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자동차의 고성능 브랜드인 폴스타(Polestar)가 전기 자동차 시장의 새로운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다. 폴스타는 원래 BMW M, 벤츠 AMG같이 강력한 성능을 알리기 위한 볼보의 튜닝 파트너로 알려져 있다. 이런 폴스타에게 볼보가 새로 부여한 미션은 전기 자동차 시장을 개척하라는 것이다. 

폴스타의 첫 번째 도전은 하이브리드 모델인 폴스타 1 모델 개발이었다. 사실 이 모델은 맛보기용이다. 데슬라를 정조준한 모델인 폴스타 2가 진짜다. 2월 27일 첫 공개 행사를 한 폴스타 2는 2020년 판매를 목표로 중국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폴스타 2는 전기 자동차의 특징을 모두 갖추고 있다. 가격 경쟁력도 높다. 테슬라3를 의식한 듯 미국 판매가 기준으로 4,500달러대에 출시할 예정이다. 

폴스타 2에서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다. 대부분의 완성차 브랜드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자체 개발에 공을 들인다. 커넥티드 자동차 시장에서 경쟁하는 데 있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구독형 서비스를 차별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니 기본 플랫폼과 자연어 처리 등의 기술은 IT 전문 업체의 것을 쓰지만 개발은 직접 하는 것을 선호한다. 

폴스타는 전략 노선이 다르다. 시간도 없는데 가장 마음에 드는 플랫폼을 그대로 쓰자는 식이다. 폴스타 2는 겉모습은 전기 자동차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구글 플랫폼이다. 실제로 폴스타 2는 구글 서비스와 매우 긴밀하게 통합되어 있다. 구글 어시스턴트 구글 맵, 구글 플레이 스토어가 기본 시스템에 내장되어 있다.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 쓰듯이 자동차에서 인포테인먼트를 이용하는 식이다. 운전석 가운데에 위치한 12.3인치 화면은 4개의 타일로 분할할 수 있는 데, 각 타일에 원하는 안드로이드 앱을 띄워 놓고 쓸 수 있다. 

폴스타 2에서 주목할 점은 구글 맵이다. 내비게이션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핵심이다. 폴스타, 테슬라 같이 전기 자동차 전문 브랜드를 표방하는 곳은 구글 맵을 당연한 듯이 쓴다. 반면에 기존 완성차 브랜드는 특정 맵에 종속되는 것을 꺼린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100% 전기 자동차 업체는 빠른 시장 진출, 완성도 높은 주행 보조 기술에 집중한다. 반면에 완성차 브랜드는 운전자를 위한 다양한 정보 제공을 어떻게 할 것인지? 그리고 이를 미래 커넥티드 자동차 시장에서 경쟁할 때 어떻게 차별점으로 가져갈지 고민한다. 

순정 내비게이션과 스마트폰에서 마음에 드는 지도 앱을 쓸 때의 차이를 보면 전기 자동차 전문 기업과 전통적인 완성차 브랜드가 추구하는 방향의 차이가 느껴진다. 

최근 출시되는 자동차는 반자율주행 기능을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이 기능은 순정 내비게이션과 매우 긴밀하게 통합되어 있다. 스마트 크루주 기능을 이용해 앞차와의 거리를 유지하면 고속도로에서 시속 120Km로 주행한다고 가정해보자. 순정 내비게이션을 이용하면 자동차가 스스로 단속 카메라 앞에서 알아서 감속하고, 지나면 다시 원래 설정 속도에 맞춰 달린다. 만약 순정 내비게이션을 꺼놓고, 스마트폰에서 다른 지도 앱으로 길 안내를 받는다면 자동차는 카메라를 무시하고 120Km로 계속 달린다. 

구글 맵은 길 안내에 충실할 뿐 실시간 교통 상황과 신호 및 속도 등 단속, 주변 충전소 등 운전자가 필요한 부가 정보까지 친절하게 안내하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미국에서는 테슬라 운전자가 구글 맵 기반의 순정 내비게이션과 웨이즈 같은 지도 앱을 함께 쓴다. 국내에서 반자율주행을 지원하는 최신 차량 운전자 중 자동차 내비게이션과 스마트폰 지도 앱을 같이 띄워 놓는 이들이 많은 이유도 같다. 

폴스타 2의 또 다른 경쟁력은 볼보의 전통을 잇는 전기 자동차라는 것이다. 볼보하면 떠오르는 안전의 대명사라는 문구는 폴스타까지 이어진다. 폴스타 2는 볼보가 자랑하는 지능형 안전 시스템인 인텔리세이프 기술을 사용하며, 이와 다른 안전 기능도 볼보의 기술이 그대로 적용되었다. 

운전자 편의 역시 볼보답다. 폴스타 2는 다른 전기 자동차와 유사한 듯하지만 조금 더 매끄럽고 배려가 깊은 운전자 경험을 제공한다. 폴스타 2는 자동차 키와 시동 버튼이 따로 없다. 사용자가 곧 자동차 키다. 스마트폰을 소지한 운전자가 가까이 오면 폴스타 2는 이를 인지한다. 어느 곳에서 접근하건 운전자를 알아 볼 수 있도록 폴스타 2에는 블루투스 센서가 차량 4곳에 장착되어 있다. 차량에 탑승하기 전에 운전자는 스마트폰으로 내 차를 어디에 주차했는지, 현재 배터리는 어느 정도 충전되어 있는지 등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차 가까이 운전자가 다가서면 문은 알아서 열린다. 그리고 시트에 앉는 순간 시동이 걸린다. 시트, 미러 등은 운전자에게 맞게 자동으로 조절된다. 앞쪽 콘솔 부분에 스마트폰을 올려놓으면 충전이 시작된다. 주행 중에 목적지를 찾거나, 음악을 틀 때 음성 명령을 내리면 구글 어시스턴트가 알아서 해주어 운전대에서 손을 뗄 일이 없다. 뭔가 매끄럽게 운전자의 경험이 이어지는 느낌을 주기 위해 꽤 신경을 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음 차로 전기 자동차를 생각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테슬라 3를 시작으로 이제 폴스타 2까지 전기 자동차는 이제 보조금 없이 구매 가능한 가격대에 들어왔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한국에서 판매하려면 구글 맵 대신 다른 앱을 써야 한다는 것인데, 이 때문에 다른 나라보다 늦게 이 차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