮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한 적 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 초기 5G 요금제는 LTE 대용량 요금제보다 단위 당 요금이 낮은 요금제가 나올 것이 확실시 된다. 현재 6만원대 LTE 데이터 요금제는 기본 100GB를 제공하는데 5G 요금제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용량에 가격이 더 비쌀 가능성이 높다. SK텔레콤을 포함한 이통사들은 5G 요금제 출시로 업셀링(Up-selling, 고객이 구매하려던 것보다 가격이 더 높은 상품이나 서비스 등을 구입하도록 유도하는 판매방식)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5G 요금제 출시로 인한 이통사의 업셀링 효과를 연 8000억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LTE 초기의 경우 당시 SK텔레콤의 3G 3만원대 요금제(올인원34)는 3만4000원에 음성 150분, 문자 200건, 데이터 100MB를 제공했다. 같은 가격의 SK텔레콤 LTE 34 요금제는 음성 120분, 문자 200건, 데이터 350MB를 이용자가 사용할 수 있었다. SK텔레콤의 3G 4만원대 요금제(올인원44)는 4만4000원에 음성 200분, 문자 250건, 데이터 500MB를 제공했다. SK텔레콤의 LTE 4만원대 요금제(LTE 42)는 4만2000원에 음성 180분, 문자 200건, 데이터 700MB를 제공한다. 다만 당시 5만원대 이상의 3G 요금제는 데이터 무제한을 제공했지만 LTE 초기 요금제는 그렇지 못했다.

정리하면, 이통사는 LTE 요금제로 3G 요금제와 비슷한 가격에 데이터를 더 많이 제공했지만, 대신 무제한 데이터는 서비스하지 않았다. 유영상 SK텔레콤 부사장이 5G 초기의 경우 대용량 데이터 요금제가 먼저 나온다고 선언한 이상, 정부와 이통사가 상당한 의견 차이를 보이는 5G 요금제는 3~4만원대의 저가 요금제일 가능성이 높다.

현재 LTE 요금제의 경우 3만원대에 데이터 1GB 이상을 제공한다. 5G 요금제의 경우 3만원대에 데이터 1GB 이상을 제공하는 것에 대해 이통사의 반발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오는 3월 말에는 5G 저가 요금제가 출시되지 않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SK텔레콤과 정부가 일단 5G 스마트폰 상용화에 맞춰 5G 대용량 고가 요금제를 먼저 출시하고, 추후에 다른 5G 요금제를 협의하겠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난 MWC 2019에서 “정부가 생각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국민들 통신 비용이 우리 생활에 들어가는 가계 생활 비중에서 주거비, 식비, 교육비, 교통비 다음”이라며 “통신비는 계속 경감시켜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방침이다. 지속적으로 5G도 통신비 부담 줄여주는 정책으로 갈 수 밖에 없다”고 말한 적 있다.

LTE 서비스 초기 3G 요금제와 LTE 요금제 비교
LTE 서비스 초기 3G 요금제와 LTE 요금제 비교/ 표=백연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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