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지난 2018년 초까지만 해도 세상 대화 주제의 8-90%는 블록체인이었다. 비트코인의 시세가 2500만원을 찍은 이후, 가파른 하락세로 돌아섰음에도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희망은 계속 됐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가상화폐 시장은 죽었고, 대중들은 투기 이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몇몇 유사 기업의 기술 투자를 빙자한 ICO 사기가 발생하고, 거래소의 잇따른 해킹 사건까지 터지면서 여론의 신뢰도는 바닥에 떨어졌다. 

정부 역시 ‘블록체인은 있지만, 가상화폐는 없다’며 조심스럽게 움직이고 있다. 누군가에게 ‘블록체인, 가상화폐’라는 단어만 꺼내도 의심스러운 눈길을 보낸다.

블록체인 기술이 실제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거래 속도의 극복인 선결 조건이다. (사진=datadriveninvestor)
블록체인 기술이 실제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다수 참여자의 거래 속도의 해결이 선결 조건이다. (사진=datadriveninvestor)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전망도 그리 좋지 못하다. 혁신의 절반은 기술의 아이디어와 이를 실제로 쓸 수 있는 활용성에 달렸다. 

현재 블록체인은 ‘속도’에 막혀 있다. 블록체인의 분산 원장 기술 원리는 한 명이 거래를 해도 모든 기기에 기록돼야 한다. 동시 거래가 일어날 경우도 생긴다. 다시 말해, CPU 병목 현상이 일어날 수 밖에 없는 환경이다.

또 CPU는 블록체인 거래 해시값만 처리하는 게 아니다. 기본 OS나 카톡 등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프로그램도 운용해야 했다. 이면에서 보면 블록체인 기술은 기기를 느리게 할 뿐이었다. 

그렇다면 ‘블록체인 전용 반도체’를 만들자..."미디움은 블록체인 업계의 이단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려면 속도의 획기적 개선은 필수 과제다. 과제가 있다면 도전하는 사람이 등장하기 마련. 

김판종 미디움(MEDIUM) 의장이 블록체인 기술에 제시한 해결책은 ‘블록체인 전용 반도체’라는 하드웨어와의 결합이다. 기존의 ’SW’이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SW 가속을 위한 하드웨어를 장착하는 것이다. 

미디움은 ‘에이직(ASIC)’이라는 반도체를 개발해 노드간 초당 거래속도를 30,000TPS까지 끌어올렸다. 현재 비트코인이 7TPS, 이더리움은 20TPS 수준이다.

‘에이직’은 크게 ▲ 블록체인 전자 서명과 이를 검증하는 고속 병렬 연산 처리 머신은 Crypto Engine(크립토 엔진) ▲ 대량의 블록체인 해시값을 처리하고, 블록의 생성하는 BPU(Blockchain Processing Unit) ▲ 멀티포트를 통해 수 십만 단위의 동시 발생 신호를 처리하는 NIC(Network Interface Card Integration) ▲ 기존 NoSGL DB 속도 극복을 위해 개발한 Enchanced DB 의 4파트로 구성된다.

김판종 의장은 “우리는 블록체인 업계에서 이단아”라며, “SW만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속도의 한계를 필요의 관점에서 극복했다”고 말했다.

미디움은 지난 12월
미디움은 지난 12월 기술시연회를 통해 '에이직'을 선보였다. (사진=미디움)

미디움 ‘에이직’은 범용성도 살렸다. 

김판종 의장은 “에이직은 하이퍼레저 기반으로 설계됐기 때문에 기업 활용성이 높다”며, “금융, 유통, 제조 등에 모든 산업에 블록체인이 적용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이퍼레저는 리눅스 재단에서 주관하는 블록체인 오픈소스 프로젝트로, 모듈형 아키텍처 기반의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 또는 솔루션 개발을 위한 근간으로 고안된 비즈니스 블록체인 프레임워크다.

하이퍼레터의 특징. 미디움 블록체인은 하이퍼레저 블록체인 기반으로 범용성을 높였다. (사진=IBM)

김판종 미디움(MEDIUM) 의장은 지금의 블록체인 업계에 “이제 탁상공론을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기술에 있어 ‘프라이빗이냐, 퍼블릭이냐’는 정의부터 내리지 말고, 실제 기술로 활용할 고민을 하자는 것이다.

MWC 2019에서 마이크로 SD카드 장착 세계 최초 스마트폰 콜드월렛 선봬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미디움의 의지는 세계 최초로 ‘콜드 월렛’을 보안 마이크로 SD카드에 장착한 ‘Blocky Wallet’에서도 드러났다.

김 의장은 “삼성이 스마트폰 S10 모델에 블록체인 지갑을 넣었는데, 이는 미래를 본 것”이라며, “미디움의 블락키 월렛을 쓰며 모든 스마트폰에 블록체인 지갑을 탑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움은 ‘블락키 월렛’으로 이번 MWC 2019에 참가해, 유럽 및 미국 시장 진출을 공략하기도 했다.

한편, 미디움은 기술 연구를 위해 고려대학교 블록체인 연구소와 공동 연구를 진행하는 한편, 자체적으로 40명의 별도 기술진을 운용하고 있다.

미디움은 자체 인큐베이팅 센터도 운영하며 기술 스타트업 지원에도 힘쓰고 있다.(사진=미디움)
김판종 미디움 이사회 의장
김판종 미디움 이사회 의장

미디움의 목표는 크다. 바로 '나스닥' 상장. 블록체인은 계속될 것이며, 자신들 또한 쉽게 끝내지 않겠다는 자신감이다. 

김 의장은 “신뢰를 기반으로 한 산업이나 기관 조직을 시작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다면 엄청난 발전이 시작될 것”이라며, “에이직은 그 조직의 이어내 블록체인의 가능성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이더리움 플랫폼에 다소 여러 관련 사업이 편중돼 있지만, 점점 미디움으로 이동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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